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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남자와 늑대 그리고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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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티저(최종)20160730(로고최종)(웹용).jpg

 

창작 뮤지컬 <더맨인더홀>이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였다. <더맨인더홀>은 <라이어>, <우먼인블랙> 등 여러 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한 이현규의 작품으로 이번에는 현대인의 잔혹동화를 그렸다. 이 작품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명과 무대연출, 예측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무장해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9월 9일부터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앞두고 9월 8일 오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닮은 주인공 ‘하루’는 어느 밤 연인 ‘연아’를 만나러 연아의 집 앞으로 간다. 불행하게도 하루는 그곳에서 강도를 만나고,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뜬다. 하루가 깬 곳은 다름 아닌 맨홀 안. 맨홀 안에 있는 남자, 두려움에 떠는 하루가 들은 것은 낯선 늑대의 소리였다.
한편 맨홀에서 구조된 하루는 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 실종된 연아를 찾기 위해 분주한 형사들과 그 틈에서 불안한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는 하루. 조각난 퍼즐처럼 증거를 재구성하던 ‘형사’는 이 사건에 뭔가 비밀이 있음을 눈치 챈다.
이현규 연출가는 어두운 분위기의 이번 작품에 대해 “원래 좋아하는 것은 코미디”지만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우먼인블랙>이 공포스릴러, <퍼즐>이 미스터리스릴러였다면 이번 <더맨인더홀>은 판타지스릴러”라고 설명했다.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 넣으면 과연 어떤 것이 튀어나올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이 이 작품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며 이 작품에서 인간의 본성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배경과 인물, 사건으로 짐작할 수 있듯 배역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주인공 ‘하루’역을 맡은 배우 임강성은 “어두운 작품을 많이 했다. 무대가 익숙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한 “‘하루’는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살면서 쌓인 감정들이 큰 사건을 만나며 또 다른 자아로 발현되는 인물이다. 사람을 누구는 착하다, 누구는 나쁘다, 라고 말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어떤 면은 착하지만 어느 순간 다른 모습이 보이게 마련이다.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말로 관전 포인트를 짚어내기도 했다.

 

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음악이다. 무대 한쪽에 자리를 차지한 피아노와 감정을 증폭시키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그 자체로 극이 된다. 이현규 연출가는 음악을 “사회자, 극을 끌고 가는 또 다른 객체로 설정했다. 극과 분리되지 않도록 연출했다.”고 말하며 음악에 집중해주기를 당부했다. 과연 존재감이 대단했다.

 

어떤 무엇이 아닌, 어떤 누구가 아닌 그냥 너
어떤 무엇이 아닌, 어떤 누구가 아닌 그냥 너
누군가 눈에 비친 나의 모습, 내 눈망울에 비친 너의 모습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의 모습
지금 그대로를 받아들여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중략)
네 안의 또 다른 나, 내 안의 또 다른 너
두 개의 달이 뜨는 밤, 달을 향해 소리를 질러
달의 정령이 달의 눈물로 너의 온몸을 적셔줄 테니
(‘세 개의 나, 내 안의 너’넘버)

 

더맨인더홀_늑대(김찬호)_하루(김영철).jpg

 

<더맨인더홀>에서 흥미로운 점은 프로이트의 방어기제를 언급한 부분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하루의 심리를 통해 현대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다루고자 했다. 이현규 연출가는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억압과 분리, 해리 현상을 이야기했다. 큰 정신적 충격이나 감내하기 힘든 상태가 되면 스스로가 만든 방어기제에 의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다. 극에서 일어나는 사건 자체가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분리와 해리 현상까지 겪게 된다. 나중에는 ‘늑대’라는 캐릭터까지 만난다. 이 늑대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주인공 속에 있던 또 다른 감정이 형상화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출가가 언급한 대로 ‘늑대’ 캐릭터는 극에 새로움을 더하는 중요한 장치다. 화려한 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불분명한 존재로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더구나 사회에 짓눌려 살아온 주인공 하루가 야생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늑대에 평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이 캐릭터는 무척 상징적이다. ‘늑대’역의 배우 고훈정은 “‘하루’와 ‘늑대’는 교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늑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루에게 ‘이겨내라, 강해져라’라고 얘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이 동화처럼 펼쳐진다. 음악 선율 또한 아름답다. 그런 것들이 관객들에게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판타지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의 그릇에 담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더맨인더홀>은 분명 만족을 선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현규 연출가는 “열려있는 부분,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이야기가 관객 분들의 상상과 만나 더 큰 세계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환영인사를 건넸다.
공연 예매는 예스24, 인터파크, 옥션 등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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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벨문학상, 포크송의 대부 밥 딜런에게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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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노벨문학상은 놀랍게도 밥 딜런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가수 겸 시인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목했다. 선정 이유로는 “위대한 미국 음악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밥 딜런은 1997년 처음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한국에는 시인으로서의 면모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밥 딜런은 10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의 성공을 통해 사회적 저항 운동계의 상징적인 음악가로 더 많이 알려졌다. 1982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1988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2000년에는 폴라음악상을 수상했다. <타임지>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밥 딜런을 선정하기도 했다.


그가 지은 가사의 시적인 면모는 대중 음악의 가사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대중 음악 장르로 치부된 포크를 현대 예술 장르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로 회자되기도 한다. 미국 연방법원은 통신사업자들 사이의 소송에서 판결문에 “아무것도 없으면, 잃을 것도 없다(When you got nothing, you got nothing to lose)”라는 밥 딜런의 노래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의 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국가 최고 권위기관이 대중가요 가사를 판결문에 인용한 사례로는 최초였다.


밥 딜런의 가사는 때론 메시지의 파악이 어려워 ‘난해한 현대시’에 비교되기도 했다. 1960년대 중반 <Another side of Bob Dylan>, <Bring it all black home>, <Highway 61 revisited>가 연속 발표되었을 때, 미국 각 대학의 영문과에 ‘밥 딜런 시분석’ 강좌 개설이 유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인들에게도 이 정도인데 한국에서 딜런의 시나 가사를 집중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메시지가 확연한 「Blowin’ in the wind」 정도가 유명해졌지만 1970년대 중반에 반전(反戰) 노래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방송과 판매가 금지되었다. 그 외 회자된 노래로는 「One more cup of coffee」나 「Knockin’ on heaven’s door」등이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대부분이 소설가이거나 시인, 극작가이지만 작가가 아닌 수상자가 나오기도 한다. 이제까지 테오로도 몸젠(1902), 루돌프 오이겐(1908), 앙리 베르그송(1927), 버트런드 러셀(1950), 윈스턴 처칠(1953)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노벨'문학상'으로 번역되어 단순히 문학을 창작하는 사람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Literature'는 쓰는 행위 일반을 통칭하기 때문에 사상과 문체에 따라 문학가가 아니더라도 받을 수 있다.

 

 

엄마, 제 총을 땅에 버리세요

저는 더 이상 그것들을 쏠 수 없어요

길고 검은 구름이 내려와요

저는 마치 천국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아요

 

- ‘Knocking on heaven’s door’ 가사 중

 

 

 

관련 도서

 

음유 시인 밥 딜런
손광수 저 | 한걸음 더

딜런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처음 추천된 시점은 1997년이었고, 그 추천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그의 언어와 음악은 시와 음악 간의 핵심적이며 오랜 기간 존중되어 온 관계가 회복되도록 도왔고, 세계 역사를 변화시킬 만큼 세계로 스며들었다.” 많은 이가 밥 딜런의 노래 가사가 시적이라고 하고 또 그를 시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밥 딜런의 노래 가사가 어떻게 시적인지, 그래서 그를 시인이라고 불러도 좋은지에 대해 정면으로 다루는 글은 없었다. 이 책은 우선 그것을 다룬다.

 

 

 

 

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 저/양은모 역 | 문학세계사

딜런의 눈과 열린 마음을 통해 우리는 그가 처음 맨해튼에 도착했던 1961년의 그리니치 빌리지를 본다. 딜런에게 뉴욕은 밤을 새는 파티와 문학적인 각성과 덧없는 사랑과 진실한 우정의 가능성을 지닌 마법의 도시였다. 슬픔이 섞여 있는 회상은 꿰뚫는 듯 아픈 추억으로 중단된다. 이 책에서 잠시 뉴올리언스, 우드스톡, 미네소타를 들르는 여행은 특별한 시기에 대한 은밀하고도 개인적인 회상이다.

 

 

 

On the Road with Bob Dylan
Larry Sloman 저 | Crown/Archetype

1975년, 8년 간의 격리를 끝내고 밥 딜런은 사이키델릭 카니발 같은 전국 투어 음악 쇼를 꿈꾼다. 그 꿈은 현실이 되어 'On the Road with Bob Dylan'에서 딜런과 롤링썬더가 미국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대 뒤 상황을 보여준다.

 

 

 

 

 

예스24 노벨문학상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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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많은’ 독자들에게 통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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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잘 나간다. 출판사에서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출간 4주 동안 그냥 잘 나갔다.” 프랑스 심리치료사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저서, 『나는 왜 네가 힘들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등을 출간한 박윤우 부키 출판사 대표의 말이다. 박윤우 대표는 “출간 후 6주가 고비인데, 6주까지 잘나간 책은 계속 잘나갈 수 있다. 부랴부랴 뒤늦게 마케팅을 했고 특히 젊은 독자들과 통했다”고 밝혔다. 부키에서 나온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책은 총 4권. 지금까지 판매된 책을 합하면 약 20만 권이다.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프랑스에서는 저명한 심리전문가이지만,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국내 20, 30대 젊은 독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사랑을 받은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에릭슨 최면요법, 교류분석 등을 공부하고 현재 심리치료사, 자기계발 강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관계에 특히 관심을 갖고 17년 넘게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조종에 관해 많은 책을 썼고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최근작 『나는 왜 네가 힘들까』을 통해 우리가 왜 정해진 사람과 정해진 싸움을 반복하는지, 심리 게임을 주도하는 세 가지 유형은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소모적이고 상처만 남기는 심리 게임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2012년 출간된 『굿바이 심리 조종자』를 시작으로 지난 10월 『나는 왜 네가 힘들까』를 펴낸 크리스텔 프티콜랭이 지난 11월 7일, 내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감하는가?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크게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 책들이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하다. 이 성공이 더욱 뜻깊은 것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전체 인구에서 약 10-15%라는 사실이다. 이 작은 범위의 사람들로부터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놀랍고 뜻깊다.

 

생각이 많은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생각이 많은 사람은 신경회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복잡한 연상 작용을 통해 생각을 한다. 내가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두뇌사용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내가 혹시 미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나는 왜 이렇게 외로움을 느낄까?’라는 문제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이 비단 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병적으로 친절하다. 동시에 세상에 악한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심리치료를 통해 피해자들이 심리조정을 하는 사람들의 손아귀 안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나는 왜 네가 힘들까』에 등장하는 심리조정자는 어떤 사람인가?


변덕스럽고 못된 아이들처럼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변덕에 타인이 맞춰주기를 바란다. 심리조정자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대는데,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거짓말을 듣고 계속 의심한다. 그가 정말 이 말을 했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건 아닐까? 의구심을 갖는다. 타인이 악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면 인간관계에서 큰 문제를 겪는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게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심리 게임에 말려들었음을 보여주는 징표들을 살펴보면, 내가 원하던 바와 정반대되는 결과를 얻었을 때, 소득 없이 짜증나는 대화로 에너지를 낭비한 기분이 들 때, 인간관계상의 어떤 사건을 매듭지으면서 결국 당한 사람은 나라는 생각이 들 때, 계속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화가 끝날 때까지도 해결이나 진척이 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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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혼밥, 혼술 등 개인주의 문화가 점점 발달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즐기는 문화가 발달하고 있는데,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나?


타인과 너무 오랫동안 가까이 있으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외로움 역시 자신을 갉아먹게 되는 현상이다. 개인주의는 현대사가 만든 하나의 질환이라고 생각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 스스로 자기 자신으로 있는 것이다. 나는 평소 즐거운 일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그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즐거운 순간이 있는데 나 혼자만 알고 있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정착되는 현상은 기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로부터 수백 통의 메일을 받는다고 들었다. 한국 독자에게 받았던 메일은 어떤 내용이었나.


18살 어린 독자에게 받은 메일이 기억난다. “작가님이 세상에서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슬프다. 18살 소년을 이해하는 사람이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나라는 사람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해 받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중국에서도 출간 예정이다.


