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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 리드와 이야기 나눈 최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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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한 젊은 여성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묶어 책을 냈다. 출판사의 도움 없이 혼자 책을 제작해 길거리에서 팔기 시작했고, 1년 동안 2천 권 이상을 팔았다. 그리고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 책을 판매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바로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의 저자 샬롯 리드 이야기다. 책의 번역은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이 맡았다. 가내수공업 CD로 뮤지션 생활을 시작해 현재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그녀와 샬롯은 묘하게 닮았다. 책 출간을 맞아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채널예스에서 단독 공개한다.


최고은 : 먼저, 샬롯 리드 당신의 책이 한국어로 출간된 것을 축하해요.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 건네줄래요?

 

샬롯 리드 : 정말 고마워요. 제 책이 한국어로 번역됐다는 사실이 진짜 진짜 신나요. 영광스럽고요. 한국 독자들에게 반갑게 인사드려요~ 제 책을 펼쳐 든 모든 분들 환영합니다.


저는 포토벨로 로드 마켓에서도 책을 판매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미 한국 분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려봤죠. 모두 사랑스러우셨고, 제 작업을 무척 좋아해 주셨답니다. 이제 훨씬 많은 한국 독자분들을 만날 걸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제 책이 맘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최고은 : 저는 샬롯의 책이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꺼내 읽어도 잘 어울린다는 것도요. 네! 저 자신부터 그걸 경험했죠! 책을 쓸 때 어떤 이야기와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썼나요?

 

샬롯 리드 : 고은 씨 말이 맞아요. 이 책은 정말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이 읽어도 좋아요. 제 책을 읽은 가장 어린 독자는 여섯 살이고 가장 나이 많은 분은 아흔여섯 살이었답니다! 아이들은 내 그림에서, 어른들은 제 글에서 뭔가 교감을 하는 듯해요.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진솔하게 살아가는 데 제 책이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지요. 사람들이 두려움을 넘어서 꿈대로 살아가고 자기 안에 숨은 능력을 발휘하는 데 제 책이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책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직접 글과 그림을 디자인해서 넣었어요. 그날의 페이지에 그들이 바라는 대답이 담겨 있기를 바라면서요.

 

최고은 :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가슴을 지닌 사람일 거 같아요. 당신의 일상에 대해 들려줄 수 있나요?

 

샬롯 리드 : 사실, 제가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2013년에는 부엌에서 석 달 동안 내리 책 작업만 했어요. 하루에 5~6페이지 정도씩 작업했죠. 제가 원하는 것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려고 무단히도 노력했죠. 모든 페이지에 꽤 많은 공을 기울였어요.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리다 보니 이따금 실수도 했는데,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죠. 책이 출간된 뒤에도 저는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고 그걸 또 그림으로 그려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요.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지

 ‘May the Thoughts be with you’(facebook.com/maythethoughtsbewithyou)라 는 곳에 포스팅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에서 저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그곳에 긍정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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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 샬롯, 당신의 책 속에는 행복의 다양한 얼굴들이 있어요. 모두 마음에 들어요. 보통 어디에서 그런 영감을 얻나요? 또 작업할 때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나요? 당신의 책을 번역하는 동안 제가 만든 노래가 있는데요, 절망과 행복의 모든 곳에 ‘Roza’(일종의 현자)가 있어서 모든 순간 배울 게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예요. 당신이 하는 이야기들과 비슷하죠. 그래서 당신과 좀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샬롯 리드 : 책 작업을 할 때, 저는 부엌 창문을 통해 정원의 나무와 새들을 볼 수 있는 자리에서 작업을 했어요. 저는 자연을 좋아해서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려요.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잠시 쉬면서 집 근처의 공원을 산책하기도 합니다. 새들과 나무 사이를 걷다보면 정말 제 영혼이 새로워지는 기분이에요. 저는 런던을 사랑하지만, 가끔은 도시를 벗어나 창조적인 힘을 재충전할 시간도 필요해요. 그래서 종종 바다에도 가고 시골길도 걷지요. 저는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좋아요.

 

최고은 :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다면, 달이나 계절마다 떠오르는 특별한 이미지들이 있나요?

 

샬롯 리드 : 재밌게도 저의 생각들은 계절 따라 변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날그날 감정에 따라 생각도 변하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건 제 자신을 돕기 위해서, 그리고 제 삶을 가꾸기 위해서예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새로운 생각을 적게 될 때는 제 삶에 무언가 사건이 있을 때죠. 저는 최근에 집과 재산,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땐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기 어려웠는데, 그래도 그런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긍정적인 생각이란 걸 잘 알고 있죠.

 

최고은 : 앞으로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나요? 두 번째 책을 낼 계획도 있나요?

 

샬롯 리드 :제 책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저는 긍정의 메시지가 담긴 만화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제 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과 많이 나누고 있어요. 두 번째 책 계획도 있어요. 책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언젠가는 ‘May The Thoughts Be With You’라는 이름을 단 가게를 노팅힐 포토벨로 로드에 오픈하고도 싶고요.

 

최고은 :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샬롯 리드 : 네, 이 책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한국에서 제 책이 출판되었다니 정말 기쁘답니다. 기억하세요, 만약 여러분이 꿈을 갖거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제 책이 그런 꿈을 실현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주저하지 말아요. 세상은 여러분의 끼를 원해요! 많은 사랑을 전하며, 이만 작별 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런던에 오신다면 제가 책과 그림을 파는 곳을 찾아주세요. 저의 웹사이트에 들어오면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답니다.(www.maythethoughtsbewithyo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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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샬롯 리드 저/최고은 역 | 샨티
이 책의 원 제목은 영화 스타워즈의 “포스가 너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이란 말을 차용한 “좋은 생각들이 너와 함께 하기를”(May the thoughts be with you)이다. 책 제목처럼 발랄하고 톡톡 튀는 115개의 긍정 메시지들이 독자들의 영감을 자극한다. 짧고 힘 있는 문장과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읽는 이들로 하여금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할 뿐 아니라 책을 쥐는 순간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될 만큼 흡입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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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알퍼가 가장 즐거운 여행으로 꼽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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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홍대 근방에 있는 어슬렁정거장 카페에서 <바나나와 쿠스쿠스>의 저자인 팀 알퍼 씨와 독자가 함께하는 쿠킹쇼가 열렸다. 쿠킹쇼는 책 내용과 관련한 짧은 강연 과 쿠킹쇼에서 하게 될 요리에 대한 설명, 요리 시연을 펼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요리 메뉴는  바나나와 쿠스쿠스』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3가지 음식이었다. 스페인의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냉스프인 가스파초, 영국의 대표 음식인 감자파이, 그리고 팀 알퍼 씨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는 베르베르족의 음식인 쿠스쿠스였다.

 

요리 시연을 하는 동안은 내내 독자들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지막 시식에서는 처음 접하는 낯선 음식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해치우는 모습을 보여주어 팀 알퍼 씨가 매우 흐뭇해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시식이 끝난 후에는 퀴즈와 추첨 등으로 푸짐한 선물을 독자들에게 안겨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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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한국 살이를 하고 있는 팀 알퍼 씨는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친가 외가 모두 유대교인 집안이다. 어려서부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와 음식을 체험했고 “포크 나이프와 함께하는 여행만큼 즐거운 여행은 없다”라고 할 만큼 여행에서 음식을 통한 즐거움을 최고로 꼽는다.

 

3월에 옐로스톤에서 출간한 그의 첫 책 『바나나와 쿠스쿠스』에는 유럽의 뒷골목이나 가정에서나 맛볼 수 있는 진정한 유럽의 음식을 소개하는 요리 에세이로서, 음식에 얽힌 문화와 역사, 그리고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시종일관 미슐랭 맛 평가단처럼 까다로운 평가를 아끼지 않지만, 음식의 기본이 따뜻함과 그리움이듯 그의 글 속에서는 삶의 냄새가 물씬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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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와 쿠스쿠스 : 요리하는 철학자 팀 알퍼의 유럽 음식 여행팀 알퍼 저/조은정 역 | 옐로스톤
럽인이 유럽의 음식을 탐험하는 최초의 맛기행 책으로, 음식이 만들어진 역사와 유래, 저자 자신의 경험 등이 유머와 번뜩이는 비유로 묘사되어 있어 이름이 낯선 음식들에 당황함을 느끼며 책을 펼쳐들 독자들도 어느 순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낯선 유럽 어느 지역의 카페 한 귀퉁이에 앉아 그 음식을 먹어보고픈 유혹과 그리움까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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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작가, “보다가 직장생활 힘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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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을 보며 동병상련한 직장인이라면 이제 『송곳』을 읽어보면 어떨까. 화제의 네이버 웹툰 <송곳>이 단행본 3부작으로 출간됐다. 『송곳』은 외국계대형 마트 ‘푸르미’를 배경으로 부당해고지시를 받은 주인공 ‘이수인’과 노동운동가 ‘구고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형적인 영웅적 캐릭터에서 벗어나 있는 두 주인공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노사분쟁을 묘사, 여기에 최규석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까지 보태져,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인기 웹툰으로 사랑 받았다. 『송곳』은 우선 재밌다. 또 현실적이다. 작가가 눈에 보이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현실을 살고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후빈다. 작가의 전작『울기엔 좀 애매한』처럼, ‘웃기엔 좀 애매할’ 수 있지만 재밌고 또 슬프다.

 

만화평론가 김낙호는 “『송곳』은 그저 우리들의 구차하고 처절한 일상적인 사회생활 안에서 인간 대접을 받기 위해 싸우는 평범한 사람들을 보여줄 따름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필독서”라고 평했다. 『송곳』은 드라마, 영화 등 2차 판권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중 네이버에서 4부 연재를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최규석 작가는 전작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100도씨』, 『울기엔 좀 애매한』 ,지금은 없는 이야기』등으로 독자들과 만나왔다.

 

 

노동운동을 멋있게 그려보고 싶었다


지난 4월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송곳』최규석 작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규석 작가는 “노동운동을 멋있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활극물 같은 것도 생각해봤지만 결국엔 한국 상황을 반영하면서, 주인공을 멋지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송곳』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2008년부터 생각했던 작품이다. 6월민주항쟁을 그린 『100도씨』를 펴낸 이후, 노동운동에 대한 만화를 그려보자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사실 취재를 하면서 몇 번 포기했다. 능력이 안 돼서 몇 달 쉬다가 또 취재하다가, 마지막으로 포기하려는 시점에서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을 만나게 됐다. 위원장님이 기본적으로 나랑 성격이 비슷했다.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것도 싫어하고, 여러 명 앞에서 나설 캐릭터가 아닌데 어쩔 수없이 나서게 된 것도 그렇고. 그 전에 만났던 노동운동가 분들은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는데, 김경욱 위원장을 만나면서 그 지점들이 많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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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웹툰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의도했던 목표가 어느 정도는 이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송곳』을 그릴 때 목표가 있었다. 노동운동을 멋있게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노동 운동이 시대에 뒤쳐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집회 분위기나 문화들이 왜 이렇게 구리냐고 한다. 나 역시 어릴 때,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머리띠가 구리면 머리띠를 멋있게 만들자”고 생각했다. 지금은 연재 초기에 했던 생각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외부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을 어떻게 그려낼까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수인 과장의 실존 모델인 김경욱 위원장은『송곳』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즐기신 것 같다. 항상 대중이나 언론이 자신의 일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주인공을 모두 남자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여자 캐릭터를 그리는 걸 어려워한다. 여자 옷도 그렇고 머리고 그렇고. 내가 패션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시대에 뒤쳐지는 그림이 나올까 봐 자제한다. 요즘은 브로맨스가 대세 아닌가? 괜히 남자, 여자 엮으려다가 망한다(웃음). 주인공 이수인 과장은 내 성격도 많이 반영됐다. 실제 노조 간부 분들을 보면 활발하고 넉살이 좋은 캐릭터가 많은데, 나는 정반대를 그리고 싶었다. 이런 리더십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독자들의 리뷰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댓글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웬만하면 다 읽는다. 댓글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고용노동부 공무원이라고 밝혔던 독자 분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 공무원이 됐을 때는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초심을 잃었다는 이야기였다. 『송곳』을 읽고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또 노조 간부들의 자제 분이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하는 일이 뭔지를 알게 돼서 좋았다고 하더라.

 

『송곳』이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강조했던 메시지는 선악 대결이 아니라는 거다. 엄밀하게 따지면 선악으로 구별이 될 텐데, 개개인들을 살펴보면 모두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잡았던 줄기는 ‘멋있는 인간 두 명이 타인을 위해서 죽도록 고생한다’는 이야기였다.

 

언제쯤 『송곳』을 마무리할 계획인가.


내년 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기획보다 1년이 길어졌다. 책상 앞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진 않아서 빨리 끝내고 싶다. 시기의 문제는 한 번 파업을 하고, 끝이 날 것 같다.

 

직장생활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미생』과 많이 비교되고 있다.


