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채널예스 : 문화 이슈
Viewing all 1719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김홍신 “인간의 영원한 숙제이자 해독제가 없는 사랑 이야기”

$
0
0

0C0A9577.JPG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이자 국회의원, 건국대 석좌교수인 김홍신의 『바람으로 그린 그림』출간을 기념해 8월 8일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1976년 등단 이후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내륙풍』 『풍객』 등 꾸준히 소설을 발표했던 김홍신은 제 15대, 제 16대 국회의원을 마치고 『김홍신의 대발해』 집필활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주로 선 굵은 사회 고발이나 역사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에 집중했던 그가 2015년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이후 2년 만에 다시 사랑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김홍신은 “소설을 읽는 게 바보일 만큼 지난 2년간 세상사가 소설보다 100배나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작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는 김홍신 작가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농담처럼 말씀드리면 반성문을 ‘글로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글쟁이도 사실은 글로 벌 받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죄를 짓는 게 아님에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피해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서 글을 쓰지 않으면 못 견디는 저 자신이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럽습니다.”


“시대를 매섭게 비판하거나 바른 정신을 갖고 살면 블랙리스트가 된다”며 유감을 표한 그는, 작년이 데뷔 40주년이어서 이 소설을 쓰고 조촐한 잔치를 하려 했으나 탄핵정국 등과 맞물려 결국 여름에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2007년도에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몇 년간 두문불출하면서 우리 민족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살리기 위해 『김홍신의 대발해』 작업을 하면서 3년 동안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이후 소설을 쓸 수 없었는데, 그 바람에 몇 가지 마음공부를 하면서 수필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소설가는 소설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2015년 『단 한 번의 사랑』을 겨우 썼습니다. 옛날 같으면 제 나이는 귀신에게 시비 걸어도 괜찮을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영원한 숙제이자 해독제가 없는 사랑 이야기를 정말 쓰고 싶었습니다.”

 

『바람으로 그린 그림』에는 리노와 모니카,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가톨릭 사제가 되기를 꿈꾸었던 고등학생 리노는 성당의 반주자인 모니카에게 반한다. 어머니는 리노가 의대에 진학하기를 바라면서 모니카에게 공부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두 사람은 7살의 나이 차이를 두고 연인처럼 가까워진다. 모니카는 약혼자의 만행과 나이 차를 이유로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마음만큼은 서로가 여전히 좋아한다는 줄거리다.


“이 소설로 사랑과 용서라는 영적 사탕을 함께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 책상 앞에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린다’는 문장을 붙여놨습니다. 바람은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려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7년 말 논산에는 김홍신 집필관이 들어서고, 내년 말에는 김홍신 문학관이 완공될 예정이다. 김홍신은 “죽는 날까지 글을 쓰고 제자들 바라지를 하라는 하늘의 명령”이라며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더 정진해야겠다고 밝혔다. 죽는 날까지 만년필을 손에 들고 죽고 싶다는 포부였다.

 

0C0A9774.JPG

 

2년 만의 장편소설이 다시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 이야기를 집중해서 쓸 계획인가요?


사랑의 본질에 관해 정답이나 해답을 내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제가 괴로울 때 마음공부를 하느라고 면벽도 한 3일 해 보고, 명상수련도 해 봤는데 그럴 때마다 가장 가슴 속에 크게 남는 게 사랑이라는 낱말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숙제로 남을 것 같아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물론 역사를 규명하는 소설, 민족사를 정리하는 소설, 남과 북을 합일하는 통일에 관한 소설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에 관한 소설을 계속 써야 하고 쓸 것 같습니다.


정치가로서는 작가가 아닌 무서운 독설가의 이미지였습니다. 정치인이기 전과, 정치를 하고 난 뒤 집필할 때와 차이가 있습니까?


정치할 때는 국민을 대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다시 글쟁이로 돌아갈 때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매서운 역할을 했고, 국회의원을 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국가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파헤쳤기 때문에 우리 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민족사 중 하나인 발해의 역사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나이를 먹고 돌아보니 사회 비판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본질에 관한 깊은 구조를 다뤄보자는 생각 때문에 사랑으로 돌아왔다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연극을 사랑하는 ‘연인’들과 본

$
0
0

5D3_6060.jpg

 

지난 8월 13일, ‘연인초대석’이 진행되었다. 이번 연인초대석은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선정되었다. 윤하정 기자의 진행으로 회원 160여 명과 함께 관람하는 행사를 가졌다. 1부 공연 관람에 이어 2부 행사로 공연에 출연한 배우(윤유선, 조한철, 김수량, 김소정, 박정원, 김주영)와의 만남, 그리고 경품 추첨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연인 초대석’은 연극을 보다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예스24가 지난 2014년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연인’은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아홉 번째 공연으로 선정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때로는 친구이자 형제로, 때로는 연인이자 천적으로 지내던 두 남녀가 매주 목요일 어느 한가지의 주제로 토론을 하며 덮어두기만 했던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복잡미묘한 남녀의 심리를 풀어낸 작품이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다양한 활약을 보인 황재헌이 작,연출을 맡은 이 공연은 오는 8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5D3_6023.jpg

 

5D3_6028.jpg

 

5D3_6047.jpg

 

5D3_6094.jpg

 

5D3_6101.jpg

 

5D3_6198.jpg

 

5D3_6206.jpg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명견만리』, 얼마나 팔렸을까?

$
0
0

사본 -세권합본.jpg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기간 읽고 추천한 도서  『명견만리』  시리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된  『명견만리』시리즈는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 제작진이 집필한 도서로 현 사회가 직면한 미래 이슈를 다루고 있다. 지난 8월 5일 대통령의 추천도서로 언급된 후 『명견만리_새로운 사회 편』, 『명견만리』, 『명견만리_미래의 기회편』은 각각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3위, 5위, 6위를 차지하면서 역주행 중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에 따르면, 『명견만리』시리즈는 현재(2017.8.16) 출고 부수 기준. 40만 부가 팔렸다. 『명견만리』 1권은 2016년 6월 7일에 출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책 추천에 관한 글을 올린 것이 8월 5일 오후 6시였는데, 구매가 잘 일어나지 않는 주말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하루에만 전주 대비 5배 가까이 판매가 뛰었고,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15배 이상 판매가 뛰었다. 인플루엔셜 마케팅팀은 “보통 이슈가 있으면 판매는 정점을 찍었다 내려오는데 비해 이번 대통령 추천은 1주일이 지나도 판매가 유지되고 있으며, <새로운 사회 편>만큼은 아니지만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 모두 고르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 권을 모두 추천해서 그런지 1,2권도 판매가 각각 10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명견만리』는 출간되었을 때부터 30-40대 남성층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세대이다 보니 ‘통찰’을 주는 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독자들은 『명견만리』가 보여주는 주제 의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의 유명 저자들이 그들만의 사례로 예측한 경제경영서와는 달리,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그 대안 역시 우리 안에서 찾아본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한 보다 쉬운 언어와 다양한 이미지 사용으로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주제들을 쉽게 풀어준 것이 많은 독자를 끌어들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명견만리』는 ‘명사들이 먼저 읽고 추천한 책’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활용해왔다. 1권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2권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3권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등 실제 KBS <명견만리> 대표 프리젠터로 출연했던 명사들이 추천사를 썼고, 일반인 청중으로 구성된 ‘미래참여단’을 가제본 서평단으로 참여시키는 등 독자층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는 2018년 상반기에 『명견만리』후속작을 출간할 예정이다. KBS <명견만리>가 짐 로저스 편을 마지막으로 시즌 1을 종료할 예정이라 포맷이나 내용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후 출간을 진행할 예정이다.

 


『명견만리』 추천사

 

변화의 진폭이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맞닥뜨릴 앞으로 몇 년은, 한 개인은 물론 인류 전체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명견만리』는 기존의 미래 예측서를 뛰어넘는 전복적인 사고와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통찰을 전한다. 오랫동안 시대의 변화를 고민해 온 트렌드 연구자이자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했던 출연자로서, ‘시계(視界) 제로’의 어둠 속에서 기회의 씨앗을 구하는 분들께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 우리의 시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책이다. 

- 김난도(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미래를 내다보는 밝은 눈들은 한결같이 기본을 강조합니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지금, 변화의 장단에 맞춰 그때그때 헐레벌떡 새로운 스펙을 쌓는 것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변화의 고비마다 버티고 서 있을 모든 문을 다 열려면 마스터키를 깎아야 합니다. 마스터키를 깎는 일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이 책이 마스터키를 깎을 모든 청소년과 그들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밝은 눈을 선사할 것입니다.

―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국립생태원 원장)

 

매년 돌아오는 24절기마다 씨 뿌리고 김매고 추수하며 수천 년간 살아온 우리네 삶에서, 내일은 오늘과 그리고 올해는 내년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전 세계가 연결된 지금, 매일같이 남겨지는 우리 흔적의 모둠에서 기계는 새로운 지혜를 만들고, 우리의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한 예지가 두렵게 다가옵니다. 익숙한 일상 속 당연함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아이디어와 현명한 통찰을 찾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송길영(다음소프트 부사장)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드디어 서울로 오다

$
0
0

 

_15P0483.JPG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1993년 첫 책 이후로 25년 동안 누적 판매 부수 380만 부에 달하는 인기 시리즈다. 남도와 북한, 제주도와 남한강, 일본 규슈와 교토 등을 돌아 서울 편이 출간됐다. 1권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와 2권 ‘유주학선 무주학불’을 먼저 선보이고 총 4권으로 서울 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지지난 8월 16일,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마침내 서울 편을 낸 소감을 밝혔다.


“책을 집사람에게 줬더니 첫 마디가 ‘또?’ 였어요. (웃음) 두 권씩이나 무겁게 내서 읽는 사람도 얼마나 힘들고 지루할까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썼습니다. 기왕 쓸 거 자세하고 친절하게 쓰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서울은 유홍준 교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궁궐의 도시’를 하나로 묶는 문화유산을 앞에 두고 유홍준 교수는 그에 얽힌 인물과 사연들을 소환해냈다.


“서양의 박물관 담당자나 전문가를 안내하다 보면 꼭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What happened at this place?)’라고 물어봅니다. 건물의 구조가 아니라 그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가 궁금한 겁니다. 역사에서 딱딱하게 배우기보다 현장에서 건물을 보면서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_15P0501.JPG

 

서울, 우리가 갖고 있는 엄청난 자산


“일본 편에서 교토를 두 권에 걸쳐 썼는데 서울이 한 권으로 될 리 없어 모두 4권으로 구상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궁궐에 관해 썼어요. 세계적으로 볼 적에 일본의 교토는 ‘사찰의 도시’, 중국의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로 전 세계가 다 압니다. 교토는 14개의 사찰과 3개의 신사를 합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했고, 쑤저우 공원도 9개를 한꺼번에 등재했어요. 우리도 90년대에 서울 5대 궁궐을 묶어서 등재했어야 하는데 창덕궁과 종묘만 올렸습니다. 세계 어느 왕도를 가도 궁궐 다섯 개를 가진 건 우리나라뿐이에요. 다른 나라의 궁궐과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는 건 우리 자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은 ‘궁궐의 도시’라는 관광 캐치프레이즈를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썼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 편에서는 궁궐, 종묘, 한양 도성, 자문 밖, 동관왕묘와 성균관을 다룬다. 조선시대 지성의 산실 성균관, 유교국가의 이데올로기 상징을 가진 문묘제례 등 우리나라만의 문화유산을 다뤘다.

 

“우리가 성균관을 너무 홀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방 서원은 열심히 이야기하지만 조선시대 지성에서 성균관을 거쳐 가지 않은 사람은 없거든요. 문묘도 유교 국가의 이데올로기 상징을 가진 곳인데, 문묘제례는 우리만 가지고 있어요. 또한 동묘라고 불리는 곳이 원래는 ‘동관왕묘’인데, 한중관계를 생각할 때 역사적 친근감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도 우리 동묘만큼 오래되고 멋진 관우 상을 가지고 있는 곳이 없어요. 중국 사람들에게 최고가는 신은 모택동도 공자도 아닌 관우입니다. 동묘가 황학동하고 연계되면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3권까지 쓰고 끝마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북한을 가게 되면서 북한답사기를 ‘시즌 2’로 내 놓고, 문화재청장으로 3년 반 동안 근속했다. 이후 충청도와 제주도, 서울 등을 추가로 써 냈다. 긴 시간 동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또한 ‘유홍준의 답사기’ 이후 계획은 무엇일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최종 형태를 잘 모르겠어요. 이제까지 국토의 반 정도 쓴 것 같아요. 아직 안 쓴 곳을 꼽아보면 쓴 곳보다 더 많아요. 기왕 서울 편까지 썼으니, 다른 사람이 이 책을 밟고 넘어서서 더 좋은 책을 썼으면 하는 희망이 있어요. 그렇게 나타나는 책은 ‘OO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쓴 내용이 이 땅에 태어나 한국인의 혼을 가지고 우리 문화유산이 가진 의미를 자랑과 사랑으로 쓴 책이라면, 그렇게 해서 얻어진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정신을 세계 속에 알리는 글이 나왔으면 해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더불어 『화인열전』도 유홍준 교수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잘 써서가 아니라 틈새시장으로 들어가서 된 거라”며 겸손함을 표현한 유홍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서양에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항상 여행과 전기, 자서전이 들어가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고, 『화인열전』은 몇 안 되는 전기였기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 인문학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로 전기문화가 없음을 꼽으면서 『화인열전』을 계속할 뜻도 내비쳤다.