이제 내 책들이 내 손을 조금씩 벗어나는 느낌이다. 책들이 앞에서 달려가는 느낌이 들고, 나는 그 뒤를 쫓아가고 있는데 그 후에 일어날 일들은 나도 짐작이 되지 않는다.

 

나라마다 독자의 반응이 다른가?


편지로 읽게 되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똑같다. 그래서 더 놀랍다. 다시 말해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문제나 고민이 한 나라의 문화적 특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의 신경학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책에 대한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나는 왜 네가 힘들까크리스텔 프티콜랭 저/이세진 역 | 부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로 수많은 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었던 크리스텔 프티콜랭이 답답한 ‘심리 게임’을 풀어낼 명쾌한 처방을 들고 돌아왔다. 그녀는 이 책에서 우리가 왜 정해진 사람과 정해진 싸움을 반복하는지, 소모적이고 상처만 남기는 이 게임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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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키니 “독서는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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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제프 키니 첫 국내 기자간담회 모습(2).jpg

 

12월 13일 오전 서울 북카페 산 다미아노에서 윔피 키드』시리즈의 저자 제프 키니의 첫 국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윔피 키드』시리즈는 공책에 그린 듯한 디자인과 간단한 선으로만 이루어진 캐릭터 등 다른 만화와 차별화된 스토리와 형식을 가진 책이다. 지금까지 47개국에 번역되어 1억 8천만 부가 팔렸고, 저자는 <타임> 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윔피 키드』의 주인공인 ‘그레그’는 평범한 중학생 소년으로, 집에서는 심술궂은 형 로드릭과 응석받이 동생 매니 사이에 낀 신세다. 학교에서는 덩치가 큰 아이들에게 치이고 여자애들에게 무시를 당한다. 그러나 2004년 어린이 교육용 사이트인 펀브레인닷컴(FunBrain.com)에 웹툰 형식으로 먼저 연재된 사고뭉치 그레그의 이야기에 어린이 독자들은 열광했다. 이렇게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개정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에 온 저자 제프 키니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부족한 점이 많은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


왜 작고 부족한 점이 많은 아이를 주인공으로 세우셨나요?


그레그는 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저도 결점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첫 번째 시리즈를 쓸 당시 『해리 포터』를 읽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주인공 해리포터는 수세에 몰린 약자 역할을 맡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용감하고 유능하며 심지어 퀴디치 같은 운동도 잘하는 만능 인물로 그려지고 있어요. 저는 그런 주인공보다, 정말 약하고 부족한 주인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미국의 만화를 생각하면 슈퍼히어로물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기존의 히어로물 캐릭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저도 만화 입문은 슈퍼 히어로물로 시작했습니다. 그다음에 읽은 게 『도널드 덕』이었죠. 하지만 저는 『도널드 덕』이 더 재미있었어요. 작고 볼품없을 수 있는 캐릭터가 히어로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성공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 가는 방법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세 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포맷을 들 수 있죠. 기존 만화 장르와 다르게 글과 그림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가 상호작용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하고요. 세 번째로는 정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책을 쓰려고 노력한 진정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진정성 때문에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을 내려다보면서 쓴 게 아니라, 아이들의 눈에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른들을 독자층으로 생각하고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을 내자고 하셨을 때는 어떠셨나요?


꼬박 팔 년을 매달려 첫 번째 책을 저술했는데, 처음에는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방식의 책을 만들고자 했었는데, 말씀하신 대로 출판 담당자가 아동용 책으로 나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고요. 아동용으로 내면서 책의 내용을 특별히 손질하지는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가 요즘 어린 독자에게도 충분히 다가갈 만한 이야기였고, 제 감성 자체가 여전히 어린이 감성이었던 것 같아요.

 

윔피 키드』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단순한 그림체인데요. 작가님의 그림체를 스스로 생각하시기에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점수를 매길 순 없겠지만, 어렸을 때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던 때부터 단순하게 그리기를 버릇했었어요. 이후 만화 작업 이론에 관해 실질적으로 배워나가면서 만화가 단순함의 미학을 살린 예술 장르라는 걸 배울 수 있었고요. 지금도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면 가능한 단순함의 미학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특히 선은 가능하면 적게 그려서 ‘버릴 게 없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 제프 키니 첫 국내 기자간담회 모습(4).jpg

 

 

관심있는 책을 읽어야 독서에 취미가 생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책을 안 읽고 게임만 한다고 걱정이 많습니다. 부모로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독서 지도 방법이 있나요?


정말 좋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아들이 둘 있는데요. 아이들은 정말 빠르게 큰다는 걸 느낍니다. 큰 아이는 이미 키가 저만큼 커서 징그럽기도 하고요. 제 아들 중 하나는 스포츠에 열광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어도 꼭 스포츠와 관련된 책을 읽습니다. 기본적인 방침은, 책을 읽을 때 내용 자체에 관심이 있어야 책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심 분야에 대해서 책을 읽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책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중요합니다. 이 성취감에 기인해서 아이들은 또 다른 책을 찾고 독서에 취미를 붙이게 됩니다.

 

아이들의 심리가 잘 나오는 책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나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어떤가요?


책 자체가 ‘그레그’의 관점으로 쓰였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믿을 만하지 않고 모범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책에서 명시적으로 주인공이 완벽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도 이 아이를 보면서 닮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 함께 웃는 것에 그칩니다.


처음 출간할 때에도 부모님들이 그레그를 어린 독자들이 롤모델처럼 생각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곧 잠식되었는데, 왜냐하면 학부모들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이들이 충분히 판단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걸 이해하셨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학부모 입장에서도 이 책이 아이들을 독서의 세계로 더 이끌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국 학생들이 굉장히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교 커리큘럼 자체도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고 들었고요. 어린 시절을 거쳐 온 어른으로서, 즐거움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보면 어떻겠냐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요.

 

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제프 키니는 한국의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윔피 키드』작품을 소개하고 캐릭터를 함께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조희연 교육감과의 대담을 비롯해 고궁 투어, 사인회, 작가와의 만남, 강연 등 다양한 행사를 소화했다.

 


 

 

윔피키드제프 키니 글그림/김선희 역 | 아이세움
<윔피 키드> 시리즈는 공책에 그린 듯한 디자인과 간단한 선으로만 이루어진 캐릭터 등 다른 만화와 차별화된 스토리와 형식을 가진 책이다. 지금까지 47개국에 번역되어 1억 8천만 부가 팔렸고, 저자는 <타임> 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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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 김기홍’ 박사의 삶과 업적에 관한 최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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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는 빛나는 행적과 숭고한 정신적 유산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미처 다가가지 못한 인물들이 있다. 의당 김기홍 박사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번에 출간된 『의당 김기홍』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의학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한 인물의 치열했던 삶과 뛰어난 업적에 관한 기록이다.

 

고(故) 의당 김기홍 박사는 국내 진단검사의학의 초석을 다진 의학자이자 교육자ㆍ헌혈운동의 선구자ㆍ탁월한 병원경영자로, 한국의학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진단 검사의학 분야를 개척하고 당시에는 드물었던 의료서비스의 개념을 도입하여 병원경영을 쇄신하고 진료시스템을 세분화, 전문화하는 개혁을 이루어냈다. 또한 후학양성과 의료계의 개혁,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한 의학교육자였으며, 도리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로 행하지 않는 냉철함과 의연함을 바탕으로, 병원의 공익성에 대한 일관성 있는 신념과 철학을 펼쳐나갔다.

 

그의 많은 업적 중 특히 단시간 내에 매혈풍토를 헌혈로 전환시킨 시민운동가 차원의 적극적인 헌혈운동은 지금까지도 실천되고 있을 만큼 우리 사회를 혁신시키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한국헌혈운동사 및 한국의학사에 길이 기록될 만한 일이다.

 

이 책은 한 인물의 개인적 삶의 궤적을 뒤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많은 시대적 고난 속에서도 역동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일궈온 한 의학자를 통해 우리는 치열했던 한국의학의 역사와 현재를 만나게 된다. 또한 사랑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고 변화와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의 삶 속에서 한국 근대화를 이끌었던 커다란 동력을 만나게 된다. 국내인물 평전이 드문 국내 출판시장에서 그의 발견은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닐 것이다.

 

의당은 경기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히메지고등학교를 거쳐 동경제국대학 의학부에 입 학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으로 편입, 1947년 7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제1회 졸업생이 되었다. 그 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군의관으로 입대해 그곳에서 미군의 높은 의료기술과 병원시스템을 경험한다. 특히 환자의 혈액을 비롯한 각종 가검물(可檢物)을 이용해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임상 병리(臨床病理)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나게 된다. 군복무중이던 1955년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유학을 떠나 전쟁 중에 미군들과 같이 일하면서 경험했던 선진의료기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1958년 전역 후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창설요원으로 참여하여 유럽에서 파견된 세계적인 의사들과 3년여 같이 근무하였다. 그 후 1960년 10월 수도의과대학의 병리학교수로 부임하여 1986년 2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정년을 맞을 때까지 후학양성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교육자였고, 탁월한 병원행정가로도 평가 받고 있다.

 

한국의학계를 밝혔던 의당의 발자취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한혈액학회장(1968~1970), 대한병리학 회장(1973~1974),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학회장 (1976~1980), 대한의학협회부회장(1976~1981), 대한임상병리학회장(1980~1984), 대한수혈학회장(1985~1986)을 역임했으며 1986년 8월 대한민국학술원 정회원에 추대되었다. 의학적ㆍ사회적인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10월에 제3회 대한의학협회(현 대한의사회) 학술상을 받은 것을 비롯, 1974년 4월 국제라이온스 309-A지구 총재 표창, 1976년 4월 대통령 표창, 1980년 4월 한국화이자 의학연구상, 1985년 5월 백남학술상 의학부문상, 1985년 10월 적십자 박애장 금장을 수상했고, 별세 후인 2002년 9월 대한수혈학회 학술공로상, 2009년 2월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로슈공로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처럼 많은 업적을 세운 의당은 1986년 12월 5일 향년 66세로 타계하였고 현재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신수리에 안장되었다.

 

저자 박두현은 서문에서 자세를 낮추며 이 책은 “남겨진 가족들과 그의 제자들, 어깨를 나란히 했던 동료 의학자들이 그의 족적을 더 자세히, 더 많이, 그리고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며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은 일반 독자들에게 ‘새로운’ 역사적 인물과 조우하는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며, 다소 낯설지만 중요한 분야인 진단검사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것이 이 책 시작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한편 『의당 김기홍』을 집필한 박두현은 의학전문기자 출신의 병원홍보전문가이며 의료분야 저술가다. 1972년부터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우리나라 헌혈운동의 역사를 정리 한 『한국헌혈운동사』의 대표집필을 시작으로, 『영원한 세브란스인 김명선』 『산부인과를 사랑한 의사 낙세 노경병』 등 의료계 중진들의 전기를 저술했으며, 『향린동산에서의 회상(아주대학교 총장 고 김효규 박사)』 『하회탈 의사 허갑범(김대중 대통령주치의 허갑범 박사)』 등 13권에 이르는 회고록을 집필했다.

 


 

 

의당 김기홍박두혁 저 | 더숲
의학전문기자 출신이자 보건의료전문 매체인 시사메디인의 박두혁 대표가 펴낸 『의당 김기홍』은 한국의학의 근대화를 이끈 김기홍 박사의 삶과 한국의학사에 공헌한 업적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 문학이 삶과 유리되지 않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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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이라는 이름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다소 과감한 제목으로 낸 데에는 거의 아무것도 고정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무엇보다 종이잡지 말고 다른 형식의 활동이 두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질 거라는 걸 감안한다면 왜 ‘문학3’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는지 이해가 조금 더 쉬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3은 ‘삶’을 뜻하기도 합니다.”


문학 잡지 이름이 <문학3>이라니, ‘문학적이지 않은’ 잡지명이다. 1월 17일 <문학3>출간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김미정, 신용목, 양경언, 최정화 기획위원이 설명한 <문학3>은 잡지에만 국한되지 않은, 열린 플랫폼을 지향하는 실험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연 3회 발간하는 종이 잡지와 웹사이트(www.munhak3.com), 삶의 현장과 문학을 잇는 ‘문학몹(mob)’ 활동이 ‘문학3’을 이룬다.


출판사 창비는 문학계간지<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을 맞아 ‘젊은 문예지’를 창간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문학3>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은행나무의 <악스트>나 민음사의 <릿터>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문학 잡지와 비교하면 한 발 느린 시작이다.