『송곳』기획 단계일 때, 『미생』을 봤는데 쌍용차 분향소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래서 “혹시 노조를 만드나?” 싶었다. 장그래가 노조를 만들면 나는 할 게 없으니까. 어느 자리에서 윤태호 작가를 만났는데 “노조를 만듭니까?” 물었더니, “걱정 말라”고 했다(웃음). 독자 분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미생』을 읽다가 회사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송곳』을 보면 좋지 않을까(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하고 싶은 건 많다. 뭘 하든 사회적인 색채가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은 사람을 그리고 싶다. 훌륭한 사람들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아무래도 사회나 정부로부터 외압을 많이 받는, 정치적으로 반대파인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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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세트최규석 글,그림 | 창비
『송곳』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100도씨』 『울기엔 좀 애매한』 『지금은 없는 이야기』 등으로 한국 만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온 최규석 작가의 신작 장편 만화이다.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에 대한 대항을 좇는 이 작품은 현실에 굴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이수인과 냉철한 조직가 구고신이 대형 마트 ‘푸르미’를 배경으로 등장해 노조를 결성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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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대한민국은 지금 필사적으로 필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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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북이 약진을 보이면서 형성된 참여형 독서의 바통을 필사 책들이 이어받고 있다. 6월 들어 『마음필사』,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등이 발간되면서 상반기에만 6종 이상의 필사 책이 선을 보였다. 그 외에도 연필이나 만년필 등을 사용한 손글씨 쓰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초고속 디지털 시대에 육필의 질감을 그리워하는 아날로그적 감상이 확산되고 있다.

 

효과 면에서는 먼저 컬러링 북에서 표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힐링 및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기댈할 수 있다. 컬러링 북『비밀의 정원』은 영국에서 발간되었으나 항우울제 복용률이 높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색칠 작업의 심리 치유 효과 덕분이다. 필사도 비슷하게 손을 움직여, 천천히 하는 작업으로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며, 그 과정을 스스로 주도하는 데서 스트레스 감소와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

 

문맹률이 낮고 글을 중시해 온 한국의 오랜 문화적 전통에 비추어 볼 때 서구에서 컬러링 북이 했던 역할을 한국에서는 필사 책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구 출판시장에 비해 한국에서 컬러링 북이 단명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두 번째, 보고 옮겨 적는 것은 눈으로 읽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던 텍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공감과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 지망생들이 글쓰기 공부를 할 때 그 첫 번째 수업이 베껴쓰기인 것처럼, 필사는 글을 읽는 과정을 완성해 주며 새로운 글을 쓸 준비를 완결해 준다.


배경은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크린 위에서 진정한 독서가 과연 가능한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될 정도로 디지털 매체에서 텍스트를 대하는 기본 방식은 Skip and Scanning이다. 디지털 매체가 발전하면서 역으로 사고력과 감성지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점에서 텍스트를 천천히 읽고, 그 의미를 느끼고 깊게 이해하는 방법으로 문인과 종교인들 중심으로 오랜 전통을 이어온 훈련과 성찰의 도구인 필사가 일반인들에게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새로운 용어가 이미 낯설지 않을 만큼 우리 모두 일렉트로닉 스크린에 지쳐 가고 있는 이 시기에 필사의 대두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다음으로는 복고, 과거에 대한 향수를 들 수 있다. 요즘처럼 눈앞의 삶이 힘겹고 미래가 불투명할 때 사람들은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복고적 경향을 보인다.


필사 책들의 그 따라 쓰는 대상이 학창시절과 직접 혹은 정서적으로 맞닿아 있는 시와 근대문학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눈앞의 팍팍함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복고 취향에 부분적으로 기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지만, 의식은 여전히 압축적 근대화 시기에 형성된 가치관에 머물러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과거의 좋았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복고 취향은 꽤 오래 갈 수 있다.

 


최근 출간돼 주목받는 도서 3종

 

마음필사

고두현 저 | 토트출판사

이 책은 좋은 시의 필사라는 형식을 삶의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라는 내용과 결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우리 사회의 현안인 고령화 문제와 연관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제로 한 안티에이징(anti-aging) 대신, 나이 드는 것을 긍정하고 인생의 마무리가 아니라 두 번째 인생을 새로 준비하자는 웰에이징(well-aging)이란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와 관련 주제에 대한 저자의 짧지만 시적인 울림이 있는 에세이와 명구를 필사 책으로 엮어냈다.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용택 저 | 예담

감성 치유 라이팅북이란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시를 통한 정서적 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책

 

 

 

 

 

 

 

 

 

나의 첫 필사노트

이효석,이상,김유정 공저 | 새봄출판사

근대문학의 대표적 단편 따라 쓰기 통해 문학적 깊이를 공감할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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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300만 독자 만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개정판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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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완간된『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2015년 개정판으로 새롭게 독자들을 만난다. 박시백 화백은 2003년 『조조록』 1권 ‘개국’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20권의『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완성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개정판은 표지와 본문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고 그림 재고증, 오류 수정 등을 거쳤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개정판이 기존판에서 바로잡은 사례는 202건이다. 텍스트나 그림에서 내용이 달라진 부분은 46개, 캐릭터의 얼굴이 달라진 부분은 54개, 시의 문장이 바뀐 것들은 18개다. 또한 독자들의 지적과 제보에 따른 수정도 거쳤다.

 

지난 6월 22일, 박시백 화백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개정판 기자간담회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들은 거의 없다.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잘못된 계절 풍경들과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묘사된 캐릭터, 『실록』의 기록과 어긋나는 장면들을 바로잡았다. 이를 테면 경종의 경우에 「경종실록」에 ‘체부의 외형은 왕성’하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살피지 못해, 지나치게 야위고 허약한 모습으로 그렸는데, 개정판에서는 허약하지 않은 인상으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또한 독자들의 지적에 따른 수정도 언급했다. 박시백 화백은 “거북선의 용머리 형태, 명량해전에 대한 묘사, 기존에 석성으로 그렸던 행주산성을 토성으로 바꾼 것 등은 독자들의 제보 덕에 수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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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석 휴머니스트 편집주간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완간된 후 독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작년에만 100만 부가 팔렸다.”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6개월에 한 권씩 출간됐는데 버거운 면이 없지 않았다. 독자들의 문제 제기를 일일이 확인할 여력이 없었는데, 완간 후 개정판을 내야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전국민적인 교양서로 발돋움하기 위해 2년간 개정판과 연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판과 함께『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연표』『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인물 사전』이 출간됐다.『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연표』는 박시백 화백이 10년간 ‘실록’ 공부를 하며 빼곡히 필사한 수천 쪽의 노트를 중심으로 기획됐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인물 사전』『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 700여 명을 모아 정리한 캐릭터 인명 사전이다. 두 책은 곧 출시되는『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자책과 앱북을 통해서도 보다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휴머니스트는 현재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영문판 전문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 2년 후에는『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전세계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휴머니스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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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15년 개정판 세트박시백 글,그림 | 휴머니스트
조선사가 지식인 문화에 머물고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했던 시절, 조선사로 가는 길목을 시원하게 열어준 책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있었다. 2001년을 시작으로 10여 년을 조선사에만 바쳤던 박시백 화백은 방대한 분량과 편년체 서술로 아무나 접근할 수 없었던 《조선왕조실록》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화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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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웃찾사, 코빅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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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최강 멤버다. <드립걸즈>의 초연 멤버와 새로운 멤버까지 최고의 코미디언이 한자리에 뭉쳤다. 개콘 멤버 김영희, 허안나, 안소미, 박소라로 구성된 레드팀, 웃찾사 멤버 홍윤화, 홍현희, 이은형과 맹승지가 함께 하는 블루팀, 코빅 멤버 안영미, 박나래, 김미려와 최정화의 골드팀이 그야말로 대단한 ‘드립대전’을 펼친다. ‘드립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대학로에서 초연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이슈를 만든 코믹컬 <드립걸즈>가 곧 시즌4의 막을 올리게 된다.


지난 8월 7일 상암동 CJ E&M센터 TALENT STUDIO에서 열린 <드립걸즈>시즌4의 제작발표회에서는 ‘드립대전’을 앞둔 모든 출연진과 연출이 자리해 이번 시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땡초의 맛처럼 솔직한 공연


먼저 시즌 1부터 지금까지<드립걸즈>의 연출을 맡고 있는 오미영 연출은 “우리 공연은 청양고추 같다. 캡사이신이 아닌 땡초의 맛처럼 훨씬 솔직하고 깔끔한 공연이다. 어떤 공연도 여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끌고 가는 공연은 보기 힘들다. 여성 파워를 느낄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이번 시즌 4에 대해서는 “그동안 짜여진 형식이 있었다면 이번 시즌은 공연 전체에 드립이 난무하다”며 기존 시즌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100회 공연이 제각각 다른 공연이 되리라는 것인데, 바로 그 때문에 공연 스태프들이 초긴장 상태라는 전언이었다.


골드, 레드, 블루, 각 팀의 색깔과 매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세 팀이 모두 다르다. 골드팀은 정말 드립에 강하다. 레드팀은 모범생 같다. 열심히 한다. 블루팀은 겉으로 딱 보기만 해도 덩치도 크고, 비주얼적으로 웃음이 터질만한 팀이다”며 특징을 잡았다. 가끔 통제가 안 될 정도로 톡톡 튀고 에너지가 넘치는 출연진들에 대한 고민도 함께 웃으며 전하기도 했다.


또한 시즌 4를 위해 준비한 폴댄스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부탁했다.


“기존에 저희가 즉흥적으로 웃고 떠드는 공연들로만 채워졌던 부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진짜 진지하게 공연을 잘해보기 위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무대를 멋있게 만들기 위해 폴댄스를 다 같이 배웠다. 섹시함의 절정인 폴댄스를 무대에서 보여드릴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시즌이 가장 기대가 된다. 가장 재미있을 것이다. 와서 보시면 깜짝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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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블루, 레드팀만의 강점은?


출연진들 자신이 생각하는 각자의 팀이 가진 매력을 물었다. 골드팀 멤버 안영미는 “제가 원년 멤버로서 시즌 1, 2에서 섹드립을 혼자 도맡아 했다면 이번에는 골고루 분포되어있다. 방송에서는 보지 못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이다. 또 우리 팀의 김미려와 최정화는 노래를 소름끼치게 잘한다. 코믹컬이니만큼 춤, 노래 등 좀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섹드립에 대해서는 박나래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웃음)”며 섹드립에 강한 골드팀의 장점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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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팀의 홍윤화는 “오미영 연출의 말씀대로 우리 팀이 가장 크고, 가장 섹시하고, 가장 못 생겼다.(웃음) 그래서 정말 최고의 끝을 보여드릴 수 있다. 지난 시즌에 섹드립을 많이 못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홍현희의 투입으로 섹드립을 믿고 가겠다. 여자가 이렇게까지 웃길 수 있는지는 이은형을, 이런 말을 해도 되나 하는 부분은 맹승지를 믿고 간다. 정말 엄청난 드립걸즈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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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팀의 김영희는 “섹드립에 목말라하는 허안나를 필두로 가만히 있어도 섹시한 믿음직스러운 안소미, 반전 섹드립을 기대할 수 있는 박소라까지 우리 팀을 기대해 달라. 저는 이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공중파라는 곳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더 셀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는 뜻을 전했다.

 

박나래는 콤플렉스를 개그로 승화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개그라는 장르 자체가 잘난 사람들이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평균보다 조금 낮은 사람들이 외모에 대한 개그를 한다는 것이 개그일 터다. 안영미가 가슴이 풍만한데 가슴춤을 추었다면 그것은 심의에 걸렸을 것이다.(웃음) 걸릴 것이 없기 때문에 가슴춤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었다. 저희 섹드립도 ‘색기’보다는 ‘새끼’라는 느낌이(웃음) 더 강하기 때문에 전혀 낯 뜨거운 느낌이 없다. 민망할 수 있을만한 부분까지도 쿨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남편과 남자 친구가 자신의 섹드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안영미는 ‘정착하자’라는 글씨를 적은 부채를 펼쳐들고 웃으며 답했다. “남자 친구가 보러 올 것을 생각해 모든 섹드립을 박나래에게 전달했다. 폴댄스를 할 때도 관객과 호흡하는 설정을 짰었는데 그 영상을 남자친구에게 미리 보여줬더니 너무 싫어했다. 그래서 그것 역시 급히 수정했다. 이제는 시집가고 싶다”는 것. 이런 안영미의 말에 다른 출연진들의 야유와 함성이 쏟아졌다. 이에 박나래는 서둘러 “걱정하지 마라. 안영미 여전하다”라며 공연에 대해 혹여라도 실망하지 않도록 안도하라는 뜻을 내비쳤다. 김미려는 “저희 남편은 섹드립이건 뭐건 무대에서 똥을 싸도 저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말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큰 웃음을 주었다.

 

 

첫 공연 매진 공약


<드립걸즈>는 초연 당시 ‘첫 회 매진 시 비키니 공연’과 같은 매진 공약을 실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연히 매진 공약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첫 공연이 매진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골드팀의 안영미가 “팥빙수를 쏘겠다”며 먼저 공약을 제시하자 레드팀의 허안나는 “네 명 중 한 명이 비키니를 입고 아이스크림을 떠 드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안영미가 “저희는 넷 다 비키니를 입고 전체 관객들에게 팥빙수를 서빙해드리겠다”며 더 강한 공약을 내세웠다. 블루팀의 홍윤화는 “고민을 했는데, 여름이니까 홍현희가 입에 얼음을 물고 나가시는 관객들 중 원하시는 분께 얼음 키스를 손등에 하는 공약을 걸겠다”고 말했다.