“미술사로 돌아가 『화인열전』 개정판을 쓰려고 합니다. 대학원에 미술사를 공부하러 들어갈 적에 우리나라 예술가 20명 정도의 전기를 써야겠다 목표를 가졌는데, 겨우 9명 썼습니다. 앞으로 최소한 4명은 더 써서 여러분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숭례문은 언제 다룰 생각이냐고 묻는 질문에 유홍준 교수는 “억울해서 쓰긴 써야 한다”며 3권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편 3권에는 도성 둘레의 낙산, 인왕산, 북촌과 서촌 등이 담길 예정이며, 마지막 권에는 북한산과 한강을 중심으로 북한산 비봉, 암사동 선사유적지, 양천사 등을 다룰 계획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리베카 솔닛 “내 책이 말하는 것은 페미니즘, 걷기, 저항”

$
0
0

1번째 사진_ 창비.png

사진 제공_ 창비

 

변화의 여지가 있고, 또 변해야 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페미니스트이자 저술가,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의 저서 3권이 국내에 동시 출간됐다. 창비에서 출간된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어둠 속의 희망』과 반비에서 펴낸 걷기의 인문학』이 바로 그 것. 2015년 국내 출간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로 ‘페미니즘 도서 열풍’을 만든 리베카 솔닛은 2010년 <유튼리더>가 꼽은 ‘당신의 세계를 바꿀 25인의 사상가’로 ‘맨스플레인’(man explain)이란 단어를 전세계적으로 알렸다.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미국에서만 9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한국에서는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그 해에만 1만 5천 부가 팔렸다. 솔닛의 글을 통해 유명해진 ‘맨스플레인’은 2015년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단어’로 꼽히는 등 이제는 30개 언어에서 쓰이고 있다.

 

리베카 솔닛은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통해 자신이 직접 ‘맨스플레인’을 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여성의 삶에 일종의 ‘정답’이 강요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8월 25일, 서울 서교동 창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솔닛은 “페미니스트 혁명의 새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많은 참여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쓴 책이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실은 여성혐오에 관한 범죄가 끊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변화의 여지가 있고, 또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베카 솔닛은 이 책에서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살인, 강간문화, 여성을 배제하는 문학작품, 코미디,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여성에 대한 침묵과 그 침묵을 강요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페미니즘 운동은 아직 미완성이고 여성인권에 대한 유린도 많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간 지속되어온 여성 차별의 문제를 불과 50년 만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인식하고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성들의 상황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습니다. 6개월, 1년 단위로 본다면 변화가 작다고 느껴지겠지만, 긴 시간을 놓고 큰 그림으로 본다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뤘습니다.” (리베카 솔닛 모두 발언 中)

 

창비에서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와 함께 펴낸 『어둠 속의 희망』 개정판은 ‘리케나 솔닛의 희망 3부작’ 중 하나로 미국에서 2004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제2판, 제3판을 거듭해 출간됐다. 솔닛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어둠 속의 희망』전자책을 한시적으로 무료 배포했고, 1주일 만에 약 3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창비에서 2006년 출간했던 제2판과 비교하면 번역서를 기준으로 100쪽 분량의 4개 장을 추가해 최근의 변화를 반영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카 솔닛은 “『어둠 속의 희망』은 미국의 좌파 진영이 이라크 전쟁을 저지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해서 엄청난 좌절에 빠졌던 상황에서 쓴 책이다. 좌절과 무기력은 패배를 기정사실화했을 때 생기는 것인데, 곧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전제에서 기인한 좌절감이다. 그러나 희망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서 온다.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행동할 수 있다. 희망이란 열려 있는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미래는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행동할 여지가 있고,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_ 창비.jpg

사진 제공_ 창비

 

3권은 모두 ‘걷기’에 관한 책

 

또한 반비에서는 리베카 솔닛의 대표작 걷기의 인문학』을 펴냈다. ‘리베카 솔닛 에세이의 정수’라 불리는 이 책은 ‘걷기’라는 행위가 인간에게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솔닛은 이 책을 텍스트 연구와 고증뿐 아니라, 두 다리로 직접 걸어 다니고 경험하며 써 내려갔다. 정신 vs 육체, 사적인 것 vs 공적인 것, 도시 vs 시골, 개인 vs 집단 같은 전통적인 철학적 모티프에 대해 소수자의 관점과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고 썼다. 솔닛은 이례적으로 한국어판 서문을 써서 출판사에 보내왔다.

 

“이 책을 쓴 것은 거의 20년 전입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보행의 여러 가지 기쁨과 성과와 의미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도 거의 그대로 통할 듯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도시와 시골의 모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걸을 가능성, 그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점점 사적 공간에 틀어박히고, 점점 몸을 망각하고, 실리콘밸리가 만들어낸 컴퓨터, 스마트폰, 온라인 기반의 여가 활동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됩니다. 나는 이 책에서 이런 현상이 지나치게 과도해질 때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삶의 기쁨, 삶의 역동, 그리고 그 밖의 삶의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중략)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매는 바느질입니다. 보행은 찢어짐에 맞서는 저항입니다.” (걷기의 인문학』한국어판 서문 中)

 

리베카 솔닛은 “한국에서 이번에 출간된 책 3권은 모두 ‘걷기’에 관한 책이다. 걷기의 인문학』이 보다 직접적으로 걷기를 말한다면, 나머지 두 책은 방황하고 여기저기를 누비는 과정을 담았다. 아직까지 우리가 하지 못한 이야기들,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 보지 못한 것들을 계속 탐색해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3권은 모두 ‘저항’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육체에서 멀어진 채, 인터넷 세계에만 머물고 있는 삶에 대한 저항을 ‘보행’이라는 행위로 연결했다.

 

‘페미 데이’ 걷기의 인문학』리베카 솔닛 강연회

 

녹취록 부분에 군데군데 넣어주세요 (1).JPG

지난 8월 26일, 리베카 솔닛 강연회가 북티크 서교점에서 열렸습니다. 리베카 솔닛의 강연과 더불어 독자와의 질의 응답, 전문을 소개합니다. (녹취록 제공_ 반비)

 

오늘 여러분과 함께해서 영광입니다. 서로 다른 언어의 큰 간격을 초월해서 공통의 관심사라는 다리를 건너 강연을 들으러 와줘서 고맙습니다. 미국인으로서 외국에 나와 있는 게 이상한 시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다시피 트럼프가 조국인 미국을 통치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두렵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매일 새로운 위기, 스캔들이 터지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있으니 여전히 이상합니다. 곧 히말라야로 떠날 것인데 다시 돌아왔을 때 이 세계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굉장히 걱정스럽게 생각합니다.

 

걷기의 인문학』은 사실 제가 오래 전에 썼던 책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도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공간으로부터 분리돼서 인터넷과 실내의 사적인 공간으로 자꾸 들어가 버리는 것 같은 이 시대에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걷기의 인문학』은 여러 가지 걷기의 행위를 기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혼자서 시를 쓰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서,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 혼자 걷는 것도 있을 것이고, 둘씩 짝지어 연인들이 걷는 그런 유형도 있을 것이고 또 한국의 촛불시위처럼 수천 명,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가 되어 시민사회로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걷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걷기의 유형에 대해 기념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걷기의 인문학』에도 적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발로 함께 걸으며 도시의 풍경에 우리의 역사를 쓴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힘과 가능성을 기억하는 것은 제가 쓴 희망에 관한 책, 자연재해와 이를 극복하는 공동체에 관한 책 등 다양한 저서에서 중심축으로 작용하였고, 저항을 독려하기 위한 저의 다양한 활동들에 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저서를 써왔는데, 저의 저서는 몇 가지의 공동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저술해왔습니다. 핵심적인 테마 중의 하나가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 다룬 다른 사랑이라는 테마입니다. 우리는 보통 가족에 대한 사랑, 가정, 성, 그리고 그 외에 사적인 삶을 윤택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 외에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게, 더 만족스럽게 만드는 다른 요인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요소에는 목적의식,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 미래에 대한 희망 자연, 영성, 기타 비 인간세계에 대한 교감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해방의 과업입니다. 저는 특히나 전(全) 여성의 해방에 대한 걸 굉장히 집중적으로 다뤄왔습니다. 왜냐하면 제 가슴과 삶, 제 어머니, 할머니의 삶과 직결되어 있고 직접적인 경험들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페미니즘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제가 볼 땐 불교에서 주장하는 모든 존재 해방, 그 큰 해방에 포함되는 하나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희망에 대해서 많이 저술해왔습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미래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직 모른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아직 미래가 쓰이지 않았다는 것,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에 근거하는 것이죠. 이것이 결국에는 우리가 미래를 쓰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줍니다. 희망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미래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이미 달성한 수많은 승리를 돌아보는 데에서 자라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우리의 상상이 장소를 어떻게 형성해나갔느냐 하는 것과 반대로, 장소가 우리의 상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또 우리의 젠더와 역사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다만 제가 미국에서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녹취록 부분에 군데군데 넣어주세요 (3).JPG

 

지금 이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이곳이 네바다주에 있는 테나야호수라는 곳입니다. 여기에 나와 있는 끔찍한 사건이 이 책을 쓰는 데 하나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1890년대 미국 군대는 원주민들을 땅에서 내쫓기 위한 작전을 펼쳤습니다. 그곳에 매장된 금을 채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양한 경제적 활동을 하기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을 쫓아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미군에 속한 사람 중 한 명이 부족장을 호숫가에 데려가서는 “당신들은 이 땅에 다시는 돌아와 거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이 호수를 부족장의 이름을 따서 부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부족장이 “이 호수는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이 있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부족장이 “이 호수는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이 있다”고 말했던 것은 바로 ‘원래 우리가 향유했던 문화가 있고 우리 고유의 역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텅 빈 페이지로 있어서 당신들이 마음대로 역사를 쓸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백인은 부족장을 존중하는 태도로 얘기했지만, 그 말의 이면에는 당신들의 존재를 지우겠다, 우리의 풍경에 당신들을 장식품으로 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 땅에서는 상당한 충돌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곳은 노스다코타주 정부청사 앞 잔디에 있는 비스마르크상의 모습입니다. 이 지역에 대규모 송유관 건설이 추진되고 있었고, 이곳에 원주민 저항운동 있었습니다. 송유관이 잘못되었을 때 강과 호수가 오염될 수 있어서 이른바 스탠딩록 운동이라는 저항운동 펼쳐졌습니다.

 

여기 보이는 조각상에는 한 단란한 가족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가족은 백인 침공자, 서부 개척자입니다. 이 조각상이 의미하는 것은 이 땅에 쓰인 이야기가 원주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백인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올바르게 바로잡기 위해서 이런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를 보호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 이 사진에서 하나의 조각상을 볼 수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했지만 남부 지역에 가면 노예제를 옹호했던 많은 남부 지역의 유명인들을 기리는 조각상이나 기념비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조각상 기념비를 철거하기 위한 운동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기념비와 조각상은 인종차별, 불평등을 상징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뉴올리언스에 있었던 이 조각상은 철거되었지만, 철거 전 조각상에 “흑인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누군가가 그래피티로 남겼던 것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종주의와 관련한 갈등을 촉발시켰던 계기가 찰스턴에서 아홉 명의 흑인들이 집단 살인이 됐던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사진을 보고 계시는 분은 브리 뉴섬이라는 여성운동가인데요. 남부의 깃발을 떼는 작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이 행위로 인해서 체포됐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영웅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이런 저항운동에 여성들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조각상도 남부군을 상징하는 조각상인데요. 흑인 여성이 철거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철거되었는데요. 철거될 때 보니깐 안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굉장히 상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념비 중에는 이런 시민권운동을 상징하는 기념비도 있습니다. 이것 보시면 민권운동 당시에 흑인들 공격했던 경찰견들 형상화한 것인데요. 이처럼 우리가 거하고 있는 도시 풍경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전달되는 것도 있고 묻혀서 전달되지 않는 숨어 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풍경 속에 드러난 이야기와 숨어 있는 이야기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배움으로써 좀 더 진정한 의미로 시민으로서 산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전쟁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징적인 전쟁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주로 거듭날 수도 있고 그런 권리가 배제되는 주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풍경 덕분에 존재감을 더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도시 풍경에서 다뤄지지 않는 사람은 존재감이 위축되고 지워지기도 합니다.