소설가인 최정화 기획위원은 이제까지의 문학장(場)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가의 영역이거나 고상한 취미로 여겨졌다는 문제의식부터 시작했다.


“문학이 취향 공동체처럼 여겨지는 가운데 <문학3>은 작가도 독자도 아닌 세 번째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문단 내 성폭력, 탄핵 정국, 예술인 블랙리스트 등 일련의 사건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때로는 잡지 기획 회의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정도로 힘든 문제였는데요, 잡지 기획뿐만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문학3>의 모습이 갖추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위원들은 작가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작가가 되고, 작가가 비평가가 되는 자유로운 자리바꿈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며, 각자의 삶이 치열하게 갈등하는 현장이야말로 가장 문학적인 장소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저희가 내놓은 플랫폼이 문학3을 접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학평론가인 양경언 기획위원은 <문학3>이 “독자가 완성된 책을 소비하는 자리에만 한정”되지 않기 위해 내용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독자가 완성된 책을 소비하는 자리에만 한정된 게 아니었나 하는 게 저희 문제의식이었습니다. 한국 문학은 읽는 사람만 읽는다는 생각, 특화된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담을 쌓은 성벽 아래서 자기들만 좋아한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다른 말로 설명해 본다면 문학 속에 내 삶은 없었다는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기존 출판계에 없었던 건 아니다. 양경언 기획위원도 “최근 출간됐던 다양한 새로운 잡지가 그러한 시도”들을 했었다며 응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학3>기획위원들은 잡지를 넘어 독자가 작품을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 대화하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일 년에 세 번, 문학 잡지가 출간됩니다. 특이한 점은 좌담 형식으로 독자 리뷰가 들어가 있어요. 다양한 젠더와 세대, 직업군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작품을 어떻게 읽었는지 이야기하다 보면 인생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까지 나오게 됩니다. 문학작품을 읽는 방식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출발해 문학작품으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나누는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문학지를 넘어 문학웹에서는 ‘3X100’, ‘키워드 3’, ‘그냥 올려본다’ 등의 코너를 만날 수 있다. ‘3X100’은 300매 지면에 걸쳐서 자유로운 기획으로 글을 게재한다. ‘키워드 3’에서는 세 개 단어를 주면 그 단어를 가지고 토론할 수 있다. ‘그냥 올려본다’에는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한 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새로운 문학을 올릴 수 있다.


문학 몹(mob)은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학적 실천’으로, 집단창작회나 낭독회, 독자편집회의 등을 진행한다. 문단 내 성폭력 등을 주제로 2월 17일에 첫 번째 독자편집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문학은 모두의 말이 모두의 것이 되는 순간


잡지의 대상층은 누구인가요?


기존에는 어떤 잡지를 기획하고 거기에 독자가 호응하는 형식이었다면, 저희는 바닥에서부터 삶과 문학이 어떻게 접목되는지 고민해나갈 겁니다. 문학 잡지나 문학의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세대론을 주장하는 잡지도 있고 젊은 독자를 주요 독자로 하는 잡지도 있지만, 저희는 삶 속에 있는 분들이 문학을 공유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목표라 주요 독자층을 특별히 두진 않았습니다. 노동자, 학생, 누구나 참여해서 문학을 통해 자기 삶을 발견하는 채널을 발굴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상층이 없다는 건 잡지의 성격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닌가요?


기존의 문학은 종이 매체, 활자 매체의 발전과 같은 맥락과 과정을 겪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나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고착된 이미지로서의 문학을 버리고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궁극적으로 생물학적 연령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독자는 어떤 식으로 참여할 수 있나요?


창간호에는 독자를 섭외해서 진행했는데요, 이후에는 그 자리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껏 올 수 있게 하려는 바람이 있습니다. 웹사이트에 글을 올리실 수도 있고, 독자편집회의를 통해 의제를 받아서 독자들이 어떤 식으로 참여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문학웹에 올린 글이 잡지에 실릴 수도 있고요. 종이 잡지와 웹사이트, 현장활동이 유연하게 오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학 독자 확장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게 친근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엘리트 독자 대상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 부분도 고민을 안고 가야 하는 문제인데요. 문학이 어려워진 것인가, 혹은 문학 잡지가 어려워진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쓰는 용어가 어렵다는 문제 제기도 많이 나와서 글 뒤에 큐엔에이 형식으로 보충하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책을 통해서는 정리된 형식으로 글을 접하기를 원하고 웹상에서는 조금 더 재미있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글을 나누게 되는데, 잡지 외에도 다른 형식으로 보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연 3회 발간하는데, 다른 문학 잡지와 겹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으셨나요?


일부러 피해서 내는 시기를 결정한 건 아니고요. 문학 잡지만의 특성이 있고 제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일 년에 세 번 잡지를 내면서 나머지 기간에는 문학웹과 문학몹을 통해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문학3 (계간) : 1호 [2017] 창간호문학3 기획위원회 저 | 창비
문학은 단순히 ‘읽기’와 ‘쓰기’가 아닌 ‘하기’의 방식으로 다시 사유되어야 합니다. 여러 형태의 글은 우리에게 특유의 문학적?미적 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러나 그 경험은 읽기와 쓰기에 앞서 다채로운 삶 속에 이미 체험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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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계 거장, 민음사 박맹호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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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민음사

1월 22일, 민음사 출판그룹 박맹호 회장이 향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66년 민음사, 1994년 비룡소, 1996년 황금가지, 1997년 사이언스북스 창립 등 한국 출판계의 굵직한 회사와 여러 혁신을 전하고 난 뒤였다.


1933년 충북 보은 비룡소에서 태어난 박맹호 회장은 한국 문화계의 척박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다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에서 ‘올곧은 백성의 소리를 담는다’는 뜻의 민음사를 창립했다. 고은, 김춘수, 이문열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책을 내며 문학의 저변 확대와 좋은 작가 발굴에 뜻을 뒀다. 지금은 익숙해진 가로쓰기와 단행본 출판도 상당 부분 박맹호 회장이 민음사에서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자유풍속」으로 당선됐지만 당시 이승만 정부를 비판한 내용이 문제가 되어 당선이 취소되기도 했다. 문학으로는 이름을 알리지 못했지만 출판계에서 ‘세계 시인선’, ‘오늘의 시인 총서’, ‘세계의 문학’ 시리즈 창간 등 국내 문학의 기틀을 다지고 대중에게 문학을 알리는 데 큰 공을 들였다. ‘오늘의 문학상’, ‘김수영 문학상’도 박맹호 회장의 작품이다.


문학 외에도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이자 출생지의 이름을 빌린 비룡소, 영국의 민속학자이자 인류학자인 J.G. 프레이저의 저서 이름이기도 한 장르 픽션 전문 출판사 황금가지, 과학전문출판 자회사 사이언스북스 등 전문 영역 출판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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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민음사


출판사 외에도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국제출판협회 세계총회 조직위원장, 대한출판문화협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출판계를 책임지는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했다. 한편 2012년에는 자서전 『책』을 펴냈다. 그는 책을 통해 “‘완성된 인간’은 책 없이는 불가능하다. 출판 종사자들은 이러한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책을 펴내서 독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만날 하는 진부한 얘기 같지만, 이 점이야말로 변하지 않고, 앞으로도 쉽게 변하지 않을 사실”이라고 썼다.

 

“박맹호라는 아주 무서운 사람이 있는데 그를 만나서 굴복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부터 쟁쟁한 소설가로 알려졌고 별명조차 그가 창작한 소설의 주인공 이름으로 불릴 정도였다.” - 언론인 신동문

 

“발상에서 행동 사이에 거의 틈이 없다.” - 시인 고은

 

“그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세속과 다투지 않으면서도 세속과의 게임에서 이긴 사람이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세력화를 도모하거나 파당을 만들지 않아 문단과 예술계와 학계의 수많은 사람의 의지처가 됐다. 그의 도움으로 책을 내고 필명을 알리고도 다른 출판사로 옮겨 가 안착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서운해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박맹호는 씨앗을 싹틔우고 이앙 전까지 길러 내는 묘판(苗板)과 같은 삶을 살아왔다.” - 문학평론가 이어령

 

▶ 박맹호 회장의 주요 저서



 

 

박맹호 저 | 민음사
서울 청진동 옥탑방 한 칸에서 민음사를 창립한 이래, 문학과 인문학 출판에서 많은 업적을 쌓아 한국 최대의 단행본 출판사로 키워 낸 박맹호 회장이 '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의 답을 적은 책이다.지금까지 5000종이 넘는 양서를 출판한 그의 인생을 배제하고 1970년대 이후 한국 출판의 역사를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과 말하다박맹호, 정상우 등저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이 책은 '출판 르네상스'를 화두로 하여 출판저널 「송인소식」에서 여덟 차례에 걸쳐 실린 '릴레이 만남'의 대화 전문이다. 참여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책의 세계에서 각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열다섯 명이다. 한국 출판의 현재와 책의 미래가 이 책 한 권 속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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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 폴란드 '2016 올해의 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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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편혜영의 장편소설 『재와 빨강』이 폴란드에서 ‘2016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폴란드의 대표적 문학 온라인 커뮤니티 ‘그라니차(Granice.pl)’는 한 해 동안 출간된 도서를 대상으로 독자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이 성인 도서와 아동 도서 부문에서 각 1개 작품을 선정한다. 지난 2016년 10월, 폴란드어로 번역 출판되어 큰 인기를 끈 『재와 빨강』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인간의 부조리한 삶을 그린 카뮈와 프란츠 카프카의 문체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성인 도서 부문 ‘2016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올해의 최고 번역상’ 후보에도 올라와 있다. 한국 작가 책으로는 지난 2012년,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아동 도서 부문 ‘2012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0년 창비에서 출간된 『재와 빨강』은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쥐를 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파견근무를 가게 된 C국에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쫓기다가 쥐를 잡는 임시방역원으로 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작가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 밀도 높은 문장으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성 상실, 소통의 부재로 빚어진 절대고독을 그려냈다. 비현실적인 가상의 상황에서 현실적인 공감이라는 주제의식을 긴장감 있게 담아내 현대문명의 이면을 치밀하게 파헤친다.

 

소설가 편혜영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오이가든』『사육장 쪽으로』『저녁의 구애』『밤이 지나간다』, 장편소설 『재와 빨강』『서쪽 숲에 갔다』『선의 법칙』등을 출간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재와 빨강편혜영 저 | 창비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편혜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쥐를 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파견근무를 가게 된 C국에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쫓기다, 쥐를 잡는 임시방역원으로 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 밀도 높은 문장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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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 내 성폭력’에 관한 최초 공개 좌담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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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창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 플랫폼 <문학3>이 첫 번째 문학몹(mob) 자리를 마련했다. 문학몹은 삶의 현장과 문학을 잇는 <문학>의 활동으로,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소통을 지향한다. 지난 17일,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창비에서 진행된 문학몹의 주제는 ‘문단 내, 성폭력, 문학과 여성’이었다. 행사는 ‘묻기 위한 답하기’로 이루어진 1부와 ‘답하기 위한 묻기’의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문학평론가 양경언과 김미정의 사회를 맡았다. 두 사람은 <문학3>의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부 대담에서는 시인 유계영, 작가 은유, 소설가 이수진, 출판편집자 강소영, 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 대표 오빛나리가 참여했고, 2부는 문학비평가 심진경, 비평가 권명아, 시인 하재연이 함께했다.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1부 사회를 맡은 양경언 기획위원은 문단 내 성폭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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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양경언(좌) 작가 은유(우)

 

양경언 : 작년 10월 즈음에 SNS에서 예술계의 성폭력, 문단 내 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됐습니다. 문예지 <21세기문학>을 비롯해서 여러 독립 잡지들이 사례를 모으는 작업을 시작했고요. 여성 혐오에 대한 고백과 고발이 회자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들의 연대 모임인 ‘탈선’이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죠. 그 자리에서 실기 교사와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성폭력적인 일을 고발한 이들의 이야기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문인들 가운데에서는 페미라이터라는 이름으로 반성폭력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문학, 출판계 성폭력, 위계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작가 서약 운동도 진행됐습니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움직임도 시작됐고요. 다른 한편에서는 가해 당사자로 지목 받은 이들이 명예훼손을 내세워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가로막는 움직임들도 있었습니다.

 

대담에 참여한 이들은 지난 4개월 동안 자신이 경험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문단 내 성폭력과 관련된 일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독서 경험과 글쓰기, 문학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성찰하게 된 것이다.