 

코믹컬 <드립걸즈> 시즌 4는 오는 8월 15일부터 11월 1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예스24공연에서는 ‘9일간의 웰컴백 드립’이벤트로 8월 15일부터 8월 23일 공연에 한해 전석 33,000원에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8월 24일부터 31일까지의 공연에 한해서는 전석 30% 할인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으며, 8월 14일까지 예매할 경우에도 조기 예매 30% 할인율이 적용된다. 그 외에도 가을나들이 할인, 월요병탈출 할인, 직장인 할인 등 다양한 혜택으로 예매가 가능하다.(VIP석 59,000원, R석 4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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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뮤지컬 , 운명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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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뮤지컬 역사상 가장 로맨틱한 히어로’가 돌아왔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로맨스, 발랄한 유머와 통쾌한 풍자로 사랑 받아 온 <벽을 뚫는 남자>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는 것.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본 작품은 배우 유연석의 첫 번째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와 함께 주인공 ‘듀티율’에 더블 캐스팅 된 이지훈은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탄탄한 무대 경험을 자랑한다. 듀티율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에 빠지는 여인 ‘이사벨’은 배다해와 문진아가 맡아 열연하며, <벽을 뚫는 남자>의 신스틸러인 의사 ‘듀블’ 역에는 고창석과 조재윤이 캐스팅되었다.

 

지난 11월 4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기존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공개했다. 임철형 연출은 “이전의 <벽을 뚫는 남자>가 아름다운 것에 치중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멋스러움을 찾아보려고 많이 고민했다. 지난 시즌과 다른 느낌으로 감상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변화된 무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희석 음악감독 역시 “<벽을 뚫는 남자>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인 만큼 음악이 중요한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배우들이 만들어간다. 이번 시즌을 함께하는 배우들의 힘과 연기력으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것 같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배우들만 바뀐 똑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첫 발을 내딛은 배우 유연석은 “대학을 다닐 때 공연했던 순간들이 계속 그리웠다. 꼭 한 번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벽을 뚫는 남자>의 출연 제의를 받고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많은 분들과 공연 연습을 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많이 떨리지만 공연 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OST를 직접 부를 만큼 일찌감치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벽을 뚫는 남자>의 공연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기 두세 달 전부터 변희석 음악감독과 만나 준비했을 정도라고.

 

이에 임철형 연출은 “모든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겠다는 유연석 씨의 모습이 분명히 좋은 인물과 작품을 만드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벽을 뚫는 남자>는 대단한 가창력보다는 진심 어린 감정의 소리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연석 씨가 분명히 감성적인 소리를 내줄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전했다. 변희석 음악감독 또한 “유연석은 자연스럽게 말하듯 노래하는 게 매력적이다. 뮤지컬은 처음이지만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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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 “다시 한 번 <벽을 뚫는 남자>에 선택된 비결은…”


배우 이지훈도 <벽을 뚫는 남자>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언젠가 한 번 출연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는 것. 그는“처음 관객의 입장에서 <벽을 뚫는 남자>를 봤을 때는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깊이 들여다보면 어떤 작품보다도 디테일이 많은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하면서도“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좋은 감성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 비교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색깔의 <벽을 뚫는 남자>가 탄생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어느덧 10년 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인 그를 바라보며 유연석은“노래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 라는 걸 느끼면서 많이 배웠다”고 전했고, 이에 화답하듯 이지훈은“유연석 씨는 대사하듯 연기하듯 노래를 하는 게 참 부럽다. 그런 점은 나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둘이 시너지효과를 크게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연석 씨는 재능이 굉장히 많은 친구인 건 확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듀티율’과 사랑에 빠지는 ‘이사벨’을 연기한 배다해는 “2013년 공연 때도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미 캐스팅이 완료된 상태였다. 지금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려고 그때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하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좋은 작품에 눈을 떠가는 것 같다. <벽을 뚫는 남자>를 만나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이사벨’ 문진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셜록홈즈>의 ‘루시 존스’, <머더발라드>의 ‘사라’, <고래고래>의 ‘혜경’ 등을 통해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던 그녀는“그동안 음악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 치명적인 역할을 많이 보여드렸다. 이사벨을 처음 만났을 때 새장 속에 갇힌 새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자신을 탈출시켜 줄 누군가를 꿈꾸면서 살아가는 심정을 잘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락 뮤지컬을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었는데, 이사벨은 굉장히 차분하고 섬세하게 노래해야 하는 곡이 많다. 지금까지 락 뮤지컬에서 많이 발산했던 것들을 다시 가다듬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출연 배우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벽을 뚫는 남자>와 함께한 고창석은 2012년, 2013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벽을 뚫는 남자>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러브콜을 받은 그는 “지난 시즌에 썼던 술값이 이렇게 보답을 하는구나 싶다. 역시 투자는 필요한 것 같다. 이번 시즌에도 후배들한테 술값을 많이 내도록 하겠다”는 농담 섞인 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내가 작품을 선택했다기보다 <벽을 뚫는 남자>가 나를 다시 선택해주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감사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준비하고 다듬어서 더 좋은 인물들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는 말로 기대를 모았음은 물론이다.

 

그와 함께 ‘듀블’ 역에 캐스팅된 조재윤은 유연석과 마찬가지로 <벽을 뚫는 남자>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처음 도전한다. 10여 년 전부터 <벽을 뚫는 남자>를 꿈꿔왔던 그는 먼저 출연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캐스팅이 결정된 후 유연석에게 동반 출연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두 사람은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처음 만나 최근까지도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배우 고창석과는 2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선후배이기도 하다.

 

조재윤은 “고창석 씨는 내가 좋아하는 선배이고 나의 롤모델 같은 분이다. 고창석 씨가 연기하는 <벽을 뚫는 남자>를 두 번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고창석 씨의 공연 실황을 100번도 넘게 들으면서 따라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감 있게 노래해야 하는 것과, 고창석 씨가 연기했던 듀블에 나만의 색깔을 입히는 거다”라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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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뚫는 남자> 11월 21일 개막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 작가 마르셀 에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 위로 감미로운 음악을 덧입힌 이는 금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평가 받는 미셀 르그랑이다. 미셀 르그랑은 <쉘브르의 우산> <007 시리즈> 등으로 3번의 아카데미상 영화음악상과 5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96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이듬해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 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 받았다.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은 2006년 이루어졌으며 박상원, 엄기준, 조정석, 남경주, 임창정, 이종혁 등 내로라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모두<벽을 뚫는 남자>의 무대를 거쳐 갔다.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온 <벽을 뚫는 남자>는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임철형 연출은 “이번 시즌에서는 음악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꾀했고, 듀티율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이전의 듀티율이 결국은 자신의 본질을 바꾸지 못한 인물이었다면, 지금의 듀티율은 본인이 잠시 잃었던 모습에서 다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인물이다”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익숙한 감동과 색다른 즐거움을 선보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1월 21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는다. 공연은 2월 14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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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영복 선생의 책으로 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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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 15, 향년 7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 신영복 교수는 2014년 피부암 진단을 받은 뒤 2년간 암 투병을 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비롯해, 『강의』, 『담론』 등의 저서와 서예 작품으로 유명한 신영복 교수는 '시대의 참 지식인'으로 많은 젊은이에게 큰 가르침을 줬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시작, 20여 년동안 대학 강단에서 후학 양성에 힘쓴 신영복 교수는 지난해 4월 마지막 저서가 된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의 성공회대학 강의를 녹취한 원고를 저본으로 했다. 3번에 걸쳐 녹취가 이뤄졌지만 사전에 선생의 동의 없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녹취한 것. 출판사 돌베개는 “녹취록을 받아본 신영복 선생은 자신의 강의가 중언부언하고 내용도 미흡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술회했지만, 선생이 직접 편집해서 만든 ‘강의 교재’와 강의를 위해 정리한 여러 권의 「강의노트」는 선생의 강의가 단 한 강좌도 허투루 진행된 적이 없음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4월, 고 신영복 교수는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기자간담회에서 “강의실에서 더 만나지 못하는 미안함을 책으로 대신한다”며, 강의를 마친 소감에 대해 “강의를 하면 일정한 사고의 발전이 있다. 서로 교감하는 동안 불분명했던 것들이 구체화되기도 하고, 논리적으로 졸가리가 서기도 한다. 그래서 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는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인문학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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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식인 '신영복' 선생의 일대기

 

고 신영복은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 3,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1998 5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신영복의 대표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저자가 20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으로, 그 한편 한편이 유명한 명상록을 읽는 만큼이나 깊이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담겨 있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 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또한 단순히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년 수형 생활을 통해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세계 인식의 틀을 설명한 『담론』은 부제 그대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 있다.

 

그 밖에 다른 저서로는 『손잡고 더불어』, 『나무가 나무에게』,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 『청구회 추억』, 『다른 것이 아름답다』(공저), 『여럿이 함께』 , 『한국의 명강의』(공저),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루쉰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기세춘 공역, 4)이 있다. '더불어숲' 홈페이지에서 저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신영복의 대표 도서

 

담론

신영복 저 | 돌베개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는 『강의』 출간 이후 10년 만에 출간된 선생의 ‘강의록’이다. 이 책은 동양고전 말고도 『나무야 나무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선생의 다른 책에 실린 글들을 교재 삼아 평소에 이야기하신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나아가는 탈근대 담론과 세계 인식, 인간 성찰을 다루고 있다. 신영복 저자는 2014년 겨울 학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대학 강단에 서지 않았다. 이 책의 부제를 ‘마지막 강의’로 한 이유이다. 선생의 강의실은 늘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다루는 내용이 한문 고전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문맥을 현재로 끌어내어 우리의 입장에서 읽기 때문이다. ‘공감’의 힘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저 | 돌베개 

1988년 첫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남기며 이 시대의 고전으로 기록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증보판. 저자의 출소 이후 발견된 메모노트와 기존 책에 누락된 편지글들을 완벽하게 재현해내었다. 10년 전, 저자가 옥중에 있었을 당시 출간되었던 기존의 책은 1976년 2월의 편지부터 실려 있었으나 이 책에는 ‘청구회 추억’ 등 1969년 남한산성육군교도소에서 기록한 글들과 1970년대 초반 안양 대전교도소에서 쓴 편지들이 누락 없이 완전한 모습으로 담겨 있어 저자의 20대 사색의 편린들과 어려웠던 징역 초년의 면모까지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영어의 몸으로 겪어낸 20년 20일간의 옥중 삶의 흐름이 저자의 고뇌 어린 사색의 결정과 함께 잔잔히 펼쳐진다. 일부 편지의 원문을 그대로 살려 실었을 뿐 아니라 수신자 중심이 아닌 시기별로 구성되어 있어 저자의 20년 20일 동안 옥중 삶의 흐름과 고뇌 어린 사색의 결정들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저 | 돌베개

이 책은 그가 단절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난 지 8년 만에 선보이는 사색의 글 모음이다. 역사와 현실이 살아 숨 쉬는 이 땅 곳곳을 직접 발로 밟으면서 적어간 25편의 글들은, 우리의 삶에 대한 따뜻한 관조, 사회와 역사를 읽는 진지한 성찰로 가득 차 있다. 지성의 불확실성 시대라고 일컬을 만큼 지적 혼돈과 무정향에 빠져 있는 오늘의 상황 속에서 이 책은 세기적 전환의 시대를 읽는 새로운 사색의 화두이자 다가올 신문명에 대한 혜안의 메시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감옥으로부터 벗어난 ‘세상 속에서의 사색’을 고대해온 많은 독자들로서는 역사와 현실로 지평이 확대된 그의 새로운 면모와 사색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더불어숲

신영복 저 | 돌베개

신영복 선생의 『더불어숲』은 1998년에 1, 2권으로 나뉘어 처음 출간되었다. 20세기의 저물녘인 1997년 한 해 동안 ‘새로운 세기를 찾아서’라는 화두를 지니고 22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세계사가 뒤바뀐 기억의 장소에서부터 세계화의 한파가 몰아치는 삶의 자리까지 선생의 편력은 깊고 너른 여정이었다. 문자 그대로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선생의 해박한 지식, 현실에 대한 겸손하되 날카로운 인식, 세상을 향한 정직하고 따뜻한 통찰을 벼린 글과 더불어 그림과 사진으로 엮어낸 이 책은 초판 출간 이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어 2003년에는 한 권의 합본호로 선보이기도 했다.

 

 

 

 

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저 | 돌베개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직접 자신의 글씨가 있는 곳을 답사하고, 그 글씨가 쓰여진 유래와 글씨의 의미, 그리고 글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 글이다. 해남 땅끝마을의 서정분교를 시작으로 강릉의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충북 제천의 박달재, 충북 괴산의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오대산 상원사, 전주 이세종 열사 추모비와 김개남 장군 추모비, 작품 「서울」이 걸려 있는 서울특별시 시장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작은 비석이 있는 경남 봉하마을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덟 곳을 답사하였다. 선생의 글씨가 대부분 변방에 있었기에 책 제목도 자연스럽게 ‘변방을 찾아서’가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변방’은 지역적으로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또 그곳의 성격 또한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변방을 단지 주변부의 의미로 읽어서는 안 된다. 변방은 창조의 공간이며, 새로운 역사로 도래할 열혈 중심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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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_ 사진_ 문학동네.jpg

출처_ 문학동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인근 슈아셀에 있는 자택에서 향년 91세 나이로 별세했다. 20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투르니에는 지난 몇 달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고령으로 인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추도 성명에서 투르니에를 “거대한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 프랑스이자 유럽의 작가로 20세기 유럽 문학의 역사를 규정지었다”고 추앙했다.