 

제가 쓴 걷기의 인문학』에서 인용한 미국의 여류시인 실비아 플래스가 있는데 실비아 플래스가 19살에 일기에 썼던 것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여자로 태어났다는 건 내 끔찍한 비극이다. 길에서 일하는 사람들, 선원들과 병사들, 술집 단골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데,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은데, 익명의 존재가 되고 싶은데, 경청하고 싶은데, 기록하고 싶은데, 다 망했다. 내가 어린 여자라서. 수컷으로부터 습격당하거나 구타당할 가능성이 있는 암컷이라서. 남자들이 어떤 존재 인지, 남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데, 그렇게 궁금해하면 유혹한다 고 오해받는다. 모든 사람과 최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천에서 자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서부로 여행을 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밤에 마음껏 걸어 다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걷기의 인문학』, 374쪽)

 

요지를 이야기해드리면 자유롭게 걷기 위해, 내가 즐기기 위해 걷기 위해서는 특별히 필요한 요소가 있다, 자유로운 시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제약당하지 않을 신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여자들은 공공장소에 있는 동안 사적인 영역을 침해 당하는 일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발생합니다. 영어에도 여자의 걷기를 성별화하는 경우가 많다. 창녀를 의미하는 단어로 길거리를 걷는 사람(street walker), 거리의 여자(woman on the street), 공공의 여자(public woman) 등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에서 여자를 남자로 바꾸면 공인, 유행에 밝은 사람, 건달이라는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성에 관한 관습을 깨뜨린 여성를 묘사하는 ‘방황한다’라는 의미의 여러 표현들은 여자의 여행에 성적인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또는 여자가 여행을 떠날 때 여자의 섹슈얼리티는 관습을 위반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여성들은 도시 속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당했습니다. 걷기의 인문학』영어 버전 중 포함된 인용구 하나 읽어드리겠습니다. 엘리자베스 윌슨 작가가 19세기 한국여성들에 대해 묘사한 것 있습니다.

 

“밤이면 이런 제약들은 반대로 뒤집혀서 적용됐다. 서울시의 여러 대문들이 폐쇄되고 나면 맹인이거나 관리인 남성 제외하면, 모든 남성들은 거리에 나올 수 없었다. 이 도시들은 여성들의 것이 되었다. 그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담소 나누며 걸었다. 어둑어둑한 등을 들고 다녔는데 어둑함 속에서도 부채, 장옷을 이용해서 얼굴을 가렸다. 그래서 이 도시 안에서의 여성의 경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숨어 지낸다는 것과 동일했다.”

 

그리고 저는 항상 정말 서울이 기존의 남성들이 도시에 대한 자유를 누리고 여성들은 갇혀 지내는 제도들을 뒤집은 곳이 맞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런 시도들이 남미, 콜롬비아 등에서 실제로 있었습니다. 남성들이 야간에 아이를 보고 여성은 자유롭게 산책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 이벤트 조직한 사람의 말 인용해보겠습니다.

 

"여성들만의 밤’ 행사를 하고 남성들에게는 자율적인 통금시간을 지키도록 하는 이 상징적인 이벤트는 관련 기관, 주 당국 사회 전반에 있어서 가정폭력과 사회 속에서 남성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보여드리는 그림은 루이스 부르주아, 제임스 서버라는 사람이 그린 그림입니다. 하나는 여성의 몸을 집으로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여성은 집에 국한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여성이 움직일 수 없음을 상징합니다. 여성을 공간으로 형상화인데, 과연 그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관련해서 텍스트에 나온 것 읽어드리겠습니다.

 

“여자들이 경험하는 일상적 추행은 여자들이 안심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일상적 추행은 나의 역할 중에 성적 존재로서의 역할이 있다는 사실, 내가 남자에게 이용의 대상, 접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일상적 추행은 여자로 하여금 여자가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공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도록, 여자에게도 가고 싶을 때 가고 안심할 상태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남자든 여자든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도시, 외국인, 청년, 빈민 등에 의해 공격 당할 수 있고 통제되지 않는 공간 등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성폭력의 일차적 표적은 여자다. 성폭력은 온갖 장소에서 자행되고, 연령과 부에 관계없이 모든 남자들에게서 자행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의 가능성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수위 높은 모욕적, 악의적 언사, 수작에 담겨있습니다. 많은 여자들이 강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실내 공간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걷기의 인문학』에 소개했던 일화들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10대 때 걷다가 성추행을 당했던 얘기입니다. 샌프란시스코 관광지에서 당한 얘기입니다.

 

“관광지 근처에서 차를 운전하는 남자가 나를 따라오면서 역겨운 성적 제안들을 줄줄 늘어놓기에 돌아서 서 따라오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남자는 내가 감히 그런 말을 했다 는 사실에 정말로 충격을 받은 듯 흠칫 놀라더니 나한테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나를 죽여버린다고 했다. 비슷한 일들을 수백 번 겪었지 만 그때 일이 유독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죽여버린다는 말에 담긴 진심 때문이었다. 내가 밖에 나가면 살아 있을 권리, 자유로울 권리, 행복을 추 구할 권리가 없어지는구나, 세상에는 생판 남인데도 내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미워하고 내가 괴롭기를 바라는 것 같은 사람이 많구나, 성은 이렇게 금방 폭력이 되는구나, 이런 상황을 사적인 문제가 아니 라 공적인 문제로 보는 사람은 나 말고는 거의 없구나 하는 것을 문득 깨 달았다.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걷기의 인문학』, 386쪽)

 

지금 보는 조각상은 해리엇 터브먼이라는 흑인 여성의 조각상입니다. 이 여성은 많은 이들에게 해방자라는 이미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조가상은 뉴욕시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기릴 만한 여성 조각상 5개 중 하나입니다. 여성 인물을 기리는 조각상이 다섯 개밖에 없다는 얘기죠. 그만큼 뉴욕은 남성성, 백인을 기리는 풍경을 가진 도시라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섯 개의 여성 조각상으로 승화된 다섯 명의 여성 인물 중 두 번째를 보고 있는데 루즈밸트 영부인입니다. 본인이 인권운동가로서 이름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뉴욕시를 그리는 지도책을 제가 올바로 잡아보자 해서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책을 좀 보여드릴게요. 제가 이제 샌프란시스코, 뉴올리언스, 뉴욕 3개 도시에서 지도책 작업을 했는데요. 뉴욕이 가장 최근에 한 것입니다. 작년 가을에 했습니다.

 

녹취록 부분에 군데군데 넣어주세요 (4).JPG

 

이것은 저희가 새로 만든 지도입니다. 뉴욕시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했던 여성 랩퍼, 댄서, 공직자, 노조위원 또는 기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름, 작가의 이름 등으로 바꿔봤습니다.

 

계속 말씀 드리면 제임스 브라운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가 있는데, 제목이 「남자의 세상이다」입니다. 1966년에 뉴욕 스튜디오에서 노래했는데요. 싫든 좋든 그 사람 말이 맞습니다. 이 도시의 여러 거리를 걷다 보면 젊은 여성들이 추행의 대상이 되고 그런 추행을 당하면서 이 도시가 그들의 거리,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강요 받습니다. 그리고 이동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계속 상기하게 됩니다. 언제든 타인의 공격 대상이라는 것도 상기하게 됩니다. 항상 타인에게 순종하고 그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을 상기하게 됩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에게 미소를 지어.’ 이건 마치 그 여성을 소유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 여성의 얼굴이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의 삶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그는 그런 강요를 당연하게 합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그는 의미를 지니고 여성의 의미는 지워집니다.

 

좀 더 은밀한 의미에서 이름은 도시에 끊임없이 젠더 부여하고 영속시킵니다, 모든 도시에는 남성의 이름으로 가득합니다. 권력, 중추적 역할을 했던 사람, 큰 부를 가진 사람 등등 많은 이들에 의해 기억되는 남성들의 이름으로 가득합니다. 반면 여성은 익명의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여성은 결혼하며 남편 성 따르고 사적인 공간에서 생활했고, 상대적으로 잊힙니다. 극소수 예외 있긴 해도. 이런 이름을 주는 행위들은 대륙 전반에 걸쳐 나타나 있습니다. 미국 서부지역 산봉우리 이름 보면 마치 대기업 이사회 임원들 이름 열거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여성인물들의 이름을 딴 지명은 거의 찾기 힘듭니다. 제가 읽은 다른 에세이에서 뉴욕시에서 여성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여성 조각상은 5개밖에 없습니다. Joan of Arc, Golda Meir, Gertrude Stein, Eleanor Roosevelt, and Harriet Tubman 다섯뿐입니다. 그나마 다섯 중에서 4개의 조각상은 지난 30여년 속에서 추가된 것입니다. 1984년까지 하나밖에 없었는데 바로 잔다르크였습니다.

 

제가 액션영화들을 보면 그 중에서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여성 영화들, 와호장룡 헝거게임을 보면 굉장히 충전된 기분 제가 충전된 기분입니다. 힘과 자신감의 마약을 주입 받은 것 같은 강렬한 기분입니다. 이런 평생 동안 이런 에너지를 주는 영화를 한 열 편 정도 반복해서 보는 동시에 거의 매 시즌마다 여성들의 슈퍼파워를 멋지게 표현해내는 영화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서 그 중에서 고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봅니다. 그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세계는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남성이라면 지금 극장에 가도 남성 액션 히어로 가득합니다. TV에는 그런 액션 히어로 넘쳐난다. 만약 어린 시절 뭔가 여성들의 이름을 지명으로 차용한 곳이 많은 그런 도시들에서 자랐다면, 그리고 영예롭고 성공적이었던 여성의 기념비로 가득했던 도시에서 자랐다면 제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시티오브우먼, 여성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이고 지도를 통해서 그런 강력한 힘을 가진 여성으로서 산다는 것이 어떨 것인지 상상해보게 하는 그런 노력들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뉴욕시에 유명한, 영향력 있었던 여성들의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들이 공부하고 춤 쳤고 저항했고 철학적 사고를 했고 가르쳤고,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떨쳤던 그런 공간들에 그 여성들의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실제 뉴욕시에는 그런 여성들이 주도한 아주 놀라운 역사가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17세기만 하더라도 퀘이커 교도 중에 Hannah Feak Bowne라는 여성 목사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의 이름은 역사에서 항상 지워진 채로 서술됐습니다. 그녀의 집도 그녀 이름 따서 불려지고 있지 않고 존 보운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페미니즘의 상당 부분이 뉴욕에서 펼쳐졌습니다. 19세기에 미국대선에 출마했던 페미니스트 Victoria Woodhull to Shirley Chisolm 게릴라걸즈까지 미국 페미니즘 역사의 상당부분이 뉴욕시에서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녹취록 부분에 군데군데 넣어주세요 (2).JPG

 

모든 지하철역에다 표시하지는 못했고 중요한 기여했던 여성들, 기여할 뻔했던 여성들 중 상당수도 잊히거나 기억되지 못합니다. 많은 여성들은 의미 있는 누군가가 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많은 영웅들 중에서 역사 속에서 잊힌 이들도 많습니다. 그 중 일부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고 가시성을 쟁취했습니다. 그들의 이름이 이 지도에 표시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지도는 그들을 위한 하나의 기념비이자 그들을 축하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지난 10월 수업을 진행했는데 만약 이런 여성들의 이름을 딴 도시 속에서 학생들이 살고 있었다면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 것 같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성의 존재가 존중 받고 기념 받는 도시환경 속에서 살았다면 삶이 어떻게 다를까 물었던 것입니다. 그 중 두 명이 인상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내가 평생 구부정하게 살았는데 만약 여성의 이름을 딴 도시 속에서 살고 있었다면 내가 똑바로 서서 당당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학생은 “여성의 이름을 딴 도시에서 내가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 내 삶이 얼마나 다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장소 자체에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텍스트입니다. 그 텍스트 안에서 누가 드러나고 감춰지고 누구의 목소리가 드러나는지가 우리 경험에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텍스트를 바꿔나갈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저는 걷기의 인문학』에서 했던 걸 다른 방식으로도 풀어내고 있습니다. 걷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공공장소에 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런 의미들이 어느 장소이냐가 아니라 내가 누구냐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런 것들을 다양한 작업을 통해서 천착하고 있습니다.