 

은유 : 저에게 있어서 독서 경험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건 이후에 일어난 문단의 반응들이었어요. 저는 문인들이 모두 들불처럼 들고 일어날 줄 알았어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처럼요.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짐작만 하고 있었던 한국 사회의 모순이나 부조리함을 인식할 수 있었듯이, 문단에 암암리에 떠돌던 일들이 가시화됐을 때 굉장히 충격을 받아서 일사불란한 대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조용한 것 같았어요. 왜 그렇게 느꼈는지 생각해 보니까 일부 유명 문인들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 냉정심을 되찾고 생각해 보니, 이 말이 나온 것 자체가 굉장히 문학적인 행동이었고 변화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은유 작가는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변화를 체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수업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작품을 읽으면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는 것이다. 작가는 “독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남성 문인들이 계속 만들어내는 여성 판타지의 상을 잘 보여주는 부분들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의 오빛나리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의 경험을 들려줬다. 자신으로 하여금 문학에 애정을 느끼게 해준 작품들은 『데미안』, 『호밀 밭의 파수꾼』같은 ‘청춘에 대한 찬양’을 담은 것들이었는데, 여성 화자를 내세워 비슷한 서사를 썼더니 위협적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오빛나리 : 기본적으로 그런 문학작품에서 말하는 젊음, 청춘, 아름다움이나 예술성, 문학성이라고 상징이 되는 것들은 대개는 젊은 미모의 여성의 나체로 상정이 되는 거예요. ‘내가 여성의 육체를 굳이 욕망하지 않는데 그걸 써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부분이 없으면 마치 제가 청춘이나 열정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예요. 특히 예고에서는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예술적이어야 된다’는 경쟁심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해방적인 자유로운 인간이니까 성에 관한 이야기도 개의치 않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문학 작품들을 배울수록, 그리고 지금의 해시태그 운동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성을 말하는 자리에 여성의 자리가 없다는 거예요. 언제나 전형적인 남성 기득권적인 시선에서의 여성 육체밖에 없는 거예요.

 

동시에 그녀는 “그런 시선에 길들여져서 여성을 대상으로 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자신을 되돌아보고 몹시 괴로웠다고 했다. “나도 이 체제의 복무자였구나, 내가 받았던 피해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못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빛나리 대표는 자신에게 폭력으로 작용했던 기호들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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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 대표 오빛나리(좌) 시인 유계영(우)


문학, 스스로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


문단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에 대한 증언들은 객석에서도 이어졌다. 예술고등학교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관객은 “고등학교 때 처음 쓴 소설이 남녀의 수직적인 구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너 남자들은 다 못됐다고 생각하지? 그건 네가 편협해서 그래’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SNS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돕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문단 내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문학은 내게 생명이었고 구원이었고 빛이었는데, 성폭력을 겪고 나니까 문학과 문단이 바로 지옥이 되더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돌아갈 자리는 어디인가”라고 묻는 그들을 향해 상담 기관의 상담자가 “왜 그때 저항을 안 했어요? 왜 그때 이야기를 안 했나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일들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제 피해자들의 말하기가 시작된 것이기는 한데, 아직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방향성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며 남겨진 과제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문학몹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문단 내 성폭력의 피해자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감당해야 했던 일들을 고백하며, 실제로 상담자로부터 ‘(문단 내에서) 어떻게 위계관계가 성립이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왜 저항하지 못했나요?’라는 질문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물어보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녀는 “지금 당장 피해자한테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돼요. 그 한 마디가 그 사람을 살리는 거예요. 제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건 여러분 덕분이기도 해요.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너는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셨거든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문단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통감하며, 유계영 시인은 ‘적어도 도망 다니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들려줬다.

 

유계영 : 지금까지 저는 (문인들과의 만남에서) 성적으로 불쾌함을 느낄 만한 전조가 보이면 바로 자리를 피해버리는 식으로 도망치는 방법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이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동조자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도망 다니고 빠져나가는 와중에 가해자들은 마음대로 몸집을 불려가면서 더 대담해지고,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여성을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대상으로 마음대로 치부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거기에 제가 한몫을 거들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죄책감에 많이 시달렸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저에게 아직도 어려운 숙제예요. 그렇지만 적어도 도망 다니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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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수진(좌) 출판편집자 강소영(우)

 

이수진 소설가는 한 발 더 나아가 ‘문학이 스스로 바닥으로 내려가야 된다’고 단언했다.

 

이수진 : 지금 이 시기를 문학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바닥으로 내려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어떤 소설의 구절이 조리돌림을 당했는데, 우리 스스로 조리돌림 당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돼요.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다 독자잖아요. 시인 소설가 평론가도 기본적으로 독자란 말이에요. 그런 우리가 ‘나는 이런 점이 불편해요, 당신의 소설에서 이런 시선이 불편해요’라는 걸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대담에 참여한 출판편집자 강소영 씨는 문단 내에서 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소영 : 문단 내에서 대작가, 인기 많은 작가에게 편집권을 이야기할 수 있는 편집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면 지금 조리돌림을 당하는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을 편집했던 편집자는 그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생각을 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말할 수 없었을 거예요. 너무 대작가이니까요. 그렇다면 편집자의 경험이라든가, 1차적으로 그것에 대해서 필터링을 할 수 있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그건 (출판사) 사장님들도 만들어주셔야 되는 거고요. 편집자한테 힘을 실어주시면 말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퇴사하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환경이에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꼭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문단 내 성폭력이 문단 밖으로 새어 나온 지 6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우리는 수면 아래 잠들어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알지 못한다. 피해자들이 견뎌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문학3>이 마련한 이번 대담은 ‘문단 내 성폭력 이슈에 관한 최초의 공개 좌담회’로써 감춰져 있던 문제들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끊임없는 관심과 사회적 논의가 문제를 푸는 첫 번째 열쇠임을 상기시켜주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 마츠모토 레이지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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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의 원작자,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 999> 발표 4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 999展>이 오는 5월 1일까지 열린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직필 원고가 최초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은하철도 999>의 탄생 과정을 알 수 있는 스토리보드를 비롯해, 메텔과 철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원화, TV와 영화의 애니메이션용 셀화도 볼 수 있다.

 

지난 3월 26일, 마츠모토 레이지가 <은하철도 999展>을 기념해 내한, 국내 기자들과 만났다. 마츠모토 레이지는 “미래의 만화가가 되고 싶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소장하고 있는 직필 원고를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일본에서도 공개한 적 없는 직필 원고 100여 점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마츠모토 레이지는 “한국에서 전시를 꼭 하고 싶었다. 전쟁 중 식재료가 얼마 없을 때, 한국인 친구의 초대로 식사를 대접받기도 했다”며, 이번 전시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릴 적 제 꿈은 기계공학자였어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학업을 할 돈이 없었죠. 도쿄에 가서 만화를 그리고 싶었지만 기차 요금이 없었어요. 도쿄에 살던 만화 편집자가 기차표를 구해준 덕분에 도쿄를 올 수 있었습니다. 밤 기차를 타고 터널을 빠져 나왔을 때 우주로 나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 <은하철도 999>가 떠올랐죠. 지금도 저는 <은하철도 999>를 그리고 있어요. 언젠가 기계 인간이 되보고 싶기도 하냐고요? 그렇진 않아요. 저는 기계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고 싶어요. 인간으로 한정된 삶을 사는 게 좋아요. 영원히 살게 된다면 대충대충 살지도 모르잖아요. 시간은 꿈을 배반하지 않아요. 꿈도 시간을 배반하지 않고요.”

 

“’999’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뜻이에요. 1,000이 되면 철이는 어른이 되고 메텔과도 이별을 해야 하죠. 메텔은 철이에게 청춘이자 소년의 꿈이에요. 엄마 같은, ‘자기 안의 환영’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그린 캐릭터 중에 가장 애착이 있는 인물은 ‘철이’예요. 왜냐면 철이가 곧 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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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송도영 씨와 마츠모토 레이지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TV만화에서 메텔 역의 더빙을 맡았던 성우 송도영 씨가 참석했다. 송도영 씨는 “SF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시대에 우주 만화를 그린 전설 같은 작가님을 만나게 돼 영광이다. 기차가 하늘을 난다는 내용이 경이롭고 신선해, 더빙을 하면서도 무척 즐거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직필 원고 외에도 <은하철도 999> 속 캐릭터들의 수채화, 묵채화 등 다양한 기법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실제 메텔의 모델이 된 여인, 아톰의 작가 데츠가 오사무와 특별한 인연을 기록한 사진도 전시한다. 전시의 총 기획을 맡은 기획자 후쿠오카 토시(아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마츠모토 레이지 작가의 성장과정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선생은 어릴 적 재일교포가 많이 거주하는 규수 지방에서 성장해 재일교포 한국인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래서 만화를 그릴 때도 재일교포들이 보더라도 마음상하지 않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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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999전 발표 40주년 기념

 

일시: 2017.03.18 ~ 2017.05.01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5관, 6관 

 

예매하기

 

 

 

 

 

 


주요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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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年女王(천년여왕),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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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クイ?ンエメラルダス -不滅の紋章(퀸 에메랄다스 -불멸의 상징),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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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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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브제 피규어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공정거래로 풀어내는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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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이 급선무다.”


3월 30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파이터치연구원이 낸 『헌법 제119조, 공정경쟁이 경제를 살린다』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제목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헌법 제119조에 따라 공정경쟁을 조성하면 난국에 빠진 한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기업 위주로 짜인 경제성장 정책을 비판하고, 각종 갑질행위를 방지해야지만 제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창의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재)파이터치연구원은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 경제, 사회 등 이슈에 대한 연구를 통해 경제 지향점과 정책 등의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건전한 성장과 한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해 9월 설립한 비영리단체이다. 김승일 경영학 박사, 라정주 경제학 박사, 박헌서 정보통신공학 박사 등이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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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따른 공정경쟁이란?

 

김승일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부터 나온 ‘경제민주화’라는 화두가 공정경쟁을 연구하는 데 첫걸음이 되었다고 밝혔다.


"2012년 선거 때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었지만, 선거에서 정치 공약으로 머무르는 데 그쳤습니다. 헌법이 헌법으로만 머물지 않고 경제의 길잡이로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동안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는 있어도 헌법은 유리되어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공정경쟁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는 헌법 제119조를 통해 한국경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보고서에 그치지 않고 대중이 읽을 수 있는 수단을 통해 읽히면서 이런 활동이 정책 등에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을 낸 배경입니다."

 

①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 헌법 제119조 1항, 2항

 

"헌법 제119조에는 자유, 창의, 적정한 소득 분배, 경제력 남용 방지 등 중요한 개념이 몇 가지 있어요. 1항이 개별 경제주체의 행동 원리를 정의했다면, 2항은 대한민국이라는 경제 공동체 전체에서 우리가 존중하고 준수해야 할 경제 질서 가치를 정의했습니다. ‘창의’는 주체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근간이 됩니다. 마음껏 경쟁하는 시장이 1항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2항은 시장에서의 공정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근로자, 정부와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거래를 하고 제도를 만들 때는 공정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1항과 2항을 꿰뚫는 게 공정 경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법 119조를 통해 한국 경제를 보면 경제 주체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갈등, 기업 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이 심화되고, 소득은 가계나 기업보다 정부와 공기업 쪽으로 분배되어 있다. 해결을 위해서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할 때 공정한 과정이 가능해야 하고, 또한 평등한 제도를 통해 결과와 성과가 나왔을 때 보상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공정하게 경쟁하는 질서 확립은 고질적인 성장과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재)파이터치연구원 김승일원장2_출판기념간담회.jpg

 

헌법 제119조 실현 방안

 

파이터치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법으로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의 규제, 기득권 사업자를 보호하는 진입규제 정책 폐지 또는 완화, 창의성 발현을 위한 교육혁명, 연공서열제도 폐지 등의 보상체계 혁신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이 발현되기 힘든 환경을 꼽았다.