 

미셸 투르니에는 1967년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첫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으로는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를 비롯해 『황금 구슬』, 『외면일기』,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등이 있다.

 

 

미셸 투르니에의 일대기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느와 독일 튀빙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철학 교수가 되고자 했으나 교수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번역과 방송국에서의 일을 하다가 출판사인 플롱사에서 문학부장직을 10년 동안 맡았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67년 첫 소설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1970년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첫 번째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면, 이 두 번째 작품은 괴테의 유명한 발라드 「마왕」과 「요정들의 왕」이라는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왕』『양철북』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미셸 투르니에 최고의 환상 소설이다.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에서는 자신의 기독교 교육과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다운 성화에 바탕을 두고 재창작했다. 중동의 이국적인 풍물과 구약성경에 대한 뛰어난 학식을 바탕으로 흑인 아기 예수와 그를 경배하러 떠난 동방박사의 여정이 신화적 상상력을 자아낸다. 백인 여자 노예에게 격렬한 호기심과 동시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왕국을 떠나는 흑인 왕 가스파르, 학문과 예술을 사랑하지만 모습과 형상이 일치를 이루는 기독교 예술을 찾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니푸르 왕 발타자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다툼에 환멸을 느끼고 아기 예수를 통해 '연약함의 힘, 비폭력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팔미렌의 왕자 멜쉬오르를 통해, 진리를 찾아 떠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책이란 피를 많이 흘려 마르고 굶주린 새들로, 살과 피를 가진 존재- 즉 독자를 찾아 그 온기와 생명으로 제 배를 불리고자 미친 듯이 군중 속을 헤매어 다니는 것이다."

 

『흡혈귀의 비상: 미셸 투르니에 독서노트』는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독서 노트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광범위한 사료를 바탕으로 재창조한 비평이 가히 프랑스와 유럽의 문학, 사회사를 방불케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셰익스피어'와 만나고, 뜨거운 낭만주의, '보바리 부인과 토마스 만이라는 거대한 산맥에 대한 통시대적 고찰이 시도되고 있으며, 페로의 동화들이 사무엘 베케트와 나란히 서기도 하는 지적 탐닉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투르니에의 '글쓰기'는 다른 '책들 '속으로 파고드는 또 다른 문학적 참여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소설가적 이력이 투르니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철학을 전공한 투르니에는 철학자이기도 하며, 파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교양 있는 교육을 받은 세련된 심미가이며, 1924년에 태어나 여든을 넘긴 그는 유럽의 격변을 몸으로 체험한 20세기의 증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투르니에는 긴 시간을 통찰한 하나의 두께 있는 시선이며, 유럽의 정신사를 담고 있는 지성이고, 인간에 대한 탐욕스러운 관심과 애정 그 자체이다.

 

1972년에는 공쿠르상을 심사하는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추대되어서, 프랑스 문단에서 대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획득했다. 1962년부터 파리 근교의 생 레미 슈부르즈 근처에 있는 슈아젤이라는 작은 마을의 옛 사제관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그 외의 저서로는 『메테오르』, 『황야의 수탉』, 『가스파르, 멜쉬오르, 그리고 발타자르』, 『질과 쟌느』, 『움직이지 않는 떠돌이』, 『금 물방울』, 『로빈슨과 방드르디』, 『사랑의 야찬』, 『지독한 사랑』, 『피에로와 밤의 비밀』, 『푸른 독서 노트』등이 있다.

 

 

미셸 투르니에의 대표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18세기 고전으로 꼽히는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투르니에가 뒤집어서 다시 쓴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원주민 방드르디(프라이데이)가 전면에 나선다.『로빈슨 크루소』가 산업 사회의 탄생을 상징한다면『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그 사회의 추진력이 되는 사상의 폭발과 붕괴, 그에 따라 인간의 신화적 이미지가 원초적 기초로 회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랑의 야찬  



미셸 투르니에가 이상적인 문학으로 생각하는 '철학적 성찰이 내부에서 빛을 발하는'이야기 아홉 편을 담고 있는 작품집. 『사랑의 야찬』은 좀처럼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거장 투르니에의 풍성한 문학세계로 독자들의 발걸음을 한 걸음 이끌어주는 촉매제와도 같은 작품집이다. 이 책에 실린 총 아홉 개의 이야기는 그림, 음악, 춤에 대한 격조 높은 농담과, 사랑의 열정과 고통에 관한 짧은 소묘, 평생에 걸친 잔혹한 복수극이 작가 특유의 밀도 높은 철학적 성찰과 함께 녹아 있다. 널리 사랑받고 있는 투르니에 특유의 혜안이 돋보이는 문장은 뛰어난 번역으로 더욱 빛나며, 각각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림 역시 이 책을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마왕과 황금별


1970년에 발표되어 미셸 투르니에에게 '공쿠르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준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면, 이 두 번째 작품은 괴테의 유명한 발라드 「마왕」과 「요정들의 왕」이라는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왕』은 『양철북』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셸 투르니에 최고의 환상 소설이다.

 

 

 

 

 

 

 

푸른 독서 노트


미셸 투르니에의 독서 일기 『푸른 독서 노트』. 무엇보다 독서 체험을 중요시하는 미셸 투르니에가 프랑스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필독서를 골라 엮은 책으로, 청소년들이 읽는 작가와 작품에 그의 고유한 시선과 해석을 덧붙였다. 『푸른 독서 노트』에 소개된 작품들은 주로 19~20세기에 걸쳐 발표된 프랑스에서는 널리 알려진 것들로서 문화 전반에 대한 미셸 투르니에의 깊고 빛나는 통찰이 담겨 있다. 호메로스, 말브랑슈, 버클리, 들뢰즈, 세르지오 레오네 등은 특히 어린 독자들에게는 빛나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풍요로운 독서 체험을 제공해줄 것이다.

 

 

 

 

 

황금 구슬


『황금 구슬』은, 기존의 신화를 재해석하고 그것을 '다시 씀'으로써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온 작가가 그 원전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유일한 소설이다. 그런데 잘 읽어보면, 이 작품의 태생이 작가 자신이 이룩한 신화이자 그의 최고 작품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 어느 정도 배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애초에 투르니에는 『방드르디…』가 프랑스에 이주해온 침묵하는 노동자 집단에게 헌정하고자 했으며, '방드르디'의 목소리가 전면으로 부각된 소설을 오래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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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세대들의 영원한 우상 올리비아 뉴튼 존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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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팝의 여신 올리비아 뉴튼 존이 2016년 5월,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마돈나와 휘트니 휴스턴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대표적인 여성 팝 가수로서 청춘스타였던 그녀의 한국 방한은 2000년 8월, 첫 내한 공연 이후 16년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자리로 벌써 일부 음악 관계자 및 팬들의 문의가 이어지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은 싱글 차트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Physical(피지컬)」은 물론 「Magic」, 「I Honestly Love You」, 「Have You Never Been Mellow」 등 한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히트곡을 중심으로 공연내용을 구성하며 한국 팬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또한 에이전트 관계자 말에 따르면 “올리비아 뉴튼 존이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자신의 곡이 무엇인지 손수 자료를 찾아 셋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열성을 다하고 있고,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라고 전하며 이번 공연으로 그녀 또한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음을 전했다.

 

청순하고 우아한 보컬, 지적인 용모와 아름다움의 상징인 금세기 최고의 요정
음악과 영화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은 다재다능 멀티테이너

 

올리비아는 유명 작곡가인 Paul Williams와의 만남을 통해 「Let me be there」로 데뷔하여 그래미상을 비롯한 아카데미 오브 컨트리 뮤직에서 최우수 보컬리스트로 선정되며 바로 가수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10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던 「Physical」을 비롯하여 그래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싱글 차트 1위의 자리를 차지했던 「I Honestly Love You」 등의 히트곡들로 세계적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나 「Physical」이 수록되었던 싱글 앨범은 2달만에 2백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며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걸작으로 기록에 남았다.

 

또한 영화계에도 진출하였던 올리비아는 영화 <그리스>에서 당시 크게 유행하던 디스코 리듬의 율동과 노래로 이전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컨트리풍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영화에서 입고 나왔던 그녀의 검은색 바지는 마릴린먼로의 치마와 더불어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섹시한 옷으로 선정되기도 하며 진정한 시대의 아이콘이었음을 입증했다.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 「Grease」와 싱글 컷트 곡이었던 「You’re the one that I want」는 모든 차트의 톱을 여러 번 장식하고 아직도 최고의 영화 음악으로 칭송받고 있다.


두 번째 출연 작품이었던 <제너두>의 수록곡들인 「Magic」, 「Xanadu」, 「Suddenly」 등은 1980년대 히트곡으로 기록하였다. 영화와 더불어 그 당시 뮤직비디오까지 제작되었던 「Physical」이란 곡은 섹시한 이미지의 곡으로 그 당시 뭇 남성들의 가슴에 섹시스타의 상징으로 남았다.

 

컨트리팝과 소프트록, 어느 곡에나 잘 어울리는 천상의 보이스!
가수를 넘어 환경운동가까지, 그녀의 아름다운 행보!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름답고 고혹적인 그녀는 팝계의 신데렐라이자 어머니로, 그리고 유방암을 이겨낸 강인한 여성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는 1992년 유방암 선고를 받아 아픈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완벽히 이겨 내고 이제는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건강증진 운동가로 호주에 암 연구 및 건강증진 센터 설립은 물론, 유방암 예방 기금 모금을 위한 중국 만리장성 횡단 등을 하며, 전 세계를 누비며 희망의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리비아 뉴튼 존은 평소에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 위기의 돌고래 보호 메시지를 담은 더 프로미스<The Promise>를 발표한 바 있으며, 1994년에는 가이아 원 우먼스 저니<Gaia One Woman’s Journey> 앨범도 발매했다. 또한 클리프 리차드의 곡을 리메이크하여 원곡보다 더욱 큰 사랑을 받은 실버리 레인(「Silvery Rain」)의 은색 비는 경비행기로 살포하는 농약 또는 방사능 낙진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음악 속 환경보호에 대한 필요성과 파괴되고 있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담아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환경 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는 UN에서 추진하는 환경운동의 민간대사를 맡기도 했다.


무려 16년 동안 그녀의 내한 공연을 기다렸던 많은 국내 팬들의 숙원과 갈증을 풀어줄 이번 내한 공연은 오는 5월 14일(토)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부산공연은 하루 뒤인 5월 15일(일) KBS 부산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의 티켓은 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부산 동시 오픈 예정이며, 예스24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정보
- 공 연 명 : 2016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 John) ?서울, 부산 공연
- 공연일정 : [서울] 2016년 5월 14일(토) / 올림픽 체조경기장
-                 [부산] 2016년 5월 15일(일) / KBS부산홀
   티켓가격 : [서울] VIP석 165,000원 / R석 143,000원 / S석 121,000원 / A석 99,000원 / B석 77,000원
                   [부산] R석 143,000원 / S석 121,000원 / A석 99,000원 / B석 77,000원
- 관람연령 : 만 7세 이상(미취학아동 입장불가)
- 공연시간 : 120분
- 주 최:㈜WSM
- 문의번호: 1566-5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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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는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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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_2016뮤지컬드라큘라_공연사진(반헬싱-강홍석,조나단-진태화)(2) [제공=오디컴퍼니].jpg

 

 

김준수 “<드라큘라>는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작품”

 

뮤지컬 <드라큘라>가 관객들과 재회했다. 2014년 한국 초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것. 지난 1월 23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상연 중인 <드라큘라>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처 랭킹 1위를 석권하며 또 한 번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2주 남짓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어 일찍부터 매진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초연에 이어 배우 김준수와 박은석이 ‘드라큘라’ 역을 맡았으며, 배우 임혜영과 강홍석, 진태화, 이예은이 새롭게 합류했다.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6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을 통해서였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선보인 하이라이트 무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TV캐스트를 통해 생중계되며 작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표적인 넘버 ‘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비롯해 ‘She’, ‘At Last’ 등 감미로운 음악들과 함께 시연된 주요 장면들은 뮤지컬 <드라큘라>가 가진 매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배우들의 감성과 가창력은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입체적으로 모습을 바꾸며 회전하는 ‘4중 턴테이블 무대’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강렬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거라고 약속드린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프로듀서 신춘수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드라큘라>한국 프로덕션은 새롭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선언했다. “드라마의 깊이를 위해서 새로운 곡을 작업했고,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을 완성했으며,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본을 갖췄다”는 것.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뮤지컬 <드라큘라>는 단순한 라이센스 공연을 넘어서는 작품이 되었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될 당시와는 또 다른 음악과 무대 장치, 디자인을 보여준다.