모든 풍경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텍스트. 그런데 그 텍스트 안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지시사항이 담겨 있고 이 장소가 누구에게 귀속되어 있고 누구의 것인지 아닌지도 담겨있습니다.

 

모든 풍경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에 의해서, 상상에 의해서 쓰인 책과도 같습니다. 그들이 정의, 불의, 권력, 가능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냐는 책과도 같다. 그런 책들 중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다시 쓰이고 있는 그런 책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이번 달 제 조국인 미국에서 급진적으로 여러 장이 수정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공공장소를 다시 쓰는 작업은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고 이 모험은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하고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녹취록 부분에 군데군데 넣어주세요 (5).JPG

 

독자가 리베카 솔닛에게 묻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날마다 낙관과 비관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부모자식 동시에 여성과 여성으로서의 관계에서도 많은 생각이 듭니다. 『멀고도 가까운』에서 어머니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지금의 심정과 페미니스트의 정체성이 어머니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엄마와 저와의 관계는 너무 안타깝게도 비극적이게도 굉장히 낭비됐다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가부장제가 어머니의 가치를 비하했고 근데 어머니가 그것을 직시하기보다는 그 가치를 나한테 적용해서 나의 가치를 깎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저를 동지로 보기보다는 경쟁자로 여겼고 본인의 외적인 아름다움에 너무 집착했고, 그래서 딸인 제가 가진 외적인 아름다움에 적개심으로 반응했습니다. 자신을 억압했던 남성을 싸우고 맞서지 않고 그 고통을 나한테 전가해 퍼부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페미니스트적이었지만 자신의 가치를 남성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뒀고 나를 경쟁자로 보아서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그러지 않았다면 관계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것을 담담하게 직시하고 책을 썼을 수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은 가부장제가 강요하는 불평등의 관계를 다시 조망하고 그것으로부터 남성과 여성 모두를 해방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 된 딸을 키웁니다. 아이 용품은 대부분 블루는 남아, 핑크는 여아용입니다. 그래서 종종 거기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블루를 사서 입히거나 사용하는데요. 근데 얼마 전 화이트와 핑크가 적절히 섞인 후드를 입혔는데 너무 예뻤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이런 방식으로 사회화되어서 그런가 봐요. 내 딸과 핑크, 공주라는 단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서 저도 딱히 답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저는 애도 없습니다. 근데 제가 고모이기도 하고 여러 명 조카가 있습니다. 최근에 제 조카중 남자애 옷을 사러 갔더니 말한 것처럼 남자는 블루, 여자는 핑크더라고요. 색상뿐 아니라 여자아이 옷은 꽃, 고양이 등 귀여운 것들이 그려져 있는데 남자아이 옷은 상어, 우주비행사 등 끌어안기 불편한, 너무 친밀하지 않은, 차갑고 거리감 느껴지는 것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런 걸 입는 남자애들은 관심을 덜 받으려나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런 성별을 구분해서 그 역할에 아이들을 구속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 너무 공감합니다. 한편으로는 외딴 섬에 사는 게 아니라 아이들 학교에도 보내야 하고 그런 환경 속에서는 성 역할을 강화하는 일을 벌어집니다. 여기에 대응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건 시기입니다. 대학교 캠퍼스에 친구가 교편 잡고 있는데요. 미국 캠퍼스에서는 강간 문제 심각합니다. 대학교에 이미 들어오는 남자들에게 강간하지 마라는 건 너무 늦었습니다. 아동기에 교육해야 합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거, ‘폭력은 쿨한 게 아니다’라는 걸 어릴 때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 문화 안에는 이런 잘못된 게 많아서 깨트려야 합니다. 제 주변에서는 페미니스트가 많아서 그들이 양육하는 것을 보면 그 결과들이 다르게 나오는 걸 보게 됩니다. 만약 나에게 딸이 있다면 누가 내 딸을 해하면 어떡하지, 남자애가 있다면 얘가 남을 해하면 어떡하지 걱정할 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에 만연한 포르노, 인터넷 게임이 남자 아이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멀고도 가까운』에 쓴 것이 있는데, 타인을 해하기 전에 타인을 해하는 사람은 먼저 공감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연민을 느낀 자신 안의 뭔가를 죽여야 한다. 그렇게 죽였을 때야만 타인을 해할 수 있다는 말을 언급한바 있습니다. 그래서 공격 성향, 폭력 지배하려는 성향을 남자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가르치는 이런 사회를 어떻게 벗어나도록 하는지가 어려운 문제인데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첨언하면 여자아이들이 귀여운 거 괜찮습니다. 다만 여자아이들에게도 액션 히어로가 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남자아이들도 액션 히어로가 되고 싶은 것 괜찮지만 남자아이들도 끌어안기 좋은 귀여운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이분법적으로 남녀는 이래야 한다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그것이 계속 타파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페미니즘 이야기는 많이 하셨을 것 같아서, 페미니즘뿐 아니라 다양한 글쓰기를 하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막 글쓰기 시작한 여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요.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보시라. 여러분을 제한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많은 경우 여성이 글을 쓰려고 하면 여성다운 주제를 택해라, 혹은 개인적인, 사적인 관점에서 쓰라는 주문을 많이 받는 것 같은데 이런 주문은 잘못된 것입니다. 뭔가 개인적인 주제를 벗어나 다른 주제를 택하는 게 용기가 필요한데, 해볼 만한 것입니다. 오늘날 전쟁터 특파원, 철학자, 저널리스트 다양한 직종에서 여성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좀 더 윗 세대의 여성 저널리스트의 말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여성들이 전쟁터 특파원으로 파견되면서 전쟁에 대한 보도방식 바뀌었다고 얘기합니다. 남성만큼 영웅주의에 도취되는 보도를 덜 하고, 전쟁 상황 속에서 민간인들이 겪는 어려움에 더 공감한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런 가능성들을 더 모색하면 좋겠습니다.

 

또 젊은 작가, 작가 지망생에게 버지니아 울프가 했던 이야기 전하고 싶습니다. ‘여성을 위한 직업’ 이라는 글에서 ‘가정의 천사를 죽여라’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에게 친절하라고, 너에게 달콤하라고 강요하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라고 강요하는 가정의 천사를 죽여라. 너의 의견을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제는 감추라는 걸 죽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만약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면 그거에 대해서 싫어할 수 있지만 개의치 말라고 조언하는 그런 글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남의 기분을 맞춰줄 것을 요구 받고 남에게 많이 칭찬해줄 것으로 요구 받고 그러다보면 진실로부터 멀어진다 생각합니다. 근데 작가의 본업은 진실을 다루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활동을 제약하는 그런 가정의 천사를 죽이기를 바라겠습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고 마광수 교수가 남긴 마지막 책

$
0
0

마광수 메인.jpg

 

마광수 전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가 9월 5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마광수 전 교수는 시신 처리를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마광수 전 교수는 1992년 소설집 『즐거운 사라』로 필화사건을 겪은 후, 오랫동안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마광수 교수는 1951년 4월 14일 서울 출생.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연세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마광수는 국문과 교수,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시인으로서의 역사가 더 길다.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추천으로 26살에 <현대문학>에 시로 등단했다. 마광수는 일찍이 문학계의 지적 허영과 엄숙주의에 선을 그었다. ‘진짜 좋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게 실제 그의 문학론이다. ‘문학적 허세’나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글의 가독성을 매우 중시하고, 복잡한 문장구조와 어려운 어휘들을 피하는 것이 그의 글쓰기 특징이다.

 

마광수는 2017년 1월 출간된 40년 시작(詩作)의 총결산 자선(自選) 시집, 『마광수 시선』에서 성적 욕망의 자유로운 표현을 넘어선 다양하고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내비쳤다. 시를 보면 그의 다양한 모습을 비춰진다.


내 자서전에서 독자들은
너무나 고상한 지식인 사회에
섞여 살며 힘들어 했던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슬퍼하는 사람과

으리으리한 교회 앞에서
구걸하는 걸인을 보고
가슴 먹먹해 하는 사람과

사람은 누구나 관능적으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 「내가 쓸 자서전에는」 中

 

고 마광수 교수는 출간하는 작품마다 문학계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항상 논란이 됐지만, 해외 언론으로부터 ‘한국의 외로운 에로티카 장인’이라고 불렸다. 보수적인 문학계와 잦은 충돌을 일으켜 왔고, 급기야 1992년에는 ‘외설작가’라는 낙인이 찍혀 세계 최초로 검찰에 의해 긴급 체포되어 구속 기소된 작가로 역사에 기록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서 항상 문제가 되어 왔던 것은 바로 ‘솔직한 성에 대한 탐구’. 마광수가 1989년에 발표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저속하다는 이유로 문학계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나 서점가에서는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연출됐다.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지난 2011년 이파니 주연의 연극으로도 무대에 올려진 바 있고, 2013년에는 신정균 감독이 영화화했다.

 

마광수, 어떻게 살았나?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윤동주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25세에 대학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2년 10월 『즐거운 사라』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어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19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으나, 2000년 재임용탈락, 우여곡절 끝에 연세대학교 교수로 복직했고, 2016년 8월에 교수직에서 퇴직했다. 2017년 9월 5일 타계하였다.

 

1977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그는 시, 소설, 에세이, 평론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35권이 넘는 저서를 쏟아냈다. 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에세이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꼬리표가 채 식기도 전에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구속당한다.

 

마광수는 분명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저자 중의 하나이다. 그의 긴 약력은 마광수의 글들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동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모았는가를 보여준다. '구속', '수감', 항소심' 등이 말이 등장하는 마광수의 이력은, 마치 무슨 민주화 운동가의 이력을 보는 듯할 만큼 극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마광수가 정작 자신은 자신을 '무슨 운동가'로 규정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론 마광수가 자신을 규정하는 사회적 주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광수의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자신은 자신의 하고싶은 말, 옳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뿐이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은 처벌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마광수는 무슨무슨 운동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광수수의 글과 생각은 그것이 발표될 때마다 일종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마광수의 생각이 가지는 일종의 '솔직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마광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발언한다. 이것의 그가 대중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동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지탄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로 인해서 옥고를 겪거나 했지만 마광수는 유난히 많은 문제를 겪었다. 재직하던 학교에서 해직되어서 시간 강사로 일하기도 했으면 재판정에 나가야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광수는 행복한 저자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이 마광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책을 써냈기 때문이다. (『마광수는 옳다』) 사회적 논란을 가져온 많은 저자들이 있었지만 그를 옹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내기까지 한 일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마광수는 옹호자를 가진 행복한 저자이다.

 

마광수가 이름을 알린 것은 분명히 성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발언들이다. 그러나 그 주제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마광수는 한국 사회가 가지는 '관용의 정신'이 어느정도인가를 시험하는 일종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보통 음습한 곳에서만 이야기되던 개인의 성적 취향을 사회의 토론장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마광수에 대한 비판의 주된 근거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 마광수는 자신만의 주제와 글쓰기 스타일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주요한 논제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마광수는 아직도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생각이 없으며, 동시에 한국 사회 또한 마광수에 대한 비판을 멈출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을 쓸 때 문장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토로한다. 가장 친근감 있고 가벼운 문장이 되도록 애쓴다는 것이다. ‘성해방’과 ‘표현의 자유’를 뺀 ‘진보’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라며 반문하는 그는 작가란 모름지기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상상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마교수는 소설은 허구이기에 ‘그럴듯한 거짓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나 소설에서만큼은 에세이나 평론과는 구성이나 문체상 거리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양주의나 교훈주의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창작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번째 넣어주세요.png


마광수의 대표작


『마광수 시선
마광수 저 / 페이퍼로드

 

도발적이고 대담한 성적 담론을 時에 품어냈다. 성(性) 해방을 통해 인간 해방을 말하는 마광수 교수의 시선(詩選). 『마광수 시선』은 첫 시집 『광마집』부터 『일평생 연애주의』까지를 망라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빨가벗기』 『내가 쓸 자서전에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비롯한 마광수의 대표작은 물론, 40여 년간 꾸준히 이어온 그의 시사를 느낄 수 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
마광수 저 | 책읽는귀족

 

마광수 교수의 대표적 시집이다. 이 시집은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야한’ 그러니까 세상에서 말하는 그런 통속적인 의미의 ‘야한’ 시들만 가득찬 시집이라고 세간에서는 오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독자라면 이 생각이 크나큰 오해와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이 시집과 동명의 연극도 있고, 최근에 영화도 개봉했지만 오리지널인 이 시집을 정독하게 된다면 의외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가득 차 있는 철학적인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하여
마광수 저 | 어문학사

 

마광수 에세이. 이 책은 '인간'이라는 추상성과 허구성, 위선적 통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지 않았다. 마광수 교수의 이와 같은 주장은 인간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이 새로운 '인간 읽기'를 위해 저자는 동서양의 역사서와 철학서를 두루 섭렵했으며, 원론적 고찰을 통해 자신의 논리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렸다.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

마광수 저 | 책읽는귀족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다. 교과서에서만 만났을 때에는 너무나 멀어 보이고 성인군자 같은 사상가들도 결국 허점이 있고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보다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씹기 힘든 질긴 고기 같은 인문학이 사실은 아주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달콤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를 읽으면서 인문학의 권위적인 표정을 벗기고 만만하고 친근한 얼굴을 대면해 보자.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마광수 저 | 북리뷰


1989년 1월에 나온 동명 에세이집의 개정판이다. 초판에 비해 문장이 요즘 문체로 다듬어졌고, 저자의 단편소설집에 들어간 소설을 빼는 등의 변화가 있다. 저자의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때 집필되어서 저자 자신의 인문교양이 잘 드러나 있다. '금지된 것' 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저자의 솔직한 마음을 다시 만날 수 있다. 1989년 출간되었을 당시, 여러 독자들에게 다양한 평판을 받은 바 있다. 일반인이나 대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던 반면 문인, 교수, 종교인에게는 호된 비난을 받았다. 또한 지나친 쾌락주의와 여성을 상품화 한다는 이유로 따가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엔 저자의 다음 학기 강좌가 패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문제의 에세이가 21년이 지난 지금, 세상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가자, 장미여관으로 마광수 저 | 책읽는귀족
『가자, 장미여관으로』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마광수 교수의 정신세계의 응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집에 마광수 교수의 모든 문학적 상상력의 씨앗이 응집되어 있다.