"소수의 재벌이 경제를 주도하는 경쟁 풍토도 낮은 기업가정신의 요인이라고 보겠습니다. 대기업 집단이 상위 10대 기업에 포진되어 역동성이 떨어집니다. 미국의 MS나 구글, 애플 같은 기업이 최근 10년 전 등장해 경제를 주도하는 현상에 비하면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헌법전문에 능력을 최대로 개발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우리는 시험 제도로 사람을 판단하고 연공서열제로 보상합니다. 연공서열은 그 회사에서 오래될수록 더 많이 받는 제도입니다. 3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초임 대비 임금 수준의 358%를 받습니다. 연공서열제의 고향으로 알려진 일본이 246%입니다. 그래서 개인과 회사 간 갈등이 생기고,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간의 갈등도 일어납니다. 나이 든 사람 하는 일에 비해 많이 받으니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죠. 지금과 같은 장수 시대에 정년을 앞당기는 이유가 되고 있으므로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대기업 간의 내부 거래도 공정 경쟁을 해치는 원인으로 꼽았다. 균등한 기회가 있어야 하는 시장에서 대기업이 독점하고 계열사에 거래를 나눠줘 중소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어진다. 해결책으로는 내부 거래를 강하게 규제하는 방안을 꼽았다.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부거래 때문이라고 봅니다. 모든 서비스 산업, 노동자들이 많이 필요한 업종들이 모두 내부거래의 먹거리고 되고 있어요. 그것도 계열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 하청을 줍니다. 중간에 수수료를 먹는 게 실질적 임금 격차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총 수익률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요. 독립 자영업자가 해야 할 시장에 재벌 계열사가 들어와서 시장을 통째로 파 가는 현상이 지속됩니다. 경제 이 점에서 내부 거래 규율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이 문제는 계속 연구해서 보고서를 낼 예정입니다."


파이터치 연구원은 무엇보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공정경쟁의 측면에서 경제 상황을 바라볼 것을 조언했다. 불공정행위 규제를 위한 제도나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 파이터치 연구원은 계속해서 연구하고 사회에 조언할 예정이다.


"공정거래법 실효성이 말레이시아나 르완다보다 낮은 순위예요. 지금까지의 경제 정책은 성장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또 분배 쪽에서는 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누가 기여했느냐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빈부격차 해소 방안으로 70%의 사람들이 공정한 경쟁을 원합니다. 그런 방향에서 공정경쟁을 기반으로 한 기회 균등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합니다."


 

 

헌법 제119조김승일,라정주,박헌서 공저 | (재)파이터치연구원
한국경제는 지금 내우외환으로 어렵다. 성장과 고용, 수출과 내수 모두 쉽지 않으며 경제 역동성도 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은 우리 경제에 관해 어떤 규정을 두고 있는가?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경제민주화’는 무엇인가? 저자들이 『헌법 제119조』를 쓰게 된 이유이다. 119조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 경제적 정의, 경제민주화를 규정하고 있다.

한강을 해외에 소개한 작가, 한국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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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신경숙, 안도현, 공지영, 정유정, 김애란, 반디……. 이 작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한국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라는 게 첫 번째, 그리고 바바라 지트워가 해외에 소개한 작가라는 게 두 번째다. 바바라 지트워는 국제 문학 에이전트이자, 『J.M 배리 여성수영클럽』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세계에 한국 문학을 알린 공으로 2016년 올해의 ‘국제 문학 에이전트 상’을 받았고, ‘미세스 코리아’라고 불릴 만큼 한국과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팬이다.

 

『J.M 배리 여성수영클럽』은 바바라 지트워가 오래전 외부 연못에서 수영하는 할머니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뉴욕에 사는 싱글 여자 건축가인 주인공 조이가 영국 시골에서 사람들을 만나 삶의 지혜와 우정을 나누고 용기를 얻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10여 개국에 이어 한국에 출간된 기념으로 내한한 바바라 지트워의 기자간담회가 책을 번역한 이다희 번역가와 함께 지난 4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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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경험과 사랑

 

조이는 뉴욕에 사는 워커홀릭 여성이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재혼해서 떠나간 데다 가장 친한 친구는 자신이 키우는 개일 정도로 고립된 인간 관계를 맺어왔던 사람이다. 하지만 『피터팬』을 쓴 J.M. 배리가 책을 집필했던 코츠왈드 저택을 수리하러 가면서 작은 마을 연못에서 매일같이 수영하는 할머니들, 다섯 명의 엄마가 된 고등학교 동창, 이안이라는 남성 등 여러 사람을 만나며 어떻게 하면 젊게 사는지,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선택은 무엇인지 배우고 느끼는 과정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소설 속에서 『피터팬』과 작가 J.M. 배리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나요?

 

책에 나온 연못은 실제 런던에 있는 연못을 따 왔습니다. 제 어머니의 장례식이 있던 날, 제가 수영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친구가 제안해서 연못에 갔습니다. 거기서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이분들은 65년 동안 매일같이 바깥 연못에서 수영을 한다고 하더군요. 제 친구가 말하길 100년 전 이 자리에서 J.M.배리가 피터팬 수영 대회의 첫 번째 트로피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자주적인 여성, 여성의 주체적인 선택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다른 소설을 쓰면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시나요?

 

네, 저는 이제까지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었고, 제 가족 중 여성은 모두 아이가 있든 없든 일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여성으로서 사는 데 고통을 많이 겪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크게 웃고 크게 말하는 게 제 성격인데, 제 인생 중 많은 시간을 더 조용해야 한다거나 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목소리를 내고 난 뒤에 제가 너무 말을 심하게 하지 않았나 죄책감에 빠지기도 하고요.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겪지 않은 건 아닙니다.

 

책을 파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제가 원하는 책을 낙찰해 오면 저는 그 책을 낙찰받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습니다. 하지만 제 파트너는 저에게 남자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라 하더군요. 그런 걸 보고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깨닫고는 합니다.


신경숙, 한강, 공지영, 김애란 등 여성 작가를 많이 소개했습니다. 아까 주제와 관련해 여성 작가를 부각하고 싶다거나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나요?

 

제가 소개하는 책은 다 제가 사랑에 빠지거나 감정이 일어나는 책이어야 소개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야 생각해보니 소개한 작가가 대부분 여성이더라고요. 여성 작가가 쓴 책이 여성의 갈등과 여러 가지 면을 다루면서 저에게 더 와 닿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을 때가 제 책을 쓰던 때였습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니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그 부분에 매료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강이나 조영란 작가가 그리는 스스로 해치는 여자, 먹지 않는 여자, 자신을 변호하지 못하는 여자를 볼 때마다 감동을 한 건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이런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소수자로서의 여성의 목소리가 와 닿았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완전히 다른 나라에 살더라도 여성으로 사는 보편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 문학 에이전트 일을 하면서 소설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요?

 

창작은 항상 해 왔습니다. 첫 번째 쓴 글은 <종이 인형>이라는 연극이었습니다. 6,70년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재클린 수잔에 관한 연극이었죠.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뱀파이어와의 키스> 제작에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느낀 후 출판 시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미국 작가분들이 제 고객이 되면서 편집 작업도 돕고 글 아이디어도 주다가 그냥 내가 쓰자, 하게 된 거죠. (웃음) 언제든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소설 쓰기는 저에게 모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많은 돈과 사람이 들어가는 반면, 책은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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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의 차별성

 

처음 읽은 한국어 작품이 기억나시나요?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입니다. 제목을 듣자마자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것참 맞는 말이라고, 멋지다고 생각했죠.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문학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 문학이 가지는 차별성이 있나요?

 

다분히 제 경험과 감정만 비춰서 말한다면, 제가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용이 깊고, 가식이 없고, 글 쓰는 방식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작가는 어떻게 자신이 단어를 잘 쓰는지, 언어적인 능력을 자랑하고자 쓰지만 제가 소개하는 한국 작가는 이야기나 인물에 충실합니다. 우아하고 순수하죠. 저에게는 거의 완벽함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에이전트로 늘 다른 사람의 작품을 외국에 소개하는데, 이번에는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어떤 느낌이 드나요?

 

유체이탈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못 믿을 경험이고요. 제가 썼다는 건 알지만 놀라운 경험입니다. 뭐라고 말할 수 없어요.


한국에 책을 내면서 기대했던 게 있었나요?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책이 이제 11개국에 소개됐는데, 문학 에이전트로서는 되도록 많은 국가에 제가 담당하는 작가를 소개하고 다녔기에 처음에는 제 책도 20개국쯤에 팔아보자고 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보람 있는 작업이었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제가 한국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한국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오게 되었고, 올 때마다 한국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비슷하게 전세계의 사람들이 저와 미국에 대해서 알게 되기를, 어떻게 미국 사람이 여성을 생각하는지 책을 통해 배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알게 되고 공통점을 찾게 되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은 전세계를 친구로 묶어줍니다. 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바바라 J. 지트워 저/이다희 역 | 북레시피
모든 이야기는 영국 코츠월드의 스탠웨이 저택, 한적하지만 신비로움이 가득한 이 연못에서 시작된다. 조이는 뉴욕의 싱글 여자 건축가로 제임스 배리가 『피터팬』을 집필한 저택의 수리를 감독하기 위해 영국 시골로 파견을 나간다.

프랑스가 사랑한 추리작가 미셸 뷔시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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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문홍진

 

4월 19일 주한 프랑스문화원 컨퍼런스홀에서 프랑스 추리작가 미셸 뷔시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셸 뷔시는 <피가로(Le Figaro)>가 매년 발표하는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Top 10’에서 지난 2016년, 1위 기욤 뮈소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라 큰 주목을 받은 작가다. ‘시계공의 정밀함이 돋보이는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은 최신작 『절대 잊지 마』외에도 대표작 『그림자 소녀』, 『검은 수련』, 『내 손 놓지 마』등이 국내에 출간되어 있다. 


이번이 작가의 첫 번째 내한으로, 방문은 ‘세갈랑 상(Prix Segalen)’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세갈랑 상은 아시아에 소재한 프랑스 고등학교 재학생들이 매년 한 편의 작품을 선정해 5월 수상작을 발표하는 상이다. 2017년 세갈랑 상의 주제는 미스터리 소설이었으며 후보작 다섯 편 중 한 편으로 미셸 뷔시의 『검은 수련』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작가가 쿠알라룸푸르와 서울, 베이징을 순회하며 각 도시의 프랑스 고등학생들과 독자들을 만나게 된 것. 첫 방문에 대해 미셸 뷔시는 “아시아를 처음 방문한다. 아시아에 와서 나의 책을 소개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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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문홍진

 

작가, 작품을 말하다 


먼저 미셸 뷔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일반문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정이나 경찰이 나오는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제 소설은 평범한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었다.


“소설을 시작할 때 기이한 상황, 놀라운 상황으로 시작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절대 잊지 마』도 젊은 청년이 주인공이다. ‘자말’이라는 이 청년이 노르망디 해안 절벽에서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여자가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리고, 경찰은 자말이 여자를 절벽에서 밀었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내내 자말이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았음을 설명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프랑스 추리 문학이 다른 국가의 추리 문학에 비해 “시적인 감각이나 경이적인 느낌이 녹아 있다.”며 화가의 인생 등 사건 바깥의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한 『검은 수련』과 사건을 통해 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과 사회적인 문제들 또한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그림자 소녀』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셸 뷔시는 루앙 대학교 지리학 교수이자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의 선거지리학 전문연구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그의 소설은 지리적 배경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작가는 “내 소설의 인물들을 특정 지역 안에 갇힌 경우가 많다. 섬이나 조그만 마을, 해안 절벽과 같은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2014년 노르망디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한 미셸 뷔시는 “『그림자 소녀』를 포함해 많은 작품이 노르망디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노르망디는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현재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시에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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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문홍진