 

부활한 두 명의 ‘드라큘라’, 배우 김준수와 박은석은 뮤지컬 <드라큘라>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김준수는 “초연이 끝났을 때부터 <드라큘라>가 다시 무대에 오르면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고, 배움을 줌으로써 나를 더 나아가게 해준 작품이다”며 “<드라큘라>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박은석 또한 “너무나 사랑하고 애착이 가는 작품에 다시 출연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전하며 “<드라큘라>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대극장 뮤지컬에 주연으로 서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공부도 많이 되었고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ed_2016뮤지컬드라큘라_공연사진(드라큘라-김준수,미나-임혜영) [제공=오디컴퍼니].jpg

 


강렬한 사랑이 부활한다,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와 박은석은 서로 다른 매력의 ‘드라큘라’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이 ‘드라큘라’의 사랑을 되살리기 위해, 400년 동안이나 간직해온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다르지 않았다. 박은석은 ‘드라큘라’의 삶의 여정을 이해하고자 했다며 “초연 때는 나의 시각에서 드라큘라의 사랑을 이해하려 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는지 다시 찾아보면서 고전소설 『드라큘라』를 봤는데, 이 시대의 박은석이 생각하는 사랑과 ‘드라큘라’가 생각하는 사랑은 다르더라. 시대가 다르고, 그때의 사람들은 사랑을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처럼 쉽게 만날 수도 없는 사랑이었고, 또 드라큘라는 전쟁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것들이 이해가 되고 받아 들여져서 ‘드라큘라’ 캐릭터에 녹아 들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큘라’ 안에서 순수하고 사랑에 맹목적인 모습을 발견했다는 김준수는 “400년 동안 ‘드라큘라’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를 생각하면서, 그 감정을 계속 되뇌면서 연기를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인간의 피를 마셔야지만 건강해지고 젊어질 수 있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짐승의 피만 마시고 살아왔다는 점에서 ‘드라큘라’는 누구보다도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걸 마음 한 편에 머금고 연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At Last’라는 곡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부터 400년 동안의 ‘드라큘라’의 고난으로 깊게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시공을 초월해 다시 찾아온 사랑,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앞에 선 여인 ‘미나’ 역에는 배우 임혜영이 캐스팅됐다.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녀는 새롭게 <드라큘라>에 합류하며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에 처음 합류하게 된다는 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됐다”는 것. 그만큼 ‘드라큘라’를 연기한 두 배우에 대한 고마움도 남달랐다. “초연을 했던 김준수, 박은석 배우가 보기에 내가 많이 부족했을 텐데도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닌데, 내가 찾을 때까지 혹은 내 색깔을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기다려준 두 명의 멋진 드라큘라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는 것.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레베카> 등을 거치며 견고한 실력을 쌓아온 임혜영이 연기할 ‘미나’는 청초하지만 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으로 재탄생 할 예정이다. “나와 <드라큘라>의 첫 느낌은 머리로 어떤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가면서 와 닿았다”는 그녀의 말은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ed_2016뮤지컬드라큘라_공연사진(미나-임혜영,조나단-진태화)(2) [제공=오디컴퍼니].jpg

 

이들과 함께 <드라큘라>를 이끌어갈 배우 강홍석, 진태화, 이예은은 초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뉴페이스’들이다. ‘드라큘라’에 의해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뱀파이어 헌터가 된 ‘반헬싱’ 역은 배우 강홍석이 맡아 열연한다. 뮤지컬 <하이스쿨뮤지컬>, <킹키부츠>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데스노트>에서 김준수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약혼녀 ‘미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조나단’ 역에 캐스팅된 배우 진태화는 그룹 ‘배틀’과 ‘M.E.N’의 솔로가수로 알려진 인물로, <드라큘라>를 통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배우 이예은은 뮤지컬<위키드>, <킹키부츠>, <베어 더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강단 있는 연기를 선보인 주인공. 그녀는 재기발랄한 여인이자 ‘미나’의 친구로 등장하는 ‘루시’ 역으로 변신을 꾀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탄생시킨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국 초연 당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만든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를 이뤄냈고, 웅장하면서도 입체적인 무대를 위해 국내 최초로 ‘4중 턴테이블 무대’를 완성함으로써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 무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강렬한 사랑의 이야기, 더욱 짙어진 음악과 드라마로 무장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2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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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정, 권해효, 김광림 “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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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1996년 2월 극단 연우무대에 의해 초연된 연극 <날 보러와요>가 명동예술극장에서 2월 21일까지 특별공연을 올린다. 2016년 만 20년을 맞이한 기념이다.  작/연출가인 김광림이 다시 돌아온 것을 시작으로 권해효, 김뢰하, 유연수, 이대연, 류태호, 황석정, 손종학 등이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1월 28일 오후 기자 간담회 및 연극 시연을 하며 작품 완성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이색적으로 OB팀과 YB팀으로 캐스트가 나뉜다. 초연부터 10년 간 연출을 맡은 작가이기도 한 김광림과 20년 전 초연에 참여했던 권해효(김 형사), 김뢰하(조 형사), 유연수(박 형사), 류태호(용의자) 등의 배우들이 OB팀을 꾸렸다. 또한 2006년부터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변정주 연출가는 손종학(김 반장), 김준원(김 형사), 이현철(용의자), 우미화(박 기자) 등 최근 10여 년간 <날 보러와요>를 이끌어 간 배우들과 함께 YB팀을 만들어 간다. YB팀 역시 자신들만의 색을 어떻게 넣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극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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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와 OB팀이 한 자리에 모인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시연에서는 연극 1부를 OB팀이, 2부를 YB팀이 진행했다. 김 형사(권해효, 김준원 역)가 처음 등장한 장면은 사건이 어떻게 될지 함축적으로 알려준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의 『남해 금산』을 펼쳐 읽는 씬은 앞으로 어떤 사건이 전개될지 암시하는 복선으로 쓰인다. 비 오는 날마다 화성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동일범의 소행으로 여겨지지만 빗물에 증거가 씻겨 내려가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충돌이 극을 이끌고, 두 세력이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은 용의자와 참조인을 취조하면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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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연출가는 약 1년간의 집필 기간을 거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과정에 대해 “쓰는 과정보다는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조사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자료 수집 과정 초반에는 주로 신문 보도 내용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진위와 관계없이 매스컴에서 선정적인 헤드라인들로 얼마나 대중을 현혹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며 자료를 모으기도 했다. <날 보러와요>속 김 반장과 박 형사는 당시 인터뷰를 한 형사들을 모델로 하고 있다.


권해효 배우는 김광림 연출이 다시 김 형사 역할을 제안하자 “선생님, 전 지금 쉰 둘이에요. 서른셋 때 했던 역할을 지금 다시 하라고요?” 라며 난색을 보였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였다. <날 보러와요>의 대본을 다시 읽었을 때 이 작품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반면 YB팀의 김준환 배우는 오랫동안 극을 이끈 선배들과 공연을 같이 하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라운드에서 메시나 호날두를 보는 느낌”이라며 재치있게 대답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묘하고 이상한 기분이었다”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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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날보러와요 DRESS OB_0168_작업전작은파일.jpg크기변환_날보러와요 DRESS YB_0510_작업전작은파일.jpg

 

같은 대본을 가지고 작업했지만, 연출가도 둘, 캐스팅도 서로 다르다.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만의 특별한 점이나 바뀐 부분을 질문하자 김광림 연출가는 “배우들 연기력이 훨씬 향상되었다. 흐름도 잘 맞고, 초연보다는 훨씬 더 원숙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은 더 완벽해졌고, 더 충격적이고 더 코믹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간의 공연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을 볼 수 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은 연습하는 과정에서 보완했기 때문에 초연보다는 더 원숙한 공연이라는 자평을 내렸다. 변정주 연출가는 OB팀과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 “두 팀의 리듬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명 디자인과 음향 디자인이 다 달라졌다. 다른 색깔을 가진 공연이 탄생했” 다며 두 캐스팅 모두 볼 것을 추천했다.


김광림 연출가는 소회를 묻자 “공연팀끼리 MT에 온 기분”이라며 “’행복하다’는 네 글자로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관객들의 성원과, 다시 모이기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배우들이 각자 모든 일을 뒤로 하고 특별 공연을 위해 달려와 준 것이 고맙다고 밝혔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10여 차례에 이르는 강간사건을 사실적인 자료들을 동원하여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연극을 보며 행복한 느낌을 받기는 힘들다. 그 당시 실제 발행됐던 신문 기사와 증거 사진이 무대 위에 펼쳐지면서 관객은 다시 한 번 이 사건에 대해 환기하게 되고, 여전히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진 채 극장을 나서게 된다. 제목이 <날 보러와요>인 이유도 범인이 이 연극을 보러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2006년 <날 보러와요>의 10주년 기념공연을 올렸던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로 “용의자석”을 만들어 공연 기간 내내 비워두기도 했다. 변정주 연출가는 “밝혀지지 않는 진실이 누군가에게는 심장이 뽑혀 나가는 고통”이라며 “아무리 ‘진실’이라는 것이 찾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떠한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 다고 말했다. 김광림 연출가도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 억울한 죽음들이 어떻게 개선될까 하는 생각을 항상 했었다”며 “20년이 지났는데 이런 상황이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 국가 시스템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점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도 밝혔다.

 

<날 보러와요>는 이제까지 대부분 소극장에서 좁은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이용해 관객들에게 ‘답답한 느낌’을 전달했다. 수사본부 내부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범인이 잡히지 않는 답답한 느낌을 무대를 이용해 표현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극장 무대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느낌은 없어졌지만, 소극장에서 공간적인 한계 때문에 만들 수 없었던 쑥다방과 취조실을 무대에 구현하여 부족하다고 느꼈던 작품의 공간적, 시각적 한계를 줄일 수 있었다.


특히 무대를 둘러싸고 있는 갈대가 눈에 띈다. 들판에나 있을법한 갈대가 수사본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이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주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 수사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사건이 꿈인지, 생시인지, 용의자로 붙잡혀 온 사람이 정말 범인이 맞는지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비가 내리는 기술 효과도 눈에 띈다. 비 내리는 날 이어지는 사건과 피해자가 들고 있던 우산 등 <날 보러와요>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비가 연상된다. 이번<날 보러와요>는 2006년 10주년 기념 공연 때 극장 용에서 시도한 적 있었던 비가 내리는 세트를 다시 구현했다. 그동안 발달한 무대 기술력을 동원해 예전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연극<날 보러와요> 예매는 예스24, 국립극단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2월 21일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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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최영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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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작/편곡자로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최영민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첫 번째 음반에서 몽환적이고 이국적 색채의 음악을 담은 <Prelude>를 선보인 이후에도 독특한 현대적 편곡을 통해 <PAGANINI>를 작업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가능성을 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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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드는 월간 프로젝트인 <보통의 피아노> 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삶과 감정을 피아노의 작은 소품들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이전의 스타일처럼 독특하거나 파격적이지 않다. 다만 그 안에는 보통의 사람들, 그들의 일상이 담겨있다. 2016년 1월 보통의 피아노는 회상의 기억을 담은 곡이자 그의 편곡작품 「Paganini」에서 테마를 얻은 「Reminiscence」와 두 번째 겨울왈츠인 「Winter WaltzⅡ」로 구성되어 있다. 월간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2월에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음악 정보 :  http://music.bugs.co.kr/artist/80202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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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리사이틀 〈AMERICAN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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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는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다. 1964년 데뷔해 줄리어드 예비학교와 음악대학, 대학원을 차례로 졸업했다. 1977년 뉴욕 카프만 홀에서 가진 데뷔 리사이틀은 <뉴욕 타임즈>에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 후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다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초청으로 현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1997년에는 국내 대표적 앙상블로 자리잡은 현악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창단해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체코 출신 드보르작, 오스트리아 출신 크라이슬러, 러시아에서 온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예프의 곡을 연주한다. 공연의 제목인 <AMERICAN CONNECTION>에서 알려주듯이 모두 자국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하거나 혹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작품 및 연주활동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성주는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적절히 녹이는 원숙함이 장점으로 평가되는 만큼 색채가 뚜렷한 4명의 작곡가의 곡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주목해 볼만 하다. 민족적 리듬과 고국을 그리워하는 듯한 감성이 짙게 스며 있는 곡들이 많아 서로 다른 작곡가지만 공통의 정서가 느껴지리라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시작해 2월 18일 뉴욕 카테기홀에서 동일한 레퍼토리로 공연한다. 한국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뉴욕에서는 신인 발굴의 산실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뉴욕데뷔 무대의 발판이 되었던  ‘영 콘서트 아티스트(Young Concert Artists; YCA)’ 출신의 신예 피아니스트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특히 한국에서 호흡을 맞추는 박종훈은 여러 장르를 뛰어 넘는 연주는 물론 작곡, 편곡, 음반 프로듀싱, 공연기획 그리고 라디오 DJ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재능을 뽐내고 있다. 추가로 2014년 김희애, 유아인 주연의 드라마 '밀회'의 조인서 교수 역, 2015년 SBS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피아니스트 차서후 스승 역으로 열연하기도 하였다.