 

 

인간에 대하여 마광수 저 | 어문학사
마광수 에세이. 이 책은 '인간'이라는 추상성과 허구성, 위선적 통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한다.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 마광수 저 | 책읽는귀족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마광수 저 | 북리뷰
저자의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때 집필되어서 저자 자신의 인문교양이 잘 드러나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진형준 교수 “세계문학, 축역본으로 관심 가져보면 어떨까”

$
0
0

진형준.jpg

 

 

“입시 지옥으로 아이를 넣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면 대안은 책이잖아요. 가장 좋은 방법은 훌륭한 문학을 읽히는 것일 텐데 너무 두껍고 어려워요.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는 고전은 없을까요?”

 

오래 전, 진형준 전 홍익대 불문과 교수가 후배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유년 시절부터 책벌레로 유명했던 자신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던 세계문학. 과연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세계문학은 없을까? 이 고민에서 탄생한 책이 살림출판사에서 펴낸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이다.

 

지난 9월 7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기자간담회에서 진형준 교수(문학평론가, 불문학자)는 “10년 전부터 생각했던 기획이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내 생애 이보다 더 열정적이고 신이 났던 적은 없다”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면서 쉽고 재미있는 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일리아스』『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한다. 시리즈 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스탕달의 『적과 흑』까지 20권이 먼저 첫선을 보였다. ‘생각하는 힘' 시리즈로 출간된 『세계문학컬렉션』은 세계 문학 고전의 가장 보편적이고 정통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을 목표로 했다. 이해의 폭을 더하기 위해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보탰고,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도 넣었다. 각 작품별 해설을 통해서는 시대 배경과 작가의 세계관을 읽을 수 있다. 또 책 마지막 부분에는 작품 주제나 내용에 관련한 중요한 질문을 실어 청소년들의 독후활동을 염두에 뒀다.

 

2번째 사진.jpg

 

이날 축사를 맡은 채수환 홍익대학교 영문과 교수는 “축역본이라면 반드시 지녀야 할 두 가지 기본 미덕이 있다. 첫째는 원작의 정신과 느낌이 생생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원저자가 직접 우리말로 줄여놓은 것처럼 글이 쉽고 유려해야 한다는 점인데,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심만수 살림출판사 대표는 “’생각하는 힘’ 시리즈는 제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세대를 위한 책이다. 한국은 지금 교육 상업주의에 휘둘려 돈과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있다.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창의적인 인간이 되려면 독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생각하는 힘’ 시리즈는 한 권의 책을 읽고 감동에 잠겨 몽상에 젖는 아이, 생각할 줄 아는 아이,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다. 살림출판사는 ‘세계사컬렉션’, ‘미래과학기술컬렉션, ‘지식융합컬렉션’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 프로젝트를 꾸준히 기획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스타트업 컨퍼런스 ‘아시아 비트 서울 2017’, 10월 26일, 27일 열려

$
0
0

 

Untitled-1.jpg

 

2017년 10월 26일, 27일 양일에 걸쳐 서울창업허브에서 ‘아시아 비트 서울 2017’(ASIA BEAT SEOUL 2017)이 열린다. sba서울산업진흥원과 Shift.가 공동 주관하고 예스24와 서울시가 후원하며, 타이페이, 도쿄, 호찌민 등 아시아 대표 도시에서 온 투자자와 스타트업 기업, 구직자와 구인자가 서로 만나는 큰 대화의 장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 비트는 ‘Makes ASIA become a Big One Market’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2014년 12월 타이페이에서 처음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다. 아시아를 ‘하나의 큰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미래의 기술을 소개하고 아시아 최고의 혁신가를 찾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외국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행사가 있듯이, 우리나라에도 ‘B-launch’ ‘B-global’ 등의 컨퍼런스 행사가 개최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행사였던 만큼 지원금이 끊기자 명맥도 끊길 위기에 처했다. “정부 기관에서 주도하는 행사에는 많이 지친 거죠. 예산을 주면 사람들을 모아서 뚝딱 만들어내고 효율적으로 행사를 개최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행사에 나가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주관사인 Shift.의 유청연 대표는 정부 산하 기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정부에서 주도하는 행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시아 비트 2017’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비트 2017’에서는 투자사와 창업 지원 기관이 선정한 스타트업 107개 팀의 부스 전시와 데모데이, 컨설팅, 피칭 행사 등이 열린다. 특히 ‘스피드 데이팅’ 부분은 투자에 갈급한 스타트업 업체가 실질적인 투자자를 만나 조언을 듣는 유익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각국 투자자들이 왜 한국에 투자하려고 하는지, 어떤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지 대중에게 알려지기 쉽지 않거든요. 해외에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는 통로가 될 거라 기대합니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구직자나 대학생 등에게도 행사의 문은 열려 있다. 지인 추천 기반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원티드’와 합작해 구직과 구인을 한 번에 해결할 자리를 마련한다. “부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채용 계획이 있는 팀들이 있습니다. 해외 팀 중에서도 한국의 로컬 매니저를 뽑고 싶은 팀이 대거 있을 거고요. 이제까지 채용과 구직을 주제로 한 별도의 행사를 꾸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구직자와 구인자 서로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2510.jpg

                                유창연 Shift. 대표


이번 행사에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앱 개발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부터 사물 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하드웨어 제작 업체, 헬스케어와 바이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 인공 지능 팀과 보안 업체, 여행 콘텐츠 제공 업체 등이 참여한다. 유청연 대표도 스타트업 산업에서 다양성이 증대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유행하는 시장에서 과점하기 위해 경주하는 느낌의 산업이었다면, 지금은 실제 생활에서 보이는 자그마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팀은 줄어들고 현실적으로 경영하려는 팀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해 더욱 문턱이 낮으면서도 뜻깊은 자리가 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asiabeatseou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2017년 노벨문학상, 주인공은 누구에게로?

$
0
0

1.jpg

   무라카미하루키 ELENA SEIBERT   마거릿애트우드 Daniel Anderson       응구기와시옹오 wikiwand

 

응구기 와 시옹오, 마거릿 애트우드, 무라카미 하루키

 

2017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어떤 작가에게 주어질까. 오는 10월 5일에서 12일 사이에 발표 예정인 ‘2017년 노벨문학상’을 두고 세계 문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중음악 가수이자 작사가인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올해도 이례적인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지, 전세계 독자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ladbrokes.com)’는 올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케냐의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를 꼽고 있다. 응구기 와 시옹오는 소수민족과 소수언어에 대한 관심을 문학으로 형상화해 온 작가로 소잉카, 고디머, 쿳시 등과 함께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해왔다. 그는 케냐의 일간지 <네이션>의 기자로 일하다 1970년 나이로비대학교 문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10년간 토착어에 대한 문맹퇴치운동과 연극 운동에 몰두하던 중, 1977년에 『피의 꽃잎』을 발표하면서 연극이 상연 금지됐고, 1년간 투옥 생활을 했다. 그후 1982년 미국으로 망명했고 키쿠유어, 스와힐리어에 대한 창작에 몰두했으며, 1974년에 제3세계 최고의 권위인 로터스상, 2001년에 노니노국제문학상, 2016년에는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그는 미국 어바인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 특훈 교수(Distinguished Professor)로 재직 중이다. 국내 출간작으로는 『십자가 위의 악마』, 『한 톨의 밀알』, 『울지 마, 아이야』등이 있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도 매해 손꼽히는 유력 후보다.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로 평가받는 애트우드는 고등학생 때, 당시 여성으로서는 높은 벽이었던 ‘전업 시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토론토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1964년 스물한 살에 첫 시집 『서클 게임』을 출간하였으며, 이 시집으로 캐나다 총리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녀의 이름을 알린 장편소설 『떠오름』을 비롯하여 수많은 소설과 시를 발표하며 20세기 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순수 문학뿐만 아니라 평론, 드라마 극본, 동화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출간작으로는 『시녀 이야기』, 『눈 먼 암살자』, 『그레이스』등이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2000년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또 한 명의 유력 후보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매번 후보에 올랐던 하루키지만 올해는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표하며 동일본대지진, 난징대학살을 다뤄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편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등 세계 문학계의 거장들이 오는 11월, 광주에서 열리는 ‘2017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찾는다. 이 행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최하는 행사로 고은 시인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2017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국제 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저명 작가를 비롯해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하단에 넣어주세요 _ 역대 리스트 넣는 부분에.jpg

 

주요 수상 작가의 작품세계

 

 

밥 딜런(2016)


밥-딜런.jpg밥 딜런은 10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의 성공을 통해 사회적 저항 운동계의 상징적인 음악가로 더 많이 알려졌다. 1982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1988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2000년에는 폴라음악상을 수상했다. <타임지>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밥 딜런을 선정하기도 했다. 그가 지은 가사의 시적인 면모는 대중 음악의 가사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대중 음악 장르로 치부된 포크를 현대 예술 장르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로 회자되기도 한다. 1997년 처음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밥 딜런은 “위대한 미국 음악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작했다”는 평가로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


알렉시에.jpg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민스크에 있는 벨라루스 국립 학교 언론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지역 신문사와 문학예술잡지 <네만>기자로 일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소련 붕괴,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목격자들과의 인터뷰를 기술했다. 10년 넘게 집필한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97년 처음 출간되었고 2006년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그 외 저서로는 1985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마지막 증인. 어린이를 위한 솔로』, 1989년 『아연 소년들』, 1993년 『죽음에 매료되다』 등이 있다. 알렉시예비치의 저서는 22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십 편의 연극과 다큐멘터리를 위한 대본으로도 사용되었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영원한 사냥의 아름다운 사슴』을 집필 중이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최고 정치 서적 상(1998), 국제 헤르더 상(1999),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평화상(2001) 등을 수상했다. 2015년 스웨덴 한림원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다층적 작품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기념비적이다"라며,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알렉시예비치는 14번째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됐다. 

 

 

파트리크 모디아노(2014)

 

2014.jpg제2의 마르셀 프루스트로 불려온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다.  유대계, 나치 점령과 정체성 상실이란 주제를 작품 대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1968년 작 '별의 자리'는 후에 독일에서 포스트 홀로코스트의 대표작으로 칭송받았다. 바스러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 온 작가는 1968년 첫 소설『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데뷔하였다.『외곽 순환도로』(1972)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1976)로 리브레리상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1978)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4년 프랑스 작가로는 15번째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키고 직업의 생활세계를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앨리스 먼로(2013)


2013.jpg캐나다의 대표적 소설가로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다. 평생 단편 창작에 몰두해 작가는 각각의 짧은 이야기 속에 삶의 복잡한 무늬들을 섬세한 관찰력과 탁월한 구성으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8년 첫 소설집『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1978년『당신은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로 캐나다 총독문학상 2번째 수상을, 1986년『사랑의 진행』으로 캐나다 총독 문학상 3번째 수상했다.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헨리상’을, 2009년에는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영미권에서는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작가다.