“뉴욕이나 런던처럼 특징이 없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것보다는 정확하고 특정한 장소를 선호한다. 그렇게 해야만 인물들의 사회적 배경이나 심리적인 부분을 더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정체성이란 것은 그가 살고 있는 곳과의 관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득은 소설이 굉장히 시각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소가 중요한 것은 프랑스 추리 문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미셸 뷔시의 작품들은 시작과 동시에 쏟아지는 사건들과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 진행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가지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반전을 꼽았다. “독자들이 내 작품들로 인해 놀라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때문에 반전이 중요하다. 내 작품은 마지막 순간에 이전까지 일어난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TV 시리즈물로 많이 각색이 되기도 했는데 바로 반전이라는 요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반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작품이 거듭될수록 높아지는 독자들의 기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작가는 “부담이 크다. 항상 머리를 짜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나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 외에 반전 장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게 즐거움을 주고, 도전을 준다. 반전이 도전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독자를 놀라게 하기 위한 장치만은 아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요소여야 한다. 독자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라며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자신의 소설적 특징을 재확인시켰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인상 깊게 봤다는 작가는 영화에 대해 “미학적인 면이나 시나리오 구성 등에서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며 앞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청소년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절대 잊지 마 미셸 뷔시 저/임명주 역 | 달콤한책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는 놀라운 이야기. 쏟아지는 의혹들, 선과 악, 거짓과 진실, 복수와 체념, 기억과 망각이 더해져 소용돌이에 휩쓸린 한 남자의 인생을 솜씨 있게 그려낸 심리스릴러의 걸작! 2016년 프랑스 최고의 추리작가,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2위로 성큼 뛰어오른 미셸 뷔시의 또 다른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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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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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서울 중구 순화동에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巡和洞天)’을 열었다. ‘‘순화동천’(巡和洞天)의 ‘동천’(洞天)은 노장사상에 나오는 말로 이상향을 의미한다. 김언호 대표는 “한길사가 창업 초기에 자리 잡았던 순화동의 덕수궁롯데캐슬 컬처센터에서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는 통합 개념의 문화공간을 열어 새로운 인문, 예술, 담론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다. 인문, 예술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의 ‘평화를 순례하는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덕수궁롯데캐슬 1층에 1815㎡(550평) 규모로 들어선 순화동천은 박물관, 갤러리, 강의실, 회의실, 서점 등으로 구성됐다. 출판기념회나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고, 각종 회의 및 강연 장소로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4개의 공간은 사상가 한나 아렌트, 19세기 영국의 디자이너 겸 책 예술가 윌리엄 모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이름이 붙었다. 60m에 이르는 긴 복도의 한쪽 벽은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아트갤러리로 꾸며졌고, 한길책방에서는 지난 41년간 한길사가 펴낸 인문, 예술 도서를 1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시청역과 서대문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서울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순화동천은 5월 한 달 동안 개관 기념 프로그램으로 3대 기획전을 선보인다.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책 예술가 윌리엄 모리스와 프랑스의 전설적인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작품을 비롯해 같은 시기 파리에서 활동한 스타이렌, 윌레트, 포랭, 질 등 풍자화가 4인의 날카로운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조각가 최은경 이화여대 교수가 자기와 크리스털, 철로 만든 책 작품, 목판화가 김억의 ‘국토진경’, 김언호 한길사 대표의 책 사진전 ‘탐서여행’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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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호 한길사 대표

 

김언호 대표는 “책박물관은 근현대출판문화사에 빛나는 아름다운 고서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박물관 내에 설치한 그랜드피아노를 활용해 작은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며, “앞으로 한길그레이트북스를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함께 읽고 담론하는 ‘한길그레이트북스 스쿨’, 명사 초청 강연, 인문 강연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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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남한산성』, 100쇄 기념 ‘아트 에디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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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서울 청운문학도서관에서 『남한산성』의 100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07년 출간된 『남한산성』은 59만부가 판매되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100쇄 돌파를 기념해 선보이는 ‘아트 에디션’에는 한국화가 문봉선 홍익대 교수의 그림 27점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가 김훈이 연필로 쓰고 화가 문봉선이 붓으로 그린 『남한산성』은 두 거장의 만남이 빚어낸 또 다른 작품으로 탄생했다.

 

김훈 작가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여러 조건들-시대, 말, 관념, 야만성 같은 것들 속에서 삶이 빚어내는 풍경을 묘사하려고 했던 것”이 목표였다며 “그런 풍경은 말과 길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림에 관해 문봉선 화백과 논의한 적도 없고, 개입하거나 조언한 적도 없다며 “문 화백은 자신의 미술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두 사람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남한산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훈은 “문봉선 화백이 그린 표지 그림을 보면 인간이 걸어갈 수 없지만 걸어갈 수밖에 없는 길을 형상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문봉선 화백은 손철주 미술평론가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그는 “소설이 펼치는 역사의 무거움을 마음에 새겼다. 여러 차례 현장 답사를 통해 사실적 접근에 힘썼다. 계절은 혹독한 겨울이요 장소는 가파른 산성이라, 모진 악조건 속에서 옥죄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수묵의 색은 흑백(黑白), 건습(乾濕), 농담(濃淡)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먹의 깊이와 붓의 생동감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나를 괴롭힌 것은 ‘언어와 관념의 문제’

 

지난 10년 동안 『남한산성』을 아껴준 독자들에 대한 고마움, 문봉선 화백과 함께 작업한 소감으로 인사를 대신한 김훈 작가는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 『남한산성』을 집필하는 동안 ‘언어와 관념의 문제’를 고민했다는 그는 “우리는 아직도 조선시대 못지않은 관념의 늪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설에서 나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언어와 관념의 문제인데, 이것은 지금 현재까지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조선시대 못지않은 관념의 늪에 빠져 있어요. 국회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를 향해서 ‘북한은 주적이냐 아니냐, 국가이냐 아니냐’ 이런 질문을 해요. 이런 것은 정말 관념에 빠진, 썩어빠진 질문입니다. 북한은 강한 무력을 가진 군사적 실체이고, 주민들을 장악하고 있는 정치적 실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싸움의 대상이고 대화의 대상입니다. 북한이 주적인지 아닌지, 국가인지 아닌지 묻는 것은 병자호란 때 우리가 청나라를 대한 것 같은 아주 몽롱하고 무지한 관념에 빠져 있는 질문이죠. 우리는 먼저 이런 질문과 언어를 추방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의 모습이 보이는 거죠. 모호한 관념들이 사회를 지배하면서 발전을 가로막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남한산성』을 쓰던 고뇌와 지금 현실을 바라보는 고통이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어쨌든 약소국가로서 강대국들 틈에 끼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병자호란 때 항복한 다음에 군사적 주권, 외교적 주권을 포기했죠. 청나라에 굴욕적인 사대를 바침으로써 200년 이상 살았죠. 그 전에는 명에 대해서 사대를 바쳤고요. 나는 이런 것을 인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니에요. 치욕스러운 역사죠. 그러나 영광과 자존만이 인간의 역사를 구성할 수는 없는 것이죠. 치욕과 모멸 또한 역사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사대라는 것은 한 약자가 강자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술로써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대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자랑이고 영광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생존술로써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것을 교과서에서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빼고 뭉개려고 하는 것은 참 비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이어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런 세계 패권주의적인 발언은 그 사람의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말하는 것이고, 우리는 자신을 계속 전환해 나가면서 대처하는 삶의 길이 있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병자호란으로) 주권이 유린당한 후에 우리의 자존심과 주권을 회복해야겠다는 북벌정책이 있었어요. 나는 북벌 정책보다 더 위대한 것은 그 후에 벌어진 북학의 지식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북벌에서 북학으로 가는 것은 180도 거꾸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그런 지식인들의 전환이 조선 사회의 역동성이고 우리의 주권을 보여주는 것이죠. 자기를 전환시킬 수 없는 자들은 다 멸망하는 거예요. 이것은 다윈의 진화론에도 나와 있는 모든 동물의 영원한 법칙이죠. 그러나 북학이 조선을 개조하려는 노력은 실패했죠. 정치권력과 연결될 수 없었기 때문이고, 결국 조선은 멸망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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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글을 쓰고 싶다


올해 칠순을 맞은 김훈 작가는 앞으로 서너 개의 작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역사나 시대의 무게에서 벗어나는 글을 써보고 싶다. 판타지라든지, 상상의 세계로 끝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소망대로 될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남한산성』이 오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어쨌든 독자들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문장의 힘이 많은 도움이 됐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살을 붙인 이야기인 만큼 “문장이나 인물의 내면으로 이야기를 몰고 들어가는 것이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한산성』에 나온 이야기는 역사책에 다 나와 있는 거예요. 스토리의 디테일은 내가 지어냈지만 메인 스토리는 역사에 나와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문장이나 인물의 내면, 살아있는 구체적인 사람들의 내면으로 이야기를 몰고 들어가는 것이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저한테 문장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글 쓰는 사람이 아무리 뛰어난 주제의식과 강렬한 이념적 지향성, 강한 정의감,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장인의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것은 있으나마나 한 거예요. 이룰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문봉선 화백이 수많은 붓을 만들어서 쓰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작가가 문체를 고안해내듯이 자신의 연장을 만들어서 쓰는 것이죠.”

 

익숙한 공간과 낯선 공간을 오가며 작품을 집필했던 그는 얼마 전 『격몽요결』을 읽고 느낀 바가 있다며 농담 섞인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격몽요결』을 봤더니 책도 안 읽고 글도 안 쓰면서 집필시기가 안 좋아서 그렇다고 말하는 녀석들은 학자가 되기 힘들다고 쓰여있더라고요. 종이가 좋지 않아서 눈이 아파 책을 읽을 수 없다고 말하는 녀석들이 늦게까지 술 먹고 논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 시대에도 나 같은 놈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런 타령을 하지 말고 아무데나 앉아서 진득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웃음).”

 

역사 소설 집필 계획에 대해서는 “역사에 특별한 애착이나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쓰고 싶은 주제를 설정했을 때 그것을 가장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시대를 골라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관념과 언어와 속세의 길이 부딪히는 대목을 써보자 해서 『남한산성』을 쓴 것이고, 정치권력과 인간의 갈등, 약육강식의 세계를 쓰자고 생각했을 때는 『칼의 노래』를 썼어요. 『현의 노래』는 가야 이야기인데, 무기의 세계와 악기의 세계가 부딪히는 공간이죠. 인간 사회를 변용시킬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잖아요. 하나는 무기이고 하나는 악기죠. 무기는 폭력을 통해서 악기는 아름다움을 통해서 세상을 변용시킬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가야 시대에는 그 두 개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어요. 대가야는 가장 막강한 철제 무기를 만들면서 또 가야금을 만들어냈죠. 인간의 역사로 보면 아주 신기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무기와 악기가 충돌하는 모습을 그리자고 생각해서 가야 시대를 선택한 것이죠. 역사 자체에 대해서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주제에 따라서 시대를 선택해온 것이죠.”

 

그는 자신의 단편소설 「언니의 폐경」을 둘러싸고 ‘여성을 사물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저의 소설에서는 여성이 거의 안 나오거나 나오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안 해요. 『남한산성』은 여자가 하나도 안 나와요. 남자들끼리만 우글거리면서 치고 받는 거죠. 『칼의 노래』에는 앞부분에 여자가 조금 나오다가 바로 죽어버려요. 그 후에는 여자가 안 나오죠. 여자가 나오더라도 사소한 역할을 하는데요. 나는 여자가 나오면 쓸 수가 없어요, 진짜로. 왜냐하면 너무 어려워요. 여자를 사물로 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가 잘 이해를 못하겠는데, 저는 여자를 어떤 역할이나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 데 매우 서툴러요. 여자의 생명을 묘사하는 것은 내가 할 수가 있어요. 어떤 생명체로서 보는 경향이 나한테 있는 것이죠. 그런 것들은 나의 미숙함이라고도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내가 여자에 대해서 무슨 편견이나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언니의 폐경」이 그렇게 읽혀진다는 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남한산성』 100쇄를 기념해 출간된 ‘아트 에디션’에는 10년의 세월이 지나 소설가 김훈이 비로소 털어놓는 이야기가 ‘못다 한 말’로 실려 있다. 문봉선 화백의 그림과 함께 『남한산성』을 색다른 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루이 비통’ 무료 전시, 패션 피플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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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Louis Vuitton)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Volez, Voguez, Voyagez - Louis Vuitton)> 전시회가 오는 8월 2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6월 8일부터 진행된 이번 전시는 패션 전시의 대가로 잘 알려진 큐레이터 올리비에 사이야르(Olivier Saillard)가 기획했으며, 루이 비통 창립 초창기 주역뿐 아니라 루이 비통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185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메종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자리다.

 

특히 루이 비통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주최국을 테마로 새롭게 고안된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섹션이 마련돼 루이 비통과 한국 간 유대 관계를 조명한다. 개막식에는 배우 배두나, 공유, 차승원, 설리, 한효주, 이연희, 수현, 이서진, 박형식, EXO 세훈과 수호, AOA 설현, 영화 ‘옥자’의 주인공인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등이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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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의 새로운 지평 연 루이 비통


메종의 창립자 루이 비통은 1835년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파리로 향했다. 스위스 국경에 인접한 쥐라 산맥의 작은 마을, 앙쉐(Anchay)를 떠난 루이 비통이 걸어서 파리에 도착하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파리에서 상자 제작자 겸 전문 패커인 로맹 마레샬의 도제로 일하며, 일상적인 물품뿐만 아니라 드레스와 같이 부피가 큰 의상 등을 담을 수 있는 맞춤 제작 상자와 트렁크를 만들고 포장하는 법을 연마했다. 오뜨 꾸뛰르의 창시자, 찰스 프레데릭 워스(Charles Frederick Worth)와 동시대에 활동한 루이 비통은 이내 1854년 뇌브-데-카퓌신 거리(rue Neuve-des-Capucines)에 메종을 설립하였고, 유제니 황후와 같은 주요 인사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한다.