 

 

장소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일시 : 2016년 2월 11일(목) 오후8시
공연 예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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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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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은 선화예중고 수석 졸업, 서울대학교 기악과 졸업,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석사학위,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피아노 연주와 문헌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력에서 나타나듯이 뛰어난 연주력을 바탕으로 학구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연주가이다. 2015년 귀국과 동시에 서울필하모닉 정기연주회에서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였고, 최근 미국 Texas A&M University Kingsville 음악대학에 초청되어 피아노 독주회와 마스터클래스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국립군산대학교, 수원여자대학교 음악아카데미, 선화예술중고등학교, 계원예술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양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Puerto Rico International Piano Festival 코디네이터, 엘뮤직 전속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09번 E장조」로 시작해 드뷔시의 「기쁨의 섬」을 연주한다. 쟝-앙트완느 와토의 회화 작품 「시테라 섬의로의 순례」 를 통해 영감을 얻은 곡으로 사랑과 색채가 가득한 느낌의 곡이다. 에른스트 크레네크의 곡으로 1부를 마무리하는데, 20세기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지만 작곡에서는 낭만주의, 인상주의 등 여러 기법을 폭넓게 사용한 작곡가이다. 2부에서는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장소 : 세종체임버홀
일시 : 2016년 2월 13일(목) 오후8시
공연 예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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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계의 티라노사우르스, 움베르토 에코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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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문학동네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이런 게 바로 악마야!
-『장미의 이름』 중에서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우리 시대의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인 움베르토 에코가 지난 2월 18일 밤 향년 84세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밀라노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움베르토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 퍼스널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기호학ㆍ철학ㆍ역사학ㆍ미학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적 지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에스파냐어까지 통달한 언어의 천재였다. 이러한 이유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이래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는 칭호를 얻은 사람이었다.

 

1960년대부터 활발한 이론적 저술로 서구 인문학계에서 인정받던 움베르토 에코는 48세의 나이에 쓴 『장미의 이름』으로 저명한 철학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9개 국어를 구사하는 지도적인 기호학자이자 인문학자로서, 각종 언론 매체 기고를 통해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지식인으로서, 에코는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다. 에코의 저작은 소설과 칼럼, 논문 등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독자의 지적 욕구를 자극했다. 한국에서는 열린책들에서 모든 책을 번역 출간해, 이탈리아에도 없는 유일한 움베르토 에코 총서를 만나볼 수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일대기

 

1932년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피에몬테 주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1954년 토리노 대학에서 중세 철학과 미학을 전공하고 철학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논문은 『성 토마스의 미학적 문제』로, 후에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이후 이탈리아 방송 협회(RAI), 밀라노 봄피아니, 토리노 대학과 밀라노 대학, 브라질의 상파울루 대학, 피렌체 대학 등에서 근무하고 강의하면서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특히 1975년 볼로냐대 기호학 교수로 부임, 기호학계에서는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기호학과 미학의 세계에 열중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에 근무하는 여자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당시 원자핵의 확산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세기말적인 위기를 문학으로 표현해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는 2년 반에 걸쳐 1980년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출간해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14세기 초반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영국인 수도사 윌리엄이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추리소설이다. 윌리엄과 주변 인물을 통해 종교재판 등 중세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은 40여 개국에 걸쳐 총 2,0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종교의 독선과 권력이 인간의 자유를 어떻게 구속하는지 생생하게 그린 이 소설로 에코는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과 이탈리아 스트레가 상을 받았다.


"우리는 난쟁이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다. 우리는 작지만, 때론 거인보다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다."
- 『장미의 이름』 중

 

기호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준 두 번째 소설『푸코의 진자』는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주인공인 세 명의 출판 편집자들이 입수한 암호 메시지를 푸는 과정은 기호학의 정수를 담아내면서 독자가 지적 유희에 흠뻑 빠지게 했다.

 

뒤이어 17세기 경도를 측정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자 자전적 작품인 세 번째 장편소설 『전날의 섬』, 십자군 원정과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모험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바우돌리노』등 이후에 발간된 소설도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되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는 19세기 유럽의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음모론이 어떻게 생산되고 퍼져 나가는지 그린 『프라하의 묘지』 를 출간하고 2015년까지 일곱 번째이자 최후의 소설 『창간 준비호(가제)』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철학자라고 소개하며 자신에게 소설을 쓰는 일은 그저 주말 시간을 할애하는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다를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움베르토 에코의 본업은 소설가가 아닌 학자였으며, 세계 40여 개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시대의 백과사전이자 지식인계의 공룡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대표작

 

 

장미의 이름

움베르트 에코 저/이윤기 역 | 열린책들 

고 이윤기 선생(1937~2010)의 번역으로 당시 신생 출판사였던 열린책들(1986년 창립)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초반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번역자 이윤기는 인터넷도 위키피디아도 없던 시절 오직 사전과 자신이 갖고 있던 서양 문화 전반에 대한 교양, 그리고 전공이었던 신학 지식을 활용하여 이 7~8개 언어가 등장하는 책을 번역해 냈다. 이는 일본(1990)보다도 앞선 것이었고 그 뒤 이윤기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번역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이후 1년이 넘은 개정 작업 끝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책의 모티프인 금지된 책을 둘러싼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는 한국 문학에도 일정한 영향을 남겼다.

 

 

푸코의 진자  

움베르토 에코 저/이윤기 역  | 열린책들 


한국에서 처음으로 정식 저작권 계약이 된 에코의 소설이다. 재기 넘치는 세 출판업자들은 세계 지배를 꿈꾸는 이들이 찾는 지구의 비밀에 관한 암호 메시지에 접한다. 피라미드의 도량형 단위에 감추어져 있는 태양계의 엄청난 비밀, 성당 기사단의 악마적 입문 의례, 중세 이래 번성해 온 온갖 비교 등 움베르코 에코 소설 특유의 방대한 지식이 녹아져 있다. 중세 이래 번성해 온 유럽의 비교(秘敎)에 관한 완벽한 안내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의 찬사와 신성 모독이라는 교황청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첫 번째 소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고 이윤기 선생이 번역했으며, '번역이 불가능해 보이는' 책을 번역함으로써 이윤기의 명성도 올라가게 되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움베르토 에코의 비소설 중 가장 인기를 모은 책. 제목이 알려주듯 현대 문명에 대한 비평인 이 책은 에코의 박식한 유머의 최대치를 맛볼 수 있다는 평을 받으며 소설이 아닌데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일기 형식을 지키면서 자유로운 문체로 다양한 내용의 글을 써나가며, 소설 기법, 수필 기법, 공상 과학 소설, 우화, 혼성 모방 등 여러 가지 기법을 동원한다. 현대 생활에 대한 해학적인 고찰과 문학적인 패러디와 환상적이고 황당무계한 잡문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현대 문물에 대한 에코의 기호학적인 해석이 동반된다. 그의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아주 평범한 일상은 돌연 마술 환등처럼 신기롭고 흥미진진해진다. '에코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는 일기 형식의 글로 구성되어 에코 특유의 유머 감각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독자를 위해 글을 쓴다

움베르토 에코 저/김운찬 역 | 열린책들

문학적 주제와 관련하여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한 글이나 강연, 발표한 내용을 엮은 문학 이론서이다. 단테와 마르크스, 보르헤스와 아리스토텔레스 등 문학의 주요한 지점과 주제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문학에 대한 그의 지식과 견해, 애정과 관심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문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문학이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웅변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마르크스, 단테, 네르발, 와일드, 조이스, 보르헤스 등의 작품에 대한 비평과 문체, 상징, 형식, 아이러니 등 문학 이론의 핵심적인 개념들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 등을 담고 있다.

 

 

 

미의 역사

사움베르토 에코 저/이현경 역 | 열린책들 

누구나 다 안다고 믿고 있는 '미'라는 관념이 고대의 입상에서부터 기계 시대의 미학에 이르는 동안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추적하고 책이다. 이를 통해 에코는 미란 결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회화, 조각, 건축을 비롯하여, 영화, 사진, 뉴미디어에서 가져온 넉넉하고 화려한 삽화뿐 아니라 문학과 철학, 예술가들의 자전적 증언을 원용하고 있는 텍스트들은 미에 대한 시각과 사고의 변천을 그 정수를 통해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밀로의 비너스에서부터 앤디 워홀의 메릴린까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부터 카프카의 유형지에서까지, 그리고 플라톤의 국가에서부터 바르트의 현대의 신화들에 이르기까지, 에코는 자신의 설명을 굳건히 하기 위해 아름다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영원한 질문에 나름대로 대답해 보려고 시도했던 예술가들과 사상가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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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를 그린 하퍼 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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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AP뉴시스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20세기의 고전인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현지 시각 2월 18일 금요일 아침 고향인 앨라배마 주 먼로빌에서 향년 89세로 타계했다. 『파수꾼』이 발표된 지 7개월 만의 일이다.

 

하퍼 리는 1960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4,0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긴 『앵무새 죽이기』단 한 권의 책으로 미국의 국민 작가가 되었다. 1962년 영화화되어 그레고리 펙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던 『앵무새 죽이기』는 영미권에서 50주년 기념판 출간 이후 매년 100만 부씩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미국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 1위,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책 1위에 선정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앵무새 죽이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고전이자 가장 대중적으로 읽히는 소설 가운데 하나다.

 

 

하퍼 리의 생애

 

하퍼 리는 1926년 4월 앨러배마 주 먼로빌에서 변호사이자 주 의회 의원인 아버지 밑에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먼로빌에 있는 공립 학교에 다닐 당시 작가 트루먼 카포티가 하퍼 리의 친구로 이웃집에 거주하기도 했다. 먼트가머리에 있는 헌팅던 여자 대학과 앨라배마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으며 교환 학생 자격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1년간 수학하기도 했다. 학생 시절 짤막한 글을 발표하던 그녀는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자 『파수꾼』원고를 출판사로 보내고, 출판사에서는 그 작품을 고쳐 『앵무새 죽이기』로 출간할 것을 제안한다.

 

1960년 출간된 『앵무새 죽이기』는 곧바로 미국 전역에서 호평을 받았고 그 이듬해 하퍼 리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1962년에는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룩했고 애티커스 핀치 변호사로 분한 그레고리 펙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001년에는 시카고에서 ‘한 도시 한 책’ 운동의 도서로 선정되어 당시 그곳의 큰 문제였던 인종 차별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켰다. 1930년대 미국의 어느 작은 마을 메이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그 시대의 명암을 그대로 드러낸다. 주인공 스카웃과 항상 붙어 다니는 오빠 젬과 친구 딜, 변호사인 아빠 애티커스 핀치, 이웃에 사는 은둔자 부 래들리 등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는 출간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의와 양심, 그리고 용기와 신념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앵무새 죽이기』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자 예상치 못한 성공에 압도된 하퍼 리는 작품을 더 이상 발표하지 못하고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2015년 어느 날, 작가의 안전 금고 안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몰고 온 『파수꾼』의 원고가 발견되었다.

 

이 원고는 20세기 중엽 미국에서 흑인 인권 운동의 불길이 번지던 시기에 집필되었다. 주인공 진 루이즈에게 아버지 애티커스는 양심의 파수꾼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딸은 아버지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되고, 아버지는 증오와 극복의 대상으로 바뀐다. 시대의 비극을 둘러싼 부녀의 갈등을 통해 『파수꾼』은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양심은 어디에 있는지,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원고가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퍼 리는 고향인 앨라배마 주 먼로빌에서 향년 89세로 타계했다.

 

 

하퍼 리의 대표작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저/김욱동 역 | 열린책들 

미국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모두 읽어보거나 들어보았을 책이다.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에서도 2003년 정식 발매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며 3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호감 가는 등장인물들, 우리네 사는 다정한 모습들을 담아낸 데다가 은둔하는 이웃에 얽힌 괴담, 신경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재판 장면까지 더해 웃음과 긴장을 골고루 이끌어내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특히 비중 있게 다룬 흑인의 인권 문제는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이 무엇인지 독자 더 나아가 사회로 하여금 자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파수꾼   

하퍼 리 저/공진호 역 | 열린책들  

그 전까지 하퍼 리의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던 『앵무새 죽이기』의 전작이자 후속작, 최초이자 최후의 작품이다. 작가의 고향 앨라배마 주는 흑인 인권 운동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으며 그에 대한 백인들의 반발도 가장 심했던 곳이다. 하퍼 리는 변호사이자 주 의회 의원이었던 아버지를 모델로 하여 애티커스라는 영웅을 만들어 냈고, 이 책에 이르러 신과 같은 인물인 애티커스에게 도전한다. 자신이 살았던 격동의 시대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하여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담아 내 작가가 자신이 살던 세상에 대해 얼마나 맹렬히 고민하고 갈등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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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사법의 민낯,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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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는 50년 동안 시국사건, 양심수를 변호한 인권변호사이자 전 감사원장 한승헌이 한국현대사의 맥락에서 정치재판 17건을 기록한 책이다. 한때 시국사범으로 몰려 수감생활을 해야 했던 한승헌은 “사법의 민낯을 제대로 알리고, 우리 국민들의 ‘망각 방지’에 일조하고자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에 기록된 17건의 정치재판은 여운형 암살 사건, 반민특위 사건, 국회 프락치 사건, <경향신문> 폐간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등이다. 한승헌 저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대통령긴급조치 4호 사건’을 꼽았다. 한승헌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나는 민청학련과 인혁당의 연관성을 조작하기 위해 피고인으로 몰린 고(故) 여정남을 변호했다. 여정남은 내가 변호한 사람 중에 유일하게 사형 선고를 받았다. 나 역시 당시에 반공법으로 구속되었던 터라 구치소에 함께 있기도 했는데, 그는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사법 살인이 이런 거구나’를 절감한 사건이다. 항상 가슴에 맺힌다”라고 말했다.