 

 

모옌(2012)

 

2012.jpg모옌은 중국의 윌리엄 포크너,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이다. 모옌의 작품세계는 환상 리얼리즘으로 규정할 수 있다. 1988년 <붉은 수수>를 각색한 영화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2000년『홍까오량 가족』이 <아주주간>이 선정한 ‘20세기 100대 중국어 소설을, 2008년『인생은 고달파』로 홍루몽상 최고상을, 201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환상과 현실, 역사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을 엮어, 그 복합적인 면에서 윌리엄 포크너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비견할 만한 세계를 창조해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어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나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연상시키는 세계적인 스타일을 창조했으며 중국 고전 문학과 구비문학이 그 뿌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2011)

 

2011.jpg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스웨덴 서정시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이며 영미권에서도 ‘은유의 거장’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1954년 첫 시집『17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여정의 비밀』(1958),『반향과 흔적』(1966),『거대한 수수께끼』(2004) 등이 있다. 그의 시는 말똥가리처럼 높은 지점에서세상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되 지상의 자질구레한 세목들에 날카로운 초첨을 맞추고 있다고 하여 ‘말똥가리 시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하며 서구 현대시의 새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 안에서 스웨덴의 자연은 정치적 다툼보다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포용과 화해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010)

 

2010.jpg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페루의 저항 작가이자 지식인이다. 사회문제서 에로티시즘까지 장르 넘나드는 전개가 탁월하다. 1963년『도시와 개들』로 간이도서상, 스페인 비평상을, 1966년『녹색의 집』으로 페루 국가소설상, 스페인 비평상을, 1994년 세르반테스문학상을, 2000년『염소의 축제』를 출간했다.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권력구조에 대한 면밀한 묘사와 이에 대한 개인의 저항, 항거, 좌절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은유를 보여줬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남미의 대표적 저항작가’로 불릴 만큼 초기에는 군사독재와 부패를 비판하는 소설 세계를 선보이고 60년대 사회주의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을 옹호했지만, 80년대 이후에는 우파로 정치적 입장을 바꾸어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의 소설 세계도 변화를 보여 70년대 사회비판적인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소설들을 주로 선보이다가 이후에는 유머와 에로틱한 이야기를 곁들인 가벼운 색채의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헤르타 뮐러(2009)


2009.jpg헤르타 뮐러는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여성 작가로 니콜라에 차우세쿠 독재정권 아래에서 고통받은 이들의 상처를 작품에 담아왔다. 1984년『저지대』로 문단 데뷔를, 1989년『외다리 여행자』로 마리 루이제 플라이서 문학상을, 1994년『마음 짐승로 클라이스트 문학상을, 20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응축된 시정과 산문의 진솔함으로 소외층의 풍경을 묘사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품

 

▲1901년 쉴리 프뤼돔(프랑스 시인) 구절과 시
▲1902년 테오도어 몸젠(독일 역사가) 로마의 역사
▲1903년 비에른 스티에르네 비외른손(노르웨이 소설가) 행운아
▲1904년 프레데리크 미스트랄(프랑스 시인) 미레유
         호세 에체가라이(스페인 극작가) 광인인가 성인인가
▲1905년 헨리크 셍키에비치(폴란드 소설가) 쿠오바디스
▲1906년 조수에 카르두치(이탈리아 시인) 레비아 그라비아
▲1907년 러디어드 키플링(영국 소설가) 정글북
▲1908년 루돌프 크리스토프 오이켄(독일 철학자) 대사상가의 인생관
▲1909년 셀마 라게를뢰프(스웨덴 소설가) 닐스의 모험
▲1910년 파울 요한 폰 하이제(독일 시인 소설가) 아라비아타
▲1911년 모리스 마테를링크(벨기에 극작가) 파랑새
▲1912년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독일 극작가) 해뜨기 전
▲1913년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인도 시인) 기탄잘리
▲1914년 수상자 없음
▲1915년 로맹 롤랑(프랑스 소설가) 장크리스토프
▲1916년 베르네르 폰 헤이덴스탐(스웨덴 시인) 폴쿵스의 나무
▲1917 카를 아돌프 겔레루프(덴마크 소설가) 깨달은 자의 아내
        헨리크 폰토피단(덴마크 소설가) 죽음의 제국
▲1918년 수상자 없음
▲1919년 카를 슈피텔러(스위스 시인 소설가) 올림포스의 봄
▲1920년 크누트 함순(노르웨이 시인 소설가) 굶주림
▲1921년 아나톨(프랑스 소설가) 페도크 여왕의 불고기집
▲1922년 하신토 베나벤테 이 마르티네스(스페인 극작가) 타산적인 이해, 사악한 선행자들
▲1923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아일랜드 시인) 이니스프리의 호도
▲1924년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폴란드 소설가) 농민
▲1925년 조지 버나드 쇼(아일랜드 극작가) 피그말리온
▲1926년 그라치아 델레다(이탈리아 소설가) 코시마
▲1927년 앙리 베르그송(프랑스 철학자) 물질과 기억
▲1928년 시그리 운세트(노르웨 소설가) 크리스틴 라브란스다테르
▲1929년 토마스 만(독일 소설가) 마의 산,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930년 싱클레어 루이스(미국 소설가) 메인 스트리트, 엘머 갠트리
▲1931년 에리크 악셀 카를펠트(스웨덴 시인) 프리돌린의 노래
▲1932년 존 골즈워디(영국 소설가) 포사이트가의 이야기, 충성
▲1933년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소련 소설가) 마을
▲1934년 루이지 피란델로(이탈리아 소설가 극작가) 헨리 4세, 버림받은 여자
▲1935년 수상자 없음
▲1936년 유진 오닐(미국 극작가) 밤으로의 긴 여로, 느릎나무 밑의 욕망

▲1938년 펄 벅(미국 소설가) 대지
▲1939년 프란스 에밀 실란페(핀란드 소설가) 젊었을 때 잠들다
▲1940~1943년 수상자 없음
▲1944년 요하네스 빌헬름 옌센(덴마크 소설가) 긴 여행
▲1945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칠레 시인) 비수
▲1946년 헤르만 헤세(스위스 소설가) 데미안
▲1947년 앙드레 지드(프랑스 소설가) 좁은 문
▲1948년 T.S.엘리엇(영국 시인) 황무지
▲1949년 윌리엄 포크너(미국 소설가) 자동차 도둑
▲1950년 버트런드 러셀(영국 철학자) 권위와 개인
▲1951년 페르 라게르크비스트(스웨덴 시인) 바라바
▲1952년 프랑수아 모리악(프랑스 소설가)- 테레즈 데케루
▲1953년 윈스턴 처칠(영국 정치가) 제 2차대전 회고록
▲1954년 어니스트 헤밍웨이(미국 소설가) 무기여 잘 있거라
▲1955년 할도르 락스네스(아이슬란드 소설가) 독립한 민중
▲1956년 J.R.히메네스(스페인 시인) 프라테로와 나
▲1957년 알베르 카뮈(프랑스 소설가) 이방인
▲1958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소련 소설가) 닥터 지바고
▲1959년 살바토레 콰지모도(이탈리아 시인) 시인과 정치
▲1960년 생-종 페르스(프랑스 시인)원정, 연대기
▲1961년 이보 안드리치(유고슬라비아 시인) 드리나강의 다리
▲1962년 존 스타인벡(미국 소설가) 불만의 겨울
▲1963년 게오르게 세페리스(그리스 시인) 연습장
▲1964년 장 폴 사르트르(프랑스 철학자) 구토
▲1965년 미하일 솔로호프(소련 소설가) 고요한 돈강
▲1966년 S.요세프 아그논(이스라엘 소설가) 출가
          넬리 작스(스웨덴 시인) 엘리
▲1967년 미겔 아스투리아스(과테말라 소설가) 과테말라의 전설집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일본 소설가) 설국
▲1969년 새뮤얼 베케트(아일랜드 극작가) 고도를 기다리며
▲1970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소련 소설가) 수용소 군도
▲1971년 파블로 네루다(칠레 시인) 지상의 주소
▲1972년 하인리히 뵐(독일 소설가) 기차는 늦지 않았다
▲1973년 패트릭 화이트(호주 소설가) 폭풍의 눈
▲1974년 H.마르틴손(스웨덴 시인) 아니 아라
          E.욘손(스웨덴 소설가) 해변의 파도
▲1975년 에우제니오 몬탈레(이탈리아 시인) 오징어의 뼈
▲1976년 솔 벨로(미국 소설가)- 새믈러씨의 혹성
▲1977년 비센테 알레익산드레(스페인 시인) 파괴 또는 사랑
▲1978년 아이작 싱어(미국 소설가) 고레이의 사탄
▲1979년 오디세우스 엘리티스(그리스 시인) 방향
▲1980년 체슬라브 밀로즈(폴란드/미국 시인) 대낮의 등불
▲1981년 엘리아스 카네티(영국 소설가) 현혹
▲1982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 소설가) 백년동안의 고독
▲1983년 윌리엄 골딩(영국 소설가) 파리 대왕
▲1984년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체코슬로바키아 시인) 프라하의 봄
▲1985년 클로드 시몽(프랑스 소설가) 사기꾼
▲1986년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 극작가)- 사자와 보석
▲1987년 요세프 브로드스키(미국 시인) 연설 한 토막
▲1988년 나기브 마푸즈(이집트 소설가) 도적과 개들
▲1989년 카밀로 호세 세라(스페인 소설가) 파스쿠알 두아르테 일가
▲1990년 옥타비오 파스(멕시코 시인) 태양의 돌
▲1991년 나딘 고디머(남아공 소설가) 사탄의 달콤한 목소리
▲1992년 데렉 월코트(세인트루시아 시인) 또 다른 삶
▲1993년 토니 모리슨(미국 소설가) 재즈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일본 소설가) 개인적 체험
▲1995년 셰이머스 히니(아일랜드 시인)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19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 시인)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
▲1997년 다리오 포(이탈리아 극작가) 돼지 등 타기
▲1998년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소설가) 눈먼 자들의 도시
▲1999년 귄터 그라스(독일 소설가) 양철북
▲2000년 가오싱젠(중국 극작가) 영산
▲2001년 비디아다르 네이폴(영국 소설가) 세계 속의 길
▲2002년 임레 케르테스(헝가리 소설가) 운명
▲2003년 J M 쿠치(남아공 소설가) 불명예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 소설가) 피아노 치는 여자
▲2005년 해럴드 핀터(영국 극작가) 과거 일들의 회상
▲2006년 오르한 파무크(터키 소설가) 내 이름은 빨강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 소설가) 마사 퀘스트
▲2008년 르 클레지오(프랑스 소설가) 대홍수
▲2009년 헤르타 뮐러(독일 소설가) 저지대
▲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 소설가)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2011년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스웨덴 시인) 창문과 돌
▲2012년 모옌(중국 소설가)-붉은 수수밭
▲2013년 앨리스 먼로(캐나다 소설가) 행복한 그림자의 춤
▲2014년 파트릭 모디아노(프랑스 소설가) 어두운 상점의 거리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우크라이나 작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016년 밥 딜런(미국 싱어송라이터) 

 

[추천 기사]

-밥 딜런, 2016 노벨문학상 수상에 도서ㆍ음반 판매량 들썩 

-노벨문학상 후보, 응구기 와 티옹오를 만나다

-2015년 노벨문학상 주인공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2017년 노벨문학상의 주인공, 가즈오 이시구로는 누구?

$
0
0

kazuo.jpg


2017년 노벨문학상은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작가들을 제치고 영국 국적의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수여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에 따르면 “위대한 감정적 힘을 가진 소설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심연을 발견했다는 선정 이유가 뒤따랐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가즈오 이시구로는 1960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문예 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일본을 배경으로 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 이어 일본인 예술가의 삶을 다룬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 영국의 한 저명한 저택에서 평생을 집사로 보낸 스티븐슨의 여행과 회상이 교차되는 『남아 있는 나날』 등을 발표했다. 첫 번째 소설로는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 두 번째 소설은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았다. 세 번째 소설은 부커 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그 외에도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은 첼튼햄 상, 매력적인 상류층 사립 탐정 크리스토퍼의 말투로 전개되는 『우리가 고아였을 때』는 또다시 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내는 작품마다 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복제 인간의 사랑과 운명을 다룬 『나를 보내지 마』나 황혼을 다룬 단편을 모은 『녹턴』, 고대 잉글랜드 평원을 무대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나선 사람들의 이야기 『파묻힌 거인』  등 최신작에서도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다양한 소재’를 쓰는 소설가에 멈추지 않고 가즈오 이시구로는 그 너머 주제를 다루는 소설가가 되기를 원했다. 작가 특유의 문체로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녹여낸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스스로 ‘기억과 망각의 딜레마’를 주제로 삼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저의 작품들에 대해 흔히 이야기되는 ‘소재의 다양성’이라는 건 주로 ‘배경’이나 ‘장르’와 관련된 부분 같아요. 하지만 제 주제는 보다 깊은 차원에서 볼 때 기억 또는 기억과 망각의 딜레마에 관한 거예요. 