 

루이 비통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 연구뿐 아니라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운 여행가방을 제작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완성한 평평한 형태의 트렁크는 오늘날 현대적인 여행가방의 시초가 되었다. 이러한 인기로 모조품들이 생겨나자 루이 비통은 캔버스 소재를 활용하고 혁신적인 패턴을 개발해 모조품으로부터 브랜드의 차별성을 확보하며 그만의 정체성을 지켜나갔다. 1875년 루이 비통은 세로로 세울 수 있는 최초의 워드로브 트렁크(Wardrobe trunk, 옷장 트렁크)를 개발하였다. 양쪽으로 모두 옷을 걸 수 있게 제작된 이 트렁크는 이미 여행가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었던 루이 비통의 명성을 더욱 확고히 하였다. 이후 메종의 역사는 루이 비통의 아들 조르주(Georges)와 손자 가스통-루이(Gaston-Louis) 비통에 의해 써 내려져 갔다. 1890년 메종에서 개발한 주요 발명품 중 하나인 텀블러 잠금장치(tumbler lock)는 고유번호를 지닌 하나의 열쇠로 고객들이 소유한 여러 개의 루이 비통 트렁크를 모두 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1896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노그램 캔버스가 탄생했다. 조르주 비통은 1892년 세상을 떠난 루이 비통의 이니셜을 새겨 창립자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아름다움과 기능성, 이동성을 고루 갖춘 오브제와 프렌치 스타일을 결합한 고유의 디자인은 루이 비통 메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루이 비통은 유명 작가든 무명의 아마추어든 집필이 필수이자 기쁨인 이들과 언제나 함께했다. 특히 루이 비통의 손자인 가스통_ 루이 비통은 이러한 삶의 방식과 예술을 그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이었다. 글을 쓰는 것과 책에 대한 애정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는 타이포그래피에 몰두하여 모노그램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그 용도를 확장했다. 작가이자 숙련된 제도사였던 그는 종이 수집에도 심취해 있었다.”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집필의 세계’ 中)

 

또한, 루이비통은 산하에 루이비통 출판사를 두고 자체적인 브랜드 기획 도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출판사들과 협력하여 미셀 투르니에, 마르셀 푸르스트, 버지니아 울프 등 여러 유명 작가들의 여행기뿐만 아니라 세계 100여 개 도시를 망라한 ‘시티 가이드 컬렉션(City Guides Collection)’,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서적 등을 꾸준히 출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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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왼쪽부터), 공유,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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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베스트 기사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30일까지)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위 링크 하단에 댓글로 ‘2017년 기사 중  가장 좋았던 기사 1개’를 꼽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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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욜로’ 꿈꾸는 친구와 읽으면 좋을 책 '욜로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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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is 골로?” (웃음)
“브랜드 이름이 ‘욜로욜로’인데, 나를 위한 시간이 있었나 싶어요.” (웃음)
“할만했어요. (하지만) 작업하느라 하얗게 불태웠어요.”
“소설책 함부로 디자인할 수 없는 거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했어요.”
“제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한 작가가 공들인 작품이 얼마나 잘 전달될 수 있느냐가 결정되잖아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욜로욜로’ 소설집을 디자인한 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학생들의 후기 중에서

 

지난 7월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사계절 출판사가 새롭게 론칭한 문학 브랜드 ‘욜로욜로’ 설명회가 열렸다. 대개 행사를 하면 저자와 출판사 대표가 상석을 차지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브랜드를 론칭한 김태희 사계절 편집자를 주축으로 저자, 번역가, 북디자인을 맡은 아티스트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욜로욜로’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유행하기 전, 김태희 편집자가 일찌감치 찍어 놓았던 브랜드 명.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사계절출판사는 “오늘을 온전하게 살고 싶은, 나를 찾아가는 책”이라는 타이틀 아래, 10권의 소설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욜로욜로’의 시작점은 1318문고다. 1997년부터 펴내기 시작한 ‘사계절1318문고’는 국내에 ‘청소년문학’이라는 장르를 처음 알렸고, 현재 109권의 작품을 갖췄다. 지난 20년간 누적 판매 부수는 약 300만 부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지금까지 40만 부가 팔렸다. 사계절1318문고는 앞으로 ‘청소년 문학’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고, 성인 독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일반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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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욜로’ 첫 시리즈로 선택된 작품은 국내 소설 5종, 외국 소설 5종이다. 국내작으로는 고 박지리 작가의 『맨홀』을 비롯해 최상희 작가의 『델 문도』, 김해원 작가의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박상률 작가의 『봄바람』이 새롭게 선보인다. 외국 소설로는 시아 라일런트의 『그리운 메이 아줌마』, 로버트 뉴턴 펙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마이테 카란사의 『독이 서린 말』, 라헐 판 코에이의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창신강의 『나는 개입니까』가 포함됐다. 

 

욜로욜로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북디자인. 파티출판디자인연구소장인 북 디자이너 오진경이 총괄 아트 디렉션을 맡고, 안상수 디자이너가 설립한 디자인 학교 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 18인이 표지 그림 및 디자인을 진행했다. 20대, 30대로 이뤄진 18명의 아티스트들은 모두 북디자인에 처음으로 도전, 지금까지 상업 디자인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젊은 아티스트답게 ‘욜로욜로’의 주요 독자층인 청소년, 청년들의 취향과 감수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1년 이상이 걸린 이번 프로젝트는 각 권의 개성을 담은 일러스트와 제목을 은근히 숨긴 표지, 펼치면 한 장의 포스터가 되는 커버로 완성됐다. 특히 젊은 독자를 배려해 한 손에 들어오는 가볍고 편안한 판형으로 작업했다.

 


‘욜로욜로’를 기획한 김태희 사계절 편집자는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 받은 작품을 선별했다. 청소년 문학으로만 묶기에는 아까운 책들이 많았는데, 독자층을 넓히는 데 좋은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맑실 사계절 대표는 “책이 갖는 여러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사회에 대한 성찰, 자연에 대한 공감이 아닐까 싶었다. 사계절이 35주년을 맞아 어떤 잔치를 하는 것보다 선물 같은 책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공감을 가장 깊게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문학이다. 사계절이 감히 문학에 도전하게 됐는데, 어른이 봐도 청소년이 봐도 무방한, 세상적 성공과 무관하게 내 삶의 즐거움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욜로욜로’는 10권의 소설 론칭에 이어, 고 박지리 작가의 선집도 기획 중에 있다. 욜로욜로 11번째 책은 박지리 작가의 『3차 면접에서 떨어진 MAN에 관하여』(가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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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내가 재미없으면 독자들이 금방 눈치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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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서울 종로 식객촌 무명식당에서 『허영만의 만화일기』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랜 세월 『각시탈』 『비트』 『타짜』 『꼴』 『식객』 등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만화’를 그려온 허영만은 이번에 본인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나타났다. 2012년부터 그린 만화 일기를 책으로 묶어 『허영만의 만화일기』를 낸 것. 숨 가쁘게 마감을 맞추는 중에도,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도 그의 펜은 멈출 줄 몰랐다. 그림이 좋고 만화가 좋았다.


“이전에 어디 여행 가서도 항상 여행기를 글로 안 쓰고 만화로 남겨놨어요. 2013년에 『바람의 사상』이라는 고은 선생이 쓴 일기를 읽었는데 참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고은 선생은 글을 잘 썼으니까 글로 일기를 쓰고, 나는 대신 만화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지금 쓰고 있는 일기는 36권째입니다.”


처음에 허영만은 자신의 일기를 출판할 생각이 없었다. 청탁을 받아 그린 게 아니라 본인이 재밌어서,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그리는 걸 보고 즐거워하니까 또 그렸다. 고등학교 후배였던 출판사 대표가 책을 내자는 제안으로 독자들도 그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나하고 내 주위 사람들만 재밌나 해서 회람을 시켜봤어요. 그랬더니 빠르게 그림을 그릴 때 알아보기 힘든 글씨만 빼놓고는 다 재밌다고 했어요. 우리 딸은 ‘아버지 만화 그리지 말고 만화 일기만 그리라’고 했어요. (웃음) 그래서 자신 있게 내놨는데 요즘 워낙 책을 안 보는 시절이라…. 독자들에게 어떤 반응이 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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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책을 펴보면 종이를 가득 그림과 글이 때로는 흐릿하게, 때로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게 흐트러져 있다.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롯이 그리고 싶은 내용과 감정을 그린 까닭이다. 독자들은 읽기 힘들 수도, 혹은 은밀한 작가의 세계를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그대로 받아들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허영만은 일기에는 ‘19금’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1, 2권에는 뺐다며, 나중에 민감한 내용만 모아서 따로 별책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주제를 다뤘던 만큼 허영만의 작품에는 탄탄한 취재와 치밀한 자료조사가 빠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꽉 잡혀 있는 기존의 서사와 다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묶어내는 작업은 어땠을까?


“그리는 내가 재밌어요. 일반 독자에게 보여주는 만화도 나 자신이 재미없으면 독자들이 금방 눈치채요. 재밌게 그려야지 독자들이 다가오는데, 이건 나 혼자 좋아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것도 없었어요. 말 그대로 개인적인 일기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허영만의 만화일기』 1, 2권에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화실 끼니를 책임지는 새로운 면모와, 골프 초심자를 위한 ‘핸디캡 8 만들기’ 페이지 부록 등 허영만 화백의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나머지 일기는 두 달 간격으로 계속 출간할 예정이다. 현 70세지만 ‘영원한 현역’이 되고 싶다는 허영만은 다음 작품에 대한 힌트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1월에 『커피 한 잔 할까요』연재를 끝내고 주위 친구들에게 ‘이제는 마감 있는 만화, 경쟁하는 만화는 안 그리겠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하생도 해체하고 화실도 해체하고 넉 달 정도 놀았는데요, 두 달까지는 어찌어찌 놀았는데 어느새 뭘 또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주식 만화를 준비합니다. 흔하게 이야기가 들어가는 주식 만화가 아니고 진짜로 3,000만 원을 투자해서 다섯 명의 자문단이 주식에 투자해 증감을 바로 보여주는 만화가 될 예정입니다.”


현재 ‘삼천만 원’이라는 가제를 붙인 이 작품은 예스24에서 연재를 타진하고 있다. 실제로 돈을 투자하는 방법과 이유를 2주의 간격을 놓고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만화가 될 예정이다. 『허영만의 만화일기』와 마찬가지로, 연재의 끝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볼 기회는 많아 보인다.

 

대충 그리지 말자. 그림이 늘지 않고 이상하게 변할 수 있다. 요즘은 어디서나 스케치북을 꺼낼 수 있게 무장하고 다닌다. 잘하고 있다. 만화가는 만화를 손에서 떼면 안 된다.
『허영만의 만화일기』 2권, 49쪽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한세예스24문화재단 ‘The Spirit of Thailand’ 전시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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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제3회 국제문화교류전 ‘The Spirit of Thailand’를 열었다. 한-태 수교 6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태국 대표작가 19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7월 13일에 개막, 오는 7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1,2층에서 전시되며 외교부, 주한태국대사관, 한-아세안 센터, 주태국한국문화원,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아델갤러리 등이 후원했다.