 

한승헌 저자는 현재 전북대학교, 가천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서울특별시 시정고문단 대표로 있다. 역대 독재정권 아래서 탄압받는 양심수, 시국사범의 변호와 민주화운동, 인권운동에 참여했으며, 「어떤 조사(弔辭)」 필화 사건(1975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1980년)으로 두 번에 걸쳐 옥고를 치렀다. 1983년 변호사 자격 박탈 8년 만에 복권, 변호사 활동을 재개해 시국사건의 변호를 계속했다. 저서로는 『정치재판의 현장』 『한승헌 변호사 변론 사건 실록』(전7권) 『분단시대의 법정』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 『한국의 법치주의를 검증한다』『권력과 필화』 『한ㆍ일현대사와 평화ㆍ민주주의를 생각한다』 등 40여 권이 있다.

 

역사 속의 재판, 재판 속의 역사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를 펴낸 소감이 궁금하다.

 

책을 내기 전, 내가 읽을 만한 책을 쓰고 있는가?를 떠올려 보았다. 짧게 쓰려고 애를 썼지만 길게 써졌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한 가지 자부심이 생기는 건, 남이 겪었던 일, 남이 썼던 글을 토대로 쓴 책이 아니라, 내가 상당 부분 직접 관여했던 사건들에 대해 썼다는 점이다. 내 체험이 많이 배어있는 책이기에 역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정통의 방법은 아닐지 몰라도 현장감은 많이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법조인으로서 여러 분야에 경험이 있다는 것이 역사를 보고 사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기록인의 책무’를 강조했다.

 

법조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변호인으로서만 소임을 다할 수 없었다. 변호인의 쓸모가 과연 무엇인가를 떠올려봤을 때, 잘못된 재판을 법정 바깥으로 끌어내 동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를 느꼈다. 책의 서문 제목이 ‘역사 속의 재판, 재판 속의 역사’다. 재판과 역사는 서로 맞물려서 작용과 반작용을 되풀이해왔고, 그 중 정치적 사건의 재판은 역사의 연역과 귀납에 이용되는 중요한 사실(史實)로 꼽힌다. 역사는 실증에 의해 서술되기 마련인데, 실증의 근거는 재판에서 말하면 판결문이다. 재판의 의미가 판결로만 끝날 때, 오히려 역사가 왜곡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때문에 재판 자체를 다시 뜯어보고 재검토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 후반에 반공법 필화 사건으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출판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삼민사’라는 출판사에서 주간으로 일했다.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됐는데, 그 때 한 언론인이 쓴 ‘재판야화’를 묶어 책으로 내면서 ‘끝나지 않은 심판’이라는 제호를 붙였다. 기관원이 부르더니, 이 제호를 가지고 추궁을 하더라. 지금 대한민국에는 재판은 끝났지만 심판이 끝나지 않은 사건들이 무척 많다. 우리나라 사법이 역사 발전에 제 몫을 다하려면 재판의 잘잘못을 따져 올바른 역사를 탐구해야 한다.

 

지금의 사법부를 어떻게 보고 있나?

 

어떤 법관이 쓴 글이 기억에 남는다. “국민은 자신의 기본권을 법원에 의탁했지만, 정작 기본권 보장은 법원이 아닌 국민 스스로가 희생을 통해 이뤄냈다.” 사법권의 독립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쟁취한 게 아니라, 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실현됐다. 다행히도 김대중 정부 이후의 ‘역사 바로잡기’의 성과로, ‘과거사’ 사건의 상당수가 법원의 재심에서 뒤늦게나마 연달아 무죄 판결이 나왔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형수가 되기도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사형수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나라다. 이런 역동을 지나면서 나라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좋은 의미의 반전도 펼쳐지는 세상이다.

 

특별히 어떤 독자가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를 읽으면 좋을까.

 

법조계 사람들이 많이 보겠지만, 그 외에도 역사나 정치, 인문사회 분야에서 연구를 하는 분들이 많이 보면 좋겠다. 법조인들이 책을 많이 쓰지만 사건 자체를 제대로 알리는, 사건을 비판하는 책은 많이 쓰지 않는다. 그 점이 늘 아쉬웠다. 나는 이 졸저가 해방 후 우리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또 정치적 음모에 의해 왜곡되거나 조작된 사건이 판결의 이름으로 역사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간파하고 대처하는 데도 쓸모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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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한승헌 저 | 창비
50여 년 동안 시국사건?양심수를 변호한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자 전 감사원장 한승헌이 한국현대사의 맥락에서 17건의 정치재판을 실황중계한다. 독재정권에 맞서 흔들림 없는 변론을 펼치고, 때론 시국사범으로 몰려 수감생활을 해야 했던 한 변호사는 ‘사법의 민낯’을 제대로 알리고, 우리 국민의 ‘망각 방지’에 일조하고자 펜을 들었다.

 

 

[관련 기사]

- 정혜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 미국의 역사를 그린 하퍼 리 별세 
- 지식계의 티라노사우르스, 움베르토 에코 별세
-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리사이틀 〈AMERICAN CONNECTION〉
- 피아니스트 최영민 <보통의 피아노 201601>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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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키의 연극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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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이름은 유명하지만 정작 본 사람은 찾기 힘들다고 하는 마이너 영화에 속한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뭉친 병구와 병구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되어 납치된 강만식, 병구의 조력자 순이, 병구와 순이를 쫓는 추형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영화가 전개된다. 특유의 키치함과 발설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어이없는 엔딩으로 호불호를 갈리게 만들었던 원작을 10년이 지난 후 오랜 개발기간을 거쳐 동명의 연극 <지구를 지켜라>로 새롭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크기변환_[보도자료] 범우주적코믹납치극지구를 지켜라 4월 9일 개막_20160408.jpg

 

 

나를 괴롭히는 놈들은 모두 사실 외계인이다

 

김경주 시인의 시 「드라이아이스」에는 ‘사실 나는 귀신이다 산목숨으로서 이렇게 외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사실을 직면하면 어떻게든 버티다 나중에는 상황 자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방법과 언어를 찾으려 한다. 고통이 너무 심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고통을 잊거나,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을 볼모로 잡은 범인을 지지한다든지, 세상에 혼자 남았을 때 상상속의 친구를 만들어 낸다든지 하는 경우처럼, 병구는 권력과 폭력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잃는, 생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기꺼이 비이성적인 존재가 되어 상황을 이해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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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구가 택한 방법은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들이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지구를 무너뜨리려는 외계인이라고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오랜 연구 끝에 자신이 일했던 공장의 사장이 외계인이며, 개기일식 때까지 외계인을 고문해 왕자가 어디로 오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은 주가 조작에 연루되고 조폭을 고용해 노조 간부에게 린치를 가하며 연예인과 스캔들에 휘말리기까지 하는 권력자이다. 관객들은 SF와 코미디가 뒤섞인 상황 앞에서 코웃음을 치려다, 병구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병구의 세계가 견뎌낼 수 없는 사회를 견디기 위해 만든 위약같다는 느낌에 슬퍼진다. 지극히 악역으로 대표되는 사장을 인간답지 않게 잔인하게 고문하는 것도, 사실은 병구를 인간으로 대접해주지 않은 사회의 반작용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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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연극 무대

 

온갖 촬영 기법을 동원할 수 있는 영화와는 달리 연극은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병구를 조명한다. 제작사 페이지원과 연출가 이지나가 2년 간 고민한 끝에 조용신 작가, 음악감독 김성수, 세트디자이너 서숙진,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등 공연계 굵직한 스텝을 섭외하고 뮤지컬배우로 활발하게 활약 중인 샤이니의 키(Key)가 일찌감치 병구 역의 출연을 결정하면서 무대의 한계를 넘어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가 컸다. 연극 시연이 끝나고 기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키는 첫 연극으로 <지구를 지켜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개런티나 극장의 규모보다는 이런 좋은 작품, 장르, 콘텐츠가 있다는 자체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고 공부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지나 연출은 사실적이지 않은 과장된 연기와 육두문자를 쓴 이유에 대해 “키치적인, 만화적인 부분을 많이 골랐다. 극한의 상황에서 가해를 하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나오는 욕을 참으면서까지 우아해 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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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빠른 템포에 전자음이 가득했다. 영화의 미장센은 무대의 영상 효과로 대신했고, 원작보다는 조금 더 만화적인 느낌이 강했다. 배우들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과거를 넘나들며 심리전을 벌이고, 모자란 배역은 멀티맨 역할을 맡은 육현욱 배우가 순간순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을 이끌어나갔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위악과 폭력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아름답고 실력있는 배우들과 스텝진이 다시 불러낸 <지구를 지켜라>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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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인공지능은 현존하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 밀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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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박사가 한국에 왔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를 만났다. 무엇보다『사피엔스』에서 다룬 미래 전망, 인류의 미래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30~40년 후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세계가 올 것이라 예견했다. 거의 대부분의 직업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쩌면 지금 아이들이야말로 선생님이나 연장자로부터 배워 인생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한 역사상 첫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해 위기감을 전했다.

 

‘빅히스토리’ 『사피엔스』는 인류의 기원부터 인공지능까지, ‘사피엔스’라는 종(種)이 어떻게 살아남아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하는지를 담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독일, 중국, 브라질 등 세계 30여 개 국가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15년 말에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13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로, 초반에는 독자의 70%가 30~40대 남성이었다는 점,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한참 이슈일 때 일판매 최다부수 기록했다는 점이 흥미를 끈다. 『사피엔스』는 묻는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586쪽)이라고. 미래는 가까이 와 있다. 이제 인류는 어떤 미래가 될지 궁금해 하기보다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살아낼지 고민할 차례가 됐다. 유발 하라리 박사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에 얼마나 답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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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협이 되는 건 인공지능

 

중세전쟁사를 전공했다. 본인의 전공과 책을 쓴 계기와 어떤 관계가 있나?

 

그리 가까운 관계가 있진 않지만 중세전쟁사를 연구는 역사적 연구를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대한 기초 도구를 제공했다. 전문학자로서 갑자기 인류 역사 전체를 공부할 수는 없다. 특정 과제를 선택해 역사학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기술을 배웠다. 결국은 이 기술을 훨씬 더 넓은 범위에 적용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 책을 쓰면서는 중세전쟁사 외에 생화학, 경제학, 인류진화학 등 많은 분야를 다뤄야 했다. 

 

박사가 경험한 기술 중 가장 크게 영향 주었던 혹은 놀라웠던 기술은 무엇이었나?

 

아마도 개인적으로 가장 영향이 컸던 기술이라면 항생제와 백신이 아닌가 한다. 이게 없었다면 어렸을 때 병으로 죽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여러 기술 중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어떤 것인가?

 

가장 위협이 되는 건 인공지능이다. 왜냐하면 권위의 원천이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옮겨가면서 인류 운명에 대한 결정권을 빼앗길 가능성을 갖기 때문이다. 

 

기술 이용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해야 인류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 책에서 말했다. 그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기술 이용에 있어 현명한 선택이란 우리가 기술을 섬기지(serve) 않고, 기술이 우리를 섬기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종종 기술이 우리 인생의 문제에 답을 주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해서 기술이 우리 인생을 통제하도록 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기술은 우리가 물은 질문에만 답을 한다는 점이다. 질문하는 것은 우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문제는 개인, 집단 모두 우리가 삶으로부터, 자신으로부터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데 있다. 심지어 인생의 목적을 기술이 정하도록 하는 경우까지 있다. 우리가 자신의 모바일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시도해 보라. 어디까지가 모바일이 나를 돕는지 어느 정도라면 내가 모바일을 섬기기 시작하는지를 말이다. 

 

빅히스토리는 상당히 강자 논리를 정당화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담론이 강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지구화, 불평등을 강화할 우려는 없다고 보나?

 

제국과 제국주의, 불평등의 문제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제국과 제국주의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인류가 21세기의 새로운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전 지구적인 정치적 체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독재일 필요도, 폭력과 전쟁으로 만들어질 필요도 없지만 어떤 형태든 전 지구적인 정치 정책은 필요하다. 현재 인류가 마주한 지구온난화, 인공지능 등의 문제들은 모두 전 지구적인 것들이다. 지금처럼 200여 개의 독립국가로 분리된 정치 체계 하에서는 이런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불평등 문제는 다른 문제다. 실제로 불평등 문제가 세계적으로 많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위협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신기술, 생명공학이나 인공지능 같은 기술 때문에 앞으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다. 기술을 지배하는 아주 소수의 엘리트가 세상의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질 것이다. 사실 불평등 역시 인류가 마주한 전 지구적 문제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최근 있었던 ‘파나마 문서 스캔들’에서 볼 수 있듯, 조세회피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제 협력이 없이 단일 국가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강대국 중심이 아니라 소규모 집단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현재는 강자가 지배하는 전 지구적인 정치체계의 위협보다 인간이 흩어질 때의 위협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작은 집단의 문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문제, 가령 지구온난화를 이해할 수 있거나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대사회에서는 농경부락이나 부족들이 제국 없이도 잘 살 수 있었다. 마을에서 마주할 위협이란 국지적인, 지역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굉장히 다른 상황이 됐다. 솔직히 현재 기술 정도 아래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멈출 유일한 방법은 경제성장을 멈추는 것뿐이다. 그러나 어떤 정부도 의도적으로, 공식적으로 기꺼이 경제성장을 멈추겠다고 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정부는 공식적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가장 큰 가치는 경제성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미국 자본주의, 인도는 힌두교, 이란은 이슬람, 이렇게 말은 하지만 이들 나라의 제1가치는 경제성장이다. 어떤 국가도 고의적으로 경제성장을 포기한다고 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개별 국가 위에 존재하는 전 지구적 힘, 정책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전 지구적 문제, 생태계 문제나 지구온난화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녹색당과 같은 대안적 정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탈노동으로 가는 경향에 대해서는?