 - NPR과 GOODREADS에서 진행된 가즈오 이시구로 인터뷰 중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영국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1913년 인도 시인 타고르, 1968년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2000년 프랑스 국적의 가오싱젠, 2012년 중국 소설가 모옌에 이어 여섯 번째 동양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얻었다. <타임즈>에서 ‘1945년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 안에 꼽을 정도로 현대 영미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동양과 서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이시구로만의 정서가 그의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2017 맨부커상, 미국 소설가 ‘조지 손더스’ 수상

$
0
0


조지.jpg

 

2016년 한강 작가가 수상해 화제를 모은 ‘맨부커상’의 영예는 미국 소설가 ‘조지 손더스’에게 돌아갔다. 조지 손더스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미국 단편 문학의 귀재’라고 불리며 중편소설과 에세이, 아동 문학으로까지 명성을 높이고 있는 작가로 현재 뉴욕 시라큐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다.

 

롤라 영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은 “조지 손더스의 작품은 획기적이다. 그의 독보적인 형식은 작품 속 '거의' 죽은 영혼들에게 역설적으로 삶을 선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지 손더스는 수상 소감으로 “대단히 영광이다. 나머지 삶과 작품이 맨부커상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지 손더스는 1958년생으로, 한때 지구물리학자였다. “참신하고 대담하며 풍자적인 목소리가 문단에 등장”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작가로 데뷔한 이래 단편소설, 중편소설은 물론 아동문학, 에세이로도 명성을 높이면서 현대 미 국문학의 새로운 경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지 손더스의 대표작으로 2006년 펜, 헤밍웨이상 최 종후보에 올랐던 첫 단편집 『CivilWarLand in Bad Decline(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과 이후 발표한 두 권의 단편집 『Pastoralia(패스토럴리아)』, 『In Persuasion Nation(설득의 나라에서)』이 있다. 2013년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피플>, <NPR> 등이 일제히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여 화제가 된 4번째 단편집 『12월 10일(Tenth of December)』은 2014년 미국에서 스토리상(Story Prize)을, 영국에서 제1회 폴리오문학상(Folio Prize)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외에도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The Very Persistent Gappers of Frip(프립의 몹시 집요한 개퍼들)』과 산문집 『The Braindead Megaphone(우둔한 메가폰)』이 있다.

 

“영미문학계 천재”, “지난 20년간 미국 문단을 빛낸 작가”, “작가 그 이상의 존재” 등 특히 작가들의 각별한 인정을 받아 작가들의 작가(writer’s writer)로 자리매김한 조지 손더스는 <GQ>, <하퍼스>, <뉴요커>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New Document

링컨 인 더 바도(Lincoln in the Bardo) (영국판)
조지 손더스 글 | Bloomsbury Publishing PLC

링컨 아들의 첫 죽음을 다룬 조지 손더스의 첫 작품. 획기적이고 독보적인 형식으로 독자들의 이목을 끈 작품으로 2017년 맨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작품 속 '거의' 죽은 영혼들에게 역설적으로 삶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바르도는 티베트 불교에서 죽음과 환생 사이의 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조지 손더스는 링컨 대통령이 지난 1862년, 미국 워싱턴의 한 묘지에서 11살 아들 윌리의 시신을 안고 오열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

 

 

친절에 대하여
조지 손더스 저/강주헌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조지 손더스의 철학 에세이. '2013년 미국 대학 졸업식 최고의 축사'로 선정된 조지 손더스의 명연설 전문을 「GQ」의 아트디렉터 첼시 카디널이 그린 일러스트와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거창한 삶의 진리나 성공을 위한 지침이 아닌, '친절'이라는 일상적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한 그의 시러큐스대학교 졸업식 축사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 게시된 지 며칠 만에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월 10일
조지 손더스 저 / 박아람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2013년 미국 랜덤하우스에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매거진> 커버 스토리를 장식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미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가로 불리는 '조지 손더스'는 2014년에는 미국에서 스토리상(Story Prize)을, 영국에서 제1회 폴리오문학상(Folio Prize)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폴리오문학상은 "나비넥타이 없는 맨부커상"이라 부르며 영국 맨부커상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된 새로운 문학상이다.

 

 

프립 마을의 몹시 집요한 개퍼들
조지 손더스 글/레인 스미스 그림/천미나 역 | 담푸스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움으로 가득한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개퍼'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생물이다. 야구공만 한 크기에, 오렌지빛 몸에, 여러 개의 눈이 달린, 좋아하는 한 가지에 집요하게 달라붙어 기쁨에 찬 비명을 질러 댄다. 염소 한 마리에 수백 마리 개퍼들이 달라붙어 비명을 질러 대는 광경을 상상해 보자. 아이들은 개퍼를 보며 더 많은 것을 상상하고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다. 오로지 상상력의 산물인 개퍼를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 또한 쑥쑥 자라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페미니즘 소설 『현남 오빠에게』, 왜 썼냐고요?

$
0
0

 출처_ 다산책방 제공.png

               다산책방 (왼쪽부터 김이설, 조남주, 최정화)  

 

올해 봄 정민교 다산책방 편집자는 서점을 돌다 페미니즘 책들에 눈을 돌렸다. 2년 전부터 쏟아지고 있는 페미니즘 도서 중 소설은 많지 않았다.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있지만,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워 기획된 작품은 없었다. 서둘러 평소 눈여겨보던 국내 여성 소설가들에게 청탁 메일을 보냈다. 7명의 소설가들은 청탁을 받고 뜸을 들이지 않았다. 대부분 곧장 수락했다. 이렇게 나온 책이 페미니즘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다.

 

지난 11월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다산북카페에서 『현남 오빠에게』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조남주, 김이설, 최정화 작가가 참석했다. 세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 각각 「현남 오빠에게」, 「경년(更年)」,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썼다. 「현남 오빠에게」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소재로 한 10년간 사귄 남자친구 ‘현남’에게 프러포즈를 편지로 거절하는 내용이다. 「경년(更年)」은 갱년기에 접어든 한 여성이 또래 여자아이를 ‘엔조이’ 대상으로 여기는 열다섯 살 아들을 보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는 ‘붕괴된 건물 촬영기사’라는 낯선 직업을 가진 한 여성의 강박과 자기검열을 다뤘다.

 

 2.jpg

 

우리는 이렇게 손잡고 있습니다

 

작품의 시작이 궁금하다.

 

김이설: 40대 여성이 아이를 키우며 겪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보고 싶었다. 늙음으로 가는 갱년기에 접어들어 한창 크고 있는 사춘기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 이 시선이 어때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싶었다.

 

조남주:예전에 시사교양 프로그램 작가로 일할 때, 가정폭력 피해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딸이 중학생인 분이었는데, 결혼 초기부터 딸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폭력을 견디고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그 이후에는 이 의문을 가졌던 내 자신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오랫동안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피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 알더라도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했다. 오로지 책임을 개인에게만 전가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현남 오빠에게」를 썼다.

 

최정화:여성으로서 살면서 겪는 모순과 괴로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을 쓰면서 부담감이 컸다. 내가 어떤 것을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내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는 여성혐오,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하는 압박 등을 담아보고 싶었다. 우리도 각자 자신에게 갖고 있는 모순이 많지 않나? 스스로를 좀 더 냉철하게 바라보면 어떨까 싶었다.

 

국내에서 페미니즘 소설로 기획된 것은 처음이다. 부담감이 컸을 텐데.

 

김이설: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주제일 수 있다. 독자들에게는 골라 읽는 재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작가는 주제에 합당한 소설을 써야했으니 어려웠다. 얼마 전, 조남주, 최정화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비단 여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페미니즘 소설이지만 문학의 한 편린, 문학을 향유하는 즐거움도 수반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최정화:어렵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보통 글을 쓰면, 그 당시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일곱 명의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는 어조는 “우리 이렇게 하자”가 아니다. “우리, 지금 이렇지 않냐요”라는 질문이다.

 

퇴고한 소회가 궁금하다.

 

조남주:소설은 빨리 쓴 편인데, 혹시 다른 작가 분과 소재가 겹치지 않을까 걱정됐다. 편집자 분께 서로 조율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자유롭게 쓰라고 했다. 그런데 모든 작가 분의 작품을 읽고 나니 하나도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 편집자의 기획력에 감탄했다. 김이설 작가님의 「경년(更年)」을 읽으면서, 남자 아이를 대하는 사회의 편견, 여자 아이를 대하는 사회의 편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딸만 키우는 엄마라서 모르는 것들, 생각할 수 없었던 지점을 알게 되어 좋았다. 최정화 작가님의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읽으면서는 내 안의 여성성, 남성성을 되돌아보게 됐다.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때,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고민을 소설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

 

김이설:초등학교 3학년 6학년,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지점에서, 내 생활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썼다. 독자들이 이 소설집을 어떻게 읽을지 몹시 떨리면서 또 궁금하다. 우리는 작품을 쓰면서 “이렇게 합시다” 같은 전사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이렇게 손잡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사회를 읽는 우리의 목소리가 누군가에게는 불쾌할 수도 있지만, 말하지 않으면 전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좋은 페미니즘 책들이 많이 나왔지만, 접근이 아주 쉬운 책은 많지 않았다. 우리 소설을 통해 좀 더 쉽게, 대한민국 여성으로 어떤 것들을 겪고 있는지를 함께 느끼고 말하면 좋겠다.

 

최정화 :두 작가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어떤 면에서는 내 소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현실을 리얼하게 담아내야 할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봐야 할지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쩌면 너무 부조리극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너무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졌다.

 

올해 『82년생 김지영』이 페미니즘 소설로 이례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남자 독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조남주:종종 남자 독자 분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여성의 이야기들을 충분히 듣고 싶었는데 기회가 너무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나 역시 딸아이를 키우다 보니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알려줘야 할까, 생각해본다.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여성혐오적인 콘텐츠를 접한다. 이런 것들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대면하는 어른들이 성숙한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아이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도 소설로 만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최정화 :독자 분들이 정말 많이 읽어주면 좋겠다. 쓰고 나니, 이 마음이 간절해졌다. 앞으로 작품을 쓸 때, ‘이 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뭘까’라는 질문을 갖고 쓰고 싶다.

 

조남주:‘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찍힌 책이 나왔을 때, 얼마나 많은 악플이 달릴까. 생각했다. 아주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 동시에 어디에선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다가오는 마감에 마음 졸이면서 밤새고 있을 여섯 명의 작가님들을 떠올렸다. 나는 여기 혼자 있지만 같은 배를 탄 작가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했다.

 

김이설: “남자들과 싸우자”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으시면 좋겠다. 서로의 이름을 가만히 쓰다듬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기획을 할 수밖에 없는 2017년 한국 사회를 지켜보며, 흔쾌히 할 수 밖에 없는 작가들을 생각했다. 이 책의 기획의도가 많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현남 오빠에게구병모, 김이설, 김성중, 조남주, 손보미 저 외 2명
성차별이 만연한 이 시대 명실공히 뜨거운 현장 보고서가 되어준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그리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등 여성 작가 7인이 함께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허영만의 3천만원, 5개월 만에 ‘8% 수익률’

$
0
0

 HYM_2075.jpg

 

1월 4일, 국내 최초 실전 주식투자 만화 『허영만의 3천만원』 1권 출간을 기념한 자리가 열렸다. 허영만 화백이 다섯 명의 주식투자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아 실제로 자신의 돈 3천만 원을 투자하면서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를 그린<허영만의 3천만원>은 2017년 7월 31일부터 <채널예스>에서 인기리에 연재되는 웹툰이다.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주식시장을 투기장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시작한 <허영만의 3천만원>은 시장 경제에 이바지하는 완전한 가치투자를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허영만 화백은 “경제적 감각과 건전한 투자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 연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주식은 노후 준비가 필요한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였다.


“평생 만화를 그리며 여윳돈을 은행 통장에 넣어 두기만 했어요. 하지만 내 손주들이나 젊은 층은 나처럼 하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면서 돈이 늘고 주는 걸 보면 경제나 돈에 관한 안목과 역량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꼼꼼한 취재와 공부로 탄탄한 작품을 내놓기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은 이번 작품을 위해서 40여 권에 달하는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30여 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을 만나며 주식시장과 투자를 공부했다. 특히 ‘시장질서교란행위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는 소재였기에 준비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허영만 화백은 총 3천만 원의 투자금을 각 600만 원씩 나누어 투자자문단의 조언에 따라 직접 투자했다. 다섯 명의 투자자문단은 주식투자대회 수상자인 개인투자자 세 명,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시스템 투자 회사, 투자자문회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투자 과정과 돈의 증감 등 결과는 2주의 시차를 두고 연재한다. 자문단의 종목과 매매 스타일의 차이, 다양한 관점을 보면서 전문가들의 시각을 접하고 시장의 흐름과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최근에는 가치투자로 유명한 ‘남산주성’ 김태석 씨가 여섯 번째로 자문단에 합류해 가치투자를 배우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HYM_1990.jpg

 

개미투자자를 위한 필수 지침서 

 

일흔이라는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주식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 허영만 화백은 “그동안 경제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은 그러면 안 되겠다 싶”었다며 주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개미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투자의 지침과 다양한 주식 격언을 담았다고 밝혔다.