 

국내 최초,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미술전은 태국 내 최고 예술대학으로 알려진 실라빠껀대학 출신 예술가들과 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19명이 참여했다. ‘The Spirit of Thailand’라는 제목에 걸맞게 ‘태국인들의 정신’을 표현하는 전통 예술 기법과 태국만의 소재, 상징 등을 담은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태국 전통 칠기 기법으로 제작된 공예품과 회화 작품 등 태국 전통 예술과 현대적 요소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도 소개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상민 큐레이터는 "미술전을 준비하면서 진정한 문화교류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Understanding'이라는 단어에서 핵심을 발견했다. 상대방의 문화에 대해 배우기를 위해서는 이해가 바탕이 된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국제문화교류전은 지난 2015년 베트남 현대미술전을 시작으로 2016년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지난 2014년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세운 문화재단이다. 한세실업이 지난 30여년 동안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들과의 문화교류를 강화하고, 특히 아시아 국가들과 문화교류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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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인류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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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에서 최초의 나약한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기까지, 인류 문명의 놀라운 발전과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너른 시각으로 통찰해낸 유발 하라리가 지난 2016년 4월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신작 『호모 데우스』출간에 맞춘 방한으로, 신작에서는 도래할 새로운 사회를 탐색하고 과연 인류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나가게 될 것인가를 따지고 있다. 유발 하라리가 던지는 화두는 폭이 넓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인류가 당면한 새로운 의제는 무엇인지, 그것이 인류의 생활을 어떤 양상으로 뒤바꿔놓을 것인지, 지적 설계에 의한 진화를 시도하는 호모사피엔스가 미래에도 지금의 위치를 가질 수 있는지,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알게 될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변화할지 등에 대해 크게 조망하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이 같은 여러 질문 틈에 인류가 이 문제를 직시하지 않았을 때 맞게 될 인류 자체의 위기 또한 짚어낸다. 이 경고가 가벼이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미 ‘호모 데우스’라는 존재가 등장할 준비가 끝났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7월 13일 이화여자고등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유발 하라리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교육, 행복, 새로운 기술로 인한 권력 불평등의 문제와 기본소득의 가능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인류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딛고 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가치들을 고려할 때,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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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인간,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는 제목으로 내세운 ‘호모 데우스’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인류가 성취한 놀라운 기술, 인공지능과 높은 수준의 생명공학 기술이 다음 인류를 ‘신’으로 만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이 된 인간이 앞으로 어떤 세계를 구축할 것인가. 『호모 데우스』는 이에 대한 답인 동시에 또 다른 질문이기도 했다.


“첫 책 『사피엔스』에서는 석기 시대부터 실리콘 시대(silicon age)까지 동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중요하지도 않은 영장류였던 인간이 어떻게 세계의 정복자가 되었는지를 다뤘다. 신작 『호모 데우스』는 세계의 지배자가 된 인류가 스스로를 어떻게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21세기 인류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인류 자신을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기가 될 것이다. ‘호모’는 인간, ‘데우스’는 신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인류가 신이 된다는 것은 비유가 아니다. 문자 그대로 신이 된다는 의미다. 신만이 갖고 있던 능력, 특히 생명을 창조하고 다루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신이 온갖 생명, 동물과 식물, 인간을 창조한다. 그런데 지금은 인간도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의 힘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 변화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책은 이러한 기술,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사회, 문화, 경제, 정치에 잠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살피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 중에서 ‘복잡성(complexity)’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가올 미래는 오히려 지금까지의 어떤 시대보다 가장 극심한 불평등한 시대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과거에도 인간은 외부 세계, 강과 동물, 숲 등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생태계의 복잡성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인간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지 못했고, 현재 인류는 생태계의 불안정, 생태계의 불안정이라는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 21세기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새로운 힘을 얻고는 있지만 여전히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인간의 행위가 어떤 결과와 영향을 가져올지에 대한 이해는 제한적이다. 엄청난 힘을 얻은 동시에 그로 인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AI는 수십억의 사람을 실직으로 몰아넣고 쓸모없는 계급을 창조하게 될 수도 있다. AI는 독재정권의 출현을 훨씬 쉽게 할 수도, 인간을 인간 자신보다 더 잘 알아서 우리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알고리즘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또한 생명공학은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적 차이가 생물학적 차이로 갈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조심하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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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인류의 미래를 탐색하다


지식의 역설을 말하며 알면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식의 역설(paradox of knowledge)이란 지식을 쌓을수록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지식이 뒤떨어지게 되면서 결국 세계에 대해 더 모르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적은 상황이 되었다. 40-50년 후 어떤 모습일지 전혀 알 수 없고, 학교에서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알 수가 없다. 40년 뒤를 예측하기란 과거에도 어려웠으나 적어도 1070년에는 40년 후에도 경제가 농업에 기반을 둘 것이고, 군사나 행정 시스템이 인간에 의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자녀들에게는 농사짓는 법, 글을 읽는 법, 말 타기 등을 가르치면 됐다. 지금은 40년 후의 경제가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 군사 영역에서는 드론이나 로봇이 대신 전쟁할 수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지식의 역설이다. 답은 없겠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정보, 기술 교육보다 정신적 균형과 유연성 훈련에 더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류가 기술과 알고리즘에 지배될 수 있다고 했다. 견제가 필요하다는 의미인가.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는 폭발적인 힘을 가진 기술이므로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시장이나 사기업에 맡기기는 위험하다. 정부나 대중이 AI 규제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가 무지나 공포에 기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깊은 이해에서 나와야 한다. 문제는 정부나 대중이 무지나 공포의 시선으로 AI를 보는 현실이다. AI는 긍정적 잠재력도 있다. 이것이 공포나 무지로 인한 과잉 규제로 잠재력을 제한 받는다면 아쉬운 일일 것이다. 정부와 대중이 이러한 신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시장과 협력해야 한다. 규제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AI가 인간을 더 잘 알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것에 자유롭기 위해서는 인간이 스스로를 더 잘 알아야 한다고도 했는데. 인간은 과연 나 자신을 아는 게 가능할까.


가능하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이슈다. 모든 주요 기술에서 가장 큰 질문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이다. 기술의 노예가 되어 일방적으로 명령 받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적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기술이 우리를 납치하고, 우리는 기술의 노예가 되기 쉽다. 가령 기후변화를 더 알고 싶다고 할 때 인터넷에서 기사나 영상, 강의를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기술이 인간에게 좋은 원동으로 작용하는 예다. 그런데 무엇에 관심 있는지 모르면 어떨까.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아무 영상이나 보면서 시간을 흘려 보내게 된다. 기술이 우리를 얼마나 쉽게 조정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쉬운 예다.

 

인공지능의 실체에 비해 우려가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도 있다.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우려하는 부분도 너무 우려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SF소설이나 영화는 AI가 욕망과 감정을 가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그린다. 인간과 로봇 간 전쟁이 나기도 한다. 사람들은 곧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한다. 그러나 로봇의 반란은 지금으로 볼 때 확률이 거의 없다. 지능과 의식은 다르다. 지능은 문제해결 능력이고 의식은 고통, 쾌락, 사랑, 증오를 느끼는 능력이다. 인류가 개발하는 것은 지능뿐이다. 지능 발전은 놀랍게 개발되었지만 의식은 전혀 개발 되지 않았다. 로봇 반란은 근거가 없다. 걱정할 때가 아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가능성이 있다. AI나 로봇이 소수의 엘리트에게 엄청난 힘을 주고 대부분의 힘을 빼앗을 가능성이다. 공장 노동자, 택시 운전자, 통역사, 기자를 대신하기 위해 의식은 필요 없다. 따라서 AI로 대체할 수 있다. AI가 반란은 하지 않지만 대신 수십 명의 사람이 일자리와 정치력을 잃고, 극소수의 몇몇 엘리트에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자본의 수사가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이것은 과연 실체가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사람들은 AI와 생명공학이 합쳐진 기술이 최소 19세기의 1차 산업혁명만큼 경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금까지는 변화를 막 보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4차 산업혁명은 상당히 가능성 높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20년 뒤에 경제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 정부나 국가가 이를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19세기에 일어난 일들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1차 산업혁명 당시 프랑스, 일본 등은 먼저 여기에 따랐지만 중국, 인도,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그 결과 소수의 산업강대국의 침략을 받고, 착취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생각할 때 4차 산업혁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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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대비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몇몇 소수의 자본주의 엘리트가 AI를 전적으로 통제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예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을 자유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AI, 생명공학 기술을 자유시장에 맡기면 시장을 위해 작동하지, 사람에게 무엇이 최선인가를 생각하고 작동하지 않는다. 더구나 21세기에는 자유시장, 자본이 더 많은 대중을 위할 이유나 동기가 없다. 더 이상 군중, 대중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1차 산업혁명 때 독재 엘리트는 대중을 생각해야 했다. 20세기 초 일본이 좋은 예다. 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수만 명의 노동자, 군인이 필요했다. 그런 이유로 공공의료, 복지, 교육을 만들었다. 엘리트가 착해서가 아니라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에 군대는 로봇이 대체하거나 사이버전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향은 민간 영역에도 확대될 수 있다. 엘리트들은 대중에 대한 의료, 교육, 복지 등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종교가 용도 폐기된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도 종교로 인한 테러리즘이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보나. 


전통적 종교는 폐기되었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종교가 그것을 대체할 수는 있다. 기존 종교가 변화한 조건에 다시 적응해 중요성을 획득하는 경우도 있다. 유대교가 그렇다. 유대교는 지금 완전히 다른 종교가 됐다. 테러리즘이 큰 문제기는 하지만 그 힘은 전적으로 우리의 상상력에서 나온다. 테러리즘 자체는 취약한 존재다. 미국, 영국, 한국, 중국 같은 나라에서 테러보다 땅콩 알레르기, 욕조 사고, 계단 추락사의 숫자가 훨씬 많다. 과식, 과체중으로 죽는 숫자가 많은 미국인에게는 ‘알카에다’나 ‘IS’보다 ‘맥도날드’, ‘코카콜라’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작은 찻잔도 움직일 수 없는 작은 파리 한 마리가 도자기 가게를 어떻게 부술 수 있을까. 코끼리의 귀에 들어가면 된다. 이것이 중동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테러리스트라는 파리가 미국이라는 코끼리 귀에 들어가서 코끼리를 미쳐 날뛰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테러리스트에게 잡힌 우리의 상상력을 해방시켜야 한다.

 

자국인 이스라엘 국내외 정치상황에 대한 생각을 듣고자 한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당사자들의 마음을 바꾸기란 무척 어렵다. 이것을 말하는 순간 뇌기능이 정지하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애착 가진 대상, 민족이나 국가라는 신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과학자나 학자라도 귀가 먹는 듯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큰 갈등 요소 중 하나가 예루살렘인데 이곳은 양쪽에 매우 성스러운 도시다. 많은 유대인에게 예루살렘은 영원불멸의 도시고, 협상 불가능한 곳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게 말도 안 되는 말이라는 걸 안다. 예루살렘은 기껏해야 사천 년 정도의 역사를 가졌고, 유대민족 역시 삼천 년 정도의 역사에 불과하다. 영원할 거라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인류 조차도 200년 후에 아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이 있다. 모든 유대인이 믿는 영원의 도시라는 것은 과학입장에서는 넌센스다. 그런데 이 얘기를 예루살렘의 유대인에게 해보라. 두뇌가 철컥, 닫힐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잉여계급, 쓸모없는 사람들 계급이 범람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몇 국가에서 진행하는 기본소득 실험이 답이 될 수 있을까.


기본소득은 흥미롭고, 잠재력 있는 모델이다. 그러나 이런 실험이 진짜 해답이 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AI는 대규모 실직, 경제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지만 나라마다 영향 받는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섬유산업 완전 자동화 기술이 개발된다고 할 때 산업이 발달된 한국이나 핀란드, 미국 같은 나라는 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싼 노동력에 의지하는 과테말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문제는 하나의 국가 단위를 넘는다. 사실 핀란드 같은 곳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핀란드 국민이 자신들의 세금을 더 걷어서 큰 어려움을 겪는 방글라데시를 돕는 것에 합의할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전 세계가 겪게 될 더 큰 문제는 해결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행복을 지향한다. 그런데 기술 발전이 행복을 가져올까.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이 행복하기 위한 해법이 있나.


행복 문제는 심각한 부분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인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회 체제, 새로운 행정을 만들어왔고, 그것을 통해 엄청난 힘을 얻었지만 그 힘을 어떻게 더 큰 행복으로 바꾸느냐에 대한 답은 얻지 못했다. 석기시대의 인류와 비교하면 지금 인류는 수천 배의 힘을 가졌지만 행복을 더 가진 것 같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비참하게 하는가에 대한 심층의 원천을 우리가 모른다는 점이다. 아프고 배고플 때 비참하다는 정도의 이해는 갖고 있지만 재산도 많고 음식이나 약도 충분히 가진 사람 역시 비참한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 20-30년 사이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높은 자살률과 스트레스 지수를 갖고 있다. 그것은 행복과 비참의 복잡한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AI가 여러 인류의 문제를 풀고, 암이나 실업 문제를 다 찾아준다 하더라도 행복은 절대 보장되지 않는다. 더 비참해질 수 있다.

 

이후 저술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첫 책에서 과거에 대해, 이번 책에서는 미래에 대해 썼다. 다음 책은 현재에 대한 내용이 될까.(웃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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