 

녹색당은 무척 고무적인 정치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국이 자국의 정책을 결정하고, 경쟁하는 한 녹색당이 집권해도 생태계 위협, 지구온난화 같은 세계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래기술은 모르겠지만 현재 기술 아래서는 경제성장을 멈추지 않고는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는 없다. 어떤 정부도, 심지어 녹색당이 집권한다 해도 경제성장을 멈추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화가 날 것이고, 선거에서 질 것이고, 정권을 뺏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모든 중국인, 인도인, 아프리카인들이 미국과 똑같은 생활수준을 누린다면 세계경제는 무너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미국이 먼저 그 자리에 갔다고 미국만 그것을 계속 누리고 우리는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반면 미국 대통령이 국민에게 생활수준을 낮추자고 했을 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탈노동은 이 교차로에서 나오는 새로운 모델 중 하나다. 지금은 일을 해야 수입이 있다는 것인데 일을 안 해도 수입이 있는 모델이 있을까 탐색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례도 없고 현실적용 가능 여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새로운 모델이 근사해보여도 실험을 해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공산주의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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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필요

 

인공지능이 10년 안에 인류를 앞설 것이라고 보았다. 어떤 점에서 그런 생각을 했으며, 구체적인 해결책이 있는지 답변 바란다.

 

10년은 좀 짧은 것 같고, 30~40년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현존하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라 예상이 된다. 새로운 직업이 생기겠지만 그때가 되면 인공지능이 새 직업을 인간보다 잘 해낼 수 있을 테니 그 역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적 기술이 이런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란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생물학을 공부해보면 감정이란 영적인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 생화학적 과정,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해서 만들어진 생화학적 알고리즘이다. 때문에 인간의 감정지능이 인공지능보다 뛰어날 것이라 확신할 근거가 없다. 예를 들어 이미 인공지능이 감정을 알아차리고 분석하는 데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얼굴표정, 목소리, 단어 선택 등을 분석해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는 데 더 뛰어나다. 현재, 이런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이 없는 상태다.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적 모델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현존하는 모델은 모두 산업혁명시대, 농업혁명시대에 물려받은 유산이다. 산업혁명시대로부터는 사회주의나 자유주의를, 농업혁명시대로부터는 기독교나 힌두교를 물려받았다. 이런 것으로는 새로운 생명과학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직면할 수 없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좋은 질문이다. 왜냐하면 현재는 학습하는 내용의 80~90%가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쓸모없는 것이 될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업시간이 아니라 휴식시간에 배운 것들이 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더 쓸모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교육체제는 지금의 정치, 경제 체제와 마찬가지로 산업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 건지 준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은 앞으로 30~40년 후, 2050년대가 어떻게 됐을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그것 하나뿐이다. 어쩌면 지금 아이들이야말로 선생님이나 연장자로부터 배워 인생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한 역사상 첫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만일 아이들이 부모에게 조언을 듣기 위해 갔을 때 부모가 자기 경험에 따라 직업, 가족, 사랑을 가르친다면 그것은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어떤 상황이나 도전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늘 변화하며 사는 방법, 모르는 것을 마주하는 방법일 것이다. 지난 교육은 중요한 질문에 대해 존재하는 답을 가르쳐주고 성인이 됐을 때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쳤다. 그래서 삶은 두 시기로 나뉘었다. 배우는 시기와 써먹으며 사는 시기로 말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류는 계속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굉장히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렵다. 15살 때 스스로를 새로 만들기는 쉽지만 50세에 스스로 다시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책에서 인류의 행복을 이야기했다. 지금 얘기로는 인간이 더 행복해지지 못할 것 같은데, 어떻게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심오한 질문이다.(웃음) 역사적으로 인간은 늘 주변을 바꿈으로써 행복해지려고 했다. 환경을 바꾸고, 경제체제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면 내가 드디어 행복해질 수 있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내면을 바라본다. 바깥세상을 바꾸는 건 많이 해봤다, 하지만 아직도 만족을 못 해, 이제 내면을 들여다보자,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생화학적 조성, DNA, 두뇌를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인간이 무엇을 성취하든 인간 본성은 무언가를 더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각자가 자기 마음 가장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성취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인간 본성은 이런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더 많은 성취를 원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변하지 않으면 바깥세상을 얼마나 바꾸든, 내면을 얼마나 바꾸든 만족하기는 불가능하고, 갈망만 더 늘어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은?

 

나는 불교 전통에서 온 ‘위빠사나 명상’을 수행한다. 매일 두 시간 씩 명상한다. 매년 30일~60일 정도 명상 수행을 한다. 세상의 연락, 이메일이나 전화도 받지 않고. 이게 누구에게나 다 효과가 있을지 보장할 수 없지만 내게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내게는 이것이 집중력, 인생의 균형을 잡고, 나는 누구인가, 세상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를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신이 누구인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모르고는 평화나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마음과 육체의 경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나?

 

마음은 지금까지도 과학이 이해에 실패한 주제다. 과학이 몸과 두뇌를 이해하는 것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마음이란 두뇌가 만들어내는 거라고 과학자는 가정한다. 과학자들은 뇌에서 수백만의 뉴런이 전기신호로 전달되면 분노나 사랑, 증오 같은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가정한다. 실제로 두뇌의 이 부분이 이런 패턴으로 불이 들어오면 화를 낸다, 이런 패턴으로 불이 들어오면 기쁨을 느낀다는 정도까지 정확히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수백만의 뉴런이 전기신호를 쏘는 것이 어떻게 이런 주관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인공지능에 의식이 아직 없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이지 ‘인공의식’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아무리 힘세고 가장 강력한 컴퓨터도, 가장 발달한 소프트웨어도 의식은 0이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 경기할 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경기 도중 불안도, 이겼다는 기쁨도 느끼지 못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결합의 파괴다. 지금까지는 지능이 높은 것은 늘 높은 의식수준과 함께였지만 이제 지능은 극도로 높은데 의식은 없는 상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영생, 불멸의 길로 갈 거란 전망을 했다. 박사에게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과학자들이 영생이나 불멸을 얘기할 때 알약을 만들어 그것을 삼키면 백만 년 산다, 이런 것은 아니다. 지금의 논의는 치료다. 가령 70세 사람이 병원을 가서 이 치료를 받으면 10년은 건강하게, 40년 된 몸으로 10년 더 살 수 있게 해주겠습니다, 이런 식이다. 대부분은 하겠다고 할 것이다. 다시 10년 후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지난 10년간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습니다, 이 치료를 받으면 20년 더 살 수 있습니다, 치료 받겠습니까, 하면 대부분은 또 네, 할 거다. 다음 세기쯤에는 이것이 가능할 정도까지 과학이 왔다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도 이곳에 있는 우리는 이런 혜택을 받기는 늦지 않았나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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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누리고 있다

 

역사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말에 공감했다.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역사적으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굉장한 위기가 있었다. 지금, 전 지구적으로 경제 위기 심하고, 한국은 분단국가라는 특수 상황까지 있다. 이런 것들을 지나 어떻게 가야할지 많이 위기감을 갖고 있다. 이런 위협적인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맞다, 새로운 모델은 큰 전쟁이나 갈등, 재앙의 결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산업혁명 때 20세기에 큰 갈등을 겪은 후 새로운 모델이 나왔는데 어쩌면 진보에 치르는 대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면 좋아질 거라 기대하지만 그것이 늘 혼돈을 불러오게 된다. 그것에 맞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까지는 죽음과 고통, 파괴를 불러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모델을 평화적으로 만들어 낸 반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핵무기가 나오고 그 대응으로 강대국이 짧은 시간동안 정치 지정학적 룰을 완전히 바꿔놨기 때문에 3차 세계 대전 같은 전쟁도 안 일어났고 1945년 이후 핵무기도 사용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현재 인류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누리고 있다. 이것은 많은 부분 핵무기 덕분이다. 인류가 핵전쟁이라는 도전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결한 것을 보면 다른 위협적인 기술, 인공지능 같은 기술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한다.

 

20세기 가장 큰 혁명은 페미니스트 혁명이었다.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거의 모든 사회에서 늘 가부장제 체제였다. 여성은 열등하고 정치적, 사회적 낮은 지위를 누려왔다. 우리 세대가 완전한 남녀평등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페미니스트 혁명은 어떤 사회적 혁명보다도 사회구조를 기본부터 뿌리 깊게 바꿔놓았다. 이것이 거의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죽은 사람은 별로 없다. 

 

박사는 낙관적이란 생각이 든다. 한국은 출산율 문제가 심각하다. 몇백 년 뒤에는 한국인이 얼마 남아있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는데, 박사는 어떻게 낙관하나?

 

출산율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사람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 좋은 소식이라 생각한다. 지구상에는 인간이 이미 너무 많으니까. 한국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저출산은 언제나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여성이 스스로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나온다. 생태학적으로도 70억 인구 대신 10억 인구라면, 좋은 소식이다. 한국도 과거에 지금보다 인구가 훨씬 적었을 때가 있었다. 나는 그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훨씬 적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면 인구가 많고 불안하고 힘들고 문제가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간 인류는 늘어나야 한다는 게 주된 담론이었다. 인류가 줄어야 한다면 박사가 생각하는 인류의 적정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이 문제의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숫자를 댈 순 없지만 대부분의 전문가가 70억은 너무 많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생활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이렇게 많은 인구는 지구라는 행성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행성으로만 봐도 인류 줄어드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사피엔스 입장에서 『사피엔스』라는 책을 썼다. 얼마나 객관적으로 썼다고 생각하나?

 

역사가 완전 객관적이기는 불가능하다. 관점에 영향 받기 때문이다. 진실만을 얘기했다 하더라도 얘기한 것과 얘기하지 않는 것의 선택은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사피엔스니까 아무래도 사피엔스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일부러 다른 종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소, 돼지, 말 같은 다른 동물에게도 감각과 감정이 있다. 행복과 절망을 느낀다.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 같은 역사의 큰 사건들이 사피엔스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쓰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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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

 

중국, 대만을 들렀다 왔다고 들었다. 책은 30개국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같은 책을 보더라도 나라별 반응에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 중국, 대만, 한국에서 어떤 것을 느꼈나?

 

이것이 한국에서 하는 첫 인터뷰라 한국에서 어느 부분에 집중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웃음) 그렇지만 오기 전에 했던 이메일 인터뷰를 보면,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핵심이 되는 큰 우려는 어느 곳이나 똑같았다. 모든 곳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불평등, 인류의 미래, 인공지능, 교육, 지구온난화를 걱정한다. 이것은 모두 전지구적인 문제다. 그러니 이스라엘, 멕시코, 한국 사람들에게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이런 측면에서는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무엇을 보았나?

 

중국에서는 물론 지난 몇십 년 희망적인 면도, 긍정적 발달도 많이 있었다. 내가 1976년생인데 마오쩌둥이 죽은 해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중국과 76년의 중국을 비교해보면, 물론 지금도 개선의 여지가 많이 있지만, 엄청난 발전을 했다. 아마도 지금의 중국 정부는 중국 역사상 대량 기근을 마주하지 않은 역사상 첫 정부일 것이다. 지난 30년~40년간 중국인이 누리는 생활수준 향상은 놀랄 만하다. 또한 중국이 세계의 열강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중국은 책임감 있고 온건한 편이다. 남중국해 긴장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넓은 역사적 시각으로 다른 열강으로 떠오르는 나라들의 행동을 봤을 때는 중국은 상당히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편이다. 

 

신간 출간 예정이 있나?

 

영어로 9월 출간 예정이고, 한국은 번역 과정을 거쳐 1년 후 나올 예정이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예측이나 예언서가 아니다. 인류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예언서라기보다 여러 가능성, 여러 기회, 여러 위협에 대해 접근하려는 시도다. 미래에 대한, 어떻게 행동을 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로가 있을지에 대한 지도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진짜 무엇을 할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지금 박사가 가장 천착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새 책을 막 끝냈다. 새 프로젝트는 『사피엔스』에 기반을 둔 아이들 역사책을 쓰는 것이다. 빅히스토리가 무엇인가를 10세~11세 아이들이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쓰려고 하고 있다. 

 

한국 첫 방문이다. 인상이 어떤가?

 

베이징보다 공기 훨씬 좋다.(웃음) 이건 지금 나의 평소 목소리가 아니다. 베이징에서 심각한 목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갔어야 했다. 그래서 거의 한국을 못 봤다. 공항, 병원, 이곳, 이렇게밖에 못 봤다. 지금까지 본 건 다 좋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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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스유발 하라리 저/조현욱 역/이태수 감수 | 김영사
멀고먼 인류의 시원부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쳐 끊임없이 진화해온 인간의 역사를 생물학, 경제학, 종교학, 심리학, 철학 등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고 생생하게 조명한 전인미답의 문제작. 호모 사피엔스부터 인공지능까지, 기나긴 역사의 시간을 한 권으로 써내려간 문명 항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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