투자 5개월 만에 현재 수익률은 약 8%. “독자 반응을 유도하려면 더 수익이 나야 할 것 같다”라고 했지만 이루기 어려운 수익률이다. 상대적으로 코스닥의 약진에 가려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장은 계속되고 장기적으로 볼 때 투기를 넘어 투자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 요즘 대세인 가상화폐 투자도 고려해봤지만, 아직 주식투자에만 집중하는 이유다.

 

“종일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자문단의 조언을 듣고 투자하는 일은 쉽지 않더라”며 어려움을 피력한 허영만 화백은 그럼에도 “시장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허영만의 3천만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연 앞으로 3천만 원의 행방은 어떻게 될지, 자문단 각각의 성적은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허영만의 3천만원> 연재 보러가기▶


 

 

허영만의 3천만원 1허영만 저 | 가디언
가상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존 만화의 틀을 깨고, 실제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작가가 주식시장의 현재 상황을 그때그때 전하며 자신의 투자 결과를 공개하는 참신한 시도를 보여준다.

13월의 보너스를 위하여!

$
0
0

출처 이미지투데이.jpg

          이미지투데이

 

 

연말정산 일정


2017년에 근로소득이 발생한 근로자는 2018년 2월분 급여를 지급받을 때까지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 오는 15일부터 국세청 홈택스(http://www.hometax.go.kr)를 통해 제공되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활용하면 소득ㆍ세액공제 증명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영수증은 직접 수집해야 한다. 기부금, 의료비, 신용카드 공제는 첨부서류를 작성해 함께 제출해야 한다.


회사의 경우에는 신고서, 증명서류, 공제요건 등을 검토한 후 2월 말까지 근로자에게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하게 된다. 그리고 3월 12일까지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 근로소득 지급명세서를 국세청에 제출한다.

 

소득ㆍ세액공제 확대


올해부터 공제 범위가 확대되는 항목에는 중고차 구입비용,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사용금액, 초ㆍ중ㆍ고등학생의 체험학습비, 학자금 대출 상환액, 난임시술비 등이다.


중고자동차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구입금액의 10%가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 현금을 지불하고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경우가 해당된다.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에서 중고차 구입금액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매매계약서 등을 카드사에 제출하면 된다. 그러면 이를 반영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확인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단, 하나의 사업자번호로 신차와 중고차를 함께 판매하는 사업자는 카드사에서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중고차 판매 금액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시장ㆍ대중교통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30%에서 40%로 인상됐다.


초ㆍ중ㆍ고등학생의 체험학습비는 교육비 공제 대상에 추가된 항목으로, 교육비 부담 완화가 기대된다. 체험학습비는 학생 1명당 연 30만 원 한도로 적용되는데, 수업료와 교과서대금, 교복 구입비를 포함했을 때 학생 1명당 총 300만 원 한도 내에서 공제 가능하다.


학자금 대출 상환액의 경우, 대학교 재학 시 학생이 대출받은 학자금에 대해 원리금을 상환할 때 교육비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학자금 대출로 납부한 교육비는 공제 대상이 아니고, 상환 시에 공제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난임시술비는 20%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다른 의료비가 15%가 적용되는 것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난임시술 지원 확대를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는 난임시술비를 별도 구분하여 제공하지 않으므로, 의료비 영수증 등의 관련 서류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경단녀’도 세액감면 가능


출산ㆍ입양하는 경우의 세액공재 금액도 확대됐다. 첫째는 30만원으로 동일하지만 둘째의 경우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셋째의 경우 3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월세액은 배우자 등 기본공제대상자가 계약한 경우에도 세액공제가 가능해졌으며, 공제대상 주택의 범위에 고시원이 추가됐다. 월세액의 10%를 750만 원 한도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경력단절여성의 세액감면도 가능하다. 대상자는 해당 중소기업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후 임신ㆍ출산ㆍ육아를 사유로 퇴직하고, 퇴직한 날부터 3년 이상 10년 미만의 기간이 경과한 후 해당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는 여성이다. 재취업한 날부터 3년간 감면이 적용되며, 150만 원 한도 내에서 소득세의 70%를 감면 받을 수 있다.

 

달라진 공제 한도, 확인하세요!


공제 한도가 달라진 항목도 눈에 띈다. 올해부터는 총급여액이 1억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근로소득자의 공제 한도가 3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축소됐다. 연금저축계좌의 공제 한도도 조정됐는데, 총급여액 1억 2천만 원 또는 종합소득금액 1억 원 초과자의 한도액이 4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줄었다.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마련된 방안으로, 같은 맥락에서 소기업ㆍ소상공인의 공제 한도도 함께 조정됐다. 노란우산 공제부금 가입자의 경우 근로소득금액 4천만 원 이하자의 공제 한도는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확대됐고, 근로소득금액 1억 원 초과자의 한도는 3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축소됐다.

 

무주택 세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체크리스트

 

무주택 세대의 근로자라면 꼭 확인해야 될 사항들이 있다. 전세자금을 차입했다면 원리금상환액의 40%를 연 300만 원 한도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주택 구입자금의 경우 최대 1,800만 원까지 이자상환액 공제가 가능하다. 청약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주택마련저축에 납입한 금액은 40%까지 공제된다. 공제 금액은 연 300만 원 이하다.


맞벌이 부부가 추가공제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부양가족에 대해 기본공제를 신청한 근로자가 추가공제(장애인ㆍ경로우대)를 적용 받을 수 있는 것. 교육비의 경우는 기본공제 대상 부양가족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공제 가능하지만, 부부가 중복 또는 나누어서 공제받을 수 없다. 배우자의 기부금을 본인이 공제 받는 일 또한 불가능하다. 의료비는 소득이 있는 배우자를 위하여 의료비를 지출했을 때, 이를 지출한 근로자가 공제받는 것은 가능하다.


급여에서 차감되는 일괄공제금액도 소득ㆍ세액공제가 가능하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보험료와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노인장기요양보험료 포함), 기부금은 별도의 증빙 없이 공제 받을 수 있다. 2017년에 회사를 옮겼거나 여러 회사에서 급여를 받았다면, 최종 회사에서 받은 급여를 합산하여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 종전의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한 경우도 해당된다. 합산하지 않을 경우 별도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며, 종합소득세 무신고시 가산세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중도 입ㆍ퇴사로 근로기간이 단절된 근로자도 기부금, 연금계좌납입액, 개인연금저축, 소기업ㆍ소상공인 공제부금, 투자조합 등 출자액은 근무기관에 관계없이 공제 가능하다.

 

문화를 즐기는 당신, 소득공제로 한 번 더 즐기자


2017년 연말정산에서는 기존에 있던 '신용카드 등의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에 도서ㆍ공연지출에 대한 소득공제가 추가됐다. 신용카드는 연소득의 25% 초과분의 15%, 직불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은 연소득 25% 초과분의 30%를 공제받게 되는데, 여기에 도서ㆍ공연지출 소득공제는 30%의 공제율로 100만원을 추가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총급여액이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적용받을 수 있으며, 도서와 문화를 사랑하는 근로자들이라면 반길만한 소식이다.


예스24에서는 연말정산 가상 시뮬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들의 연말정산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2017년 구매했던 도서/공연 금액을 조회하고 총급여와 도서/공연 지출액을 기입하면 환급예상액에 따라 YES포인트를 최대 1,000원 증정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스티븐 호킹, 우주의 별이 되다

$
0
0

스티븐 호킹.jpg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3월 14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향년 7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족은 “사랑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는 위대한 과학자이며 그의 업적은 오랫동안 남게 될 것이다. 그의 용기와 유쾌함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스티븐 호킹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출생해 1962년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1963년 21세의 나이로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경화증)으로 2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1974년 사상 최연소 왕립학회 회원이 되었고 1978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 과학자로는 최고 영예인 케임브리지 대학 루카시안 석좌 교수로 재직했다. 사람들이 스티븐 호킹을 보며 루게릭병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루게릭병에서 스티븐 호킹을 떠올릴 정도로 병은 그의 정체성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1985년 폐렴으로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아 가슴에 꽂은 파이프를 통해 호흡하고, 휠체어에 부착된 음성합성기로 대화를 하는 어려운 와중에도 스티븐 호킹의 업적은 눈부셨다. 현대물리학에서 혁명적 이론으로 손꼽히는 블랙홀 특이점 정리와 양자 우주론 등을 제시했다. 본격적으로 우주와 관련한 업적을 쌓으면서 “우주에 대한 완전한 이해, 왜 그것이 현재 상태로 있고, 왜 애초에 존재하는지에 대한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주와 관련한 가장 깊이 있는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그는 과학 대중화를 놓치지 않았다. 『시간의 역사』는 40개 국어로 번역되어 1천만 부 이상이 팔렸고, 후속작인 『호두껍질 속의 우주』 , 킵 손과의 공저인 『시공의 미래』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티븐 호킹은 의사의 생각보다 훨씬 오래 살며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죽음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라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스티븐 호킹은 슬하에 세 자녀와 세 손주를 두었다. 그의 업적은 길이 과학자들에게 칭송받을 것이며, 그의 저작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스티븐 호킹의 대표작

 

 

New Document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김동광 저 | 까치(까치글방)

 

스티븐 호킹이 우주와 물질, 시간과 공간의 역사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간결한 형태로 담아 일반 대중들도 이해하기 쉽게 만든 우주과학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및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론을 비롯해서 소립자 물리학, 불랙홀, 초끈 이론 등 현대 물리학의 줄기에 해당하는 중심적인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저/전대호 역 | 까치(까치글방)

 

일반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우주과학을 보다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 전작에서 다루었던 일부 전문적인 내용이 삭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책의 핵심을 더 깊고 면밀하게 다룬데다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고, 새로운 이론의 관찰 결과들을 삽입시켰다는 점에서 더 완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두껍질 속의 우주
스티븐 호킹, 김동광 저 | 까치(까치글방)

 

스티븐 호킹의 『호두껍질 속의 우주』는 풍부한 도판들을 곁들여 우리의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를 일반인들의 용어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첫번째 저서의 출간 이후,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우주 물리학의 중요하고 비약적인 발견의 신비를 풀어주고 있다. 호킹 박사는 이론물리학계의 많은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의 신비, 즉 우주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정의하기 힘든 만물의 이론을 알아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접근하기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우주의 비밀-초중력에서 초대칭이론, 양자이론에서 M-이론, 홀로그래피에서 이중성까지-을 벗기려는 그의 탐구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스티븐 호킹 저/전대호 역 | 까치(까치글방)

최악의 어려움 속에서도 쓰여진 이 자서전은 “간결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역자는 저자가 더 자세하게 쓰지 않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수도 있는 그의 학문적 성과와 이론의 핵심을, 그리고 그가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 노벨 물리학상을 받지 못했는지 등에 관해서 “역자 후기”에서 보충 설명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허영만, 부산에서 밝힌 만화 인생

$
0
0

KakaoTalk_20180311_115754984.jpg

 


『허영만의 3천만원』출간을 기념한 북토크가 3월 9일 예스24 부산 F1963점에서 열렸다. 비를 기다리는 어두운 날씨였지만 객석은 만원이었다. ‘오랜 팬이었다’고 밝히는 독자, ‘남편이 주식으로 까먹은 돈을 회수하고 싶다’는 사람, ‘주식이 뭐길래 많은 사람들이 푹빠지고 고생하는지’ 알고 싶다는 사람들 등 여러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오랜 팬들이 모인 만큼, 허영만은 『허영만의 3천만원』이야기뿐만 아니라 전작에 관한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질의응답과 저자 사인회까지 독자들과 함께했다.

 

 

SAM_0863.JPG

 

 

3년 공부해서 그려 낸 『꼴』

 

“부산에서 독자를 만나는 것은 처음인 듯싶다”며 말문을 뗀 허영만은 많은 사람이 와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객석이 넓어서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 주식만화를 그린다고 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만화를 참 많이 그렸어요. 고스톱을 주제로 한 『타짜』를 그려 온 국민을 노름판으로 끌어들인다는 얘기도 들었고, 음식 만화인 『식객』을 그려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먹지 않고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습니다.  권투만화, 돈 버는 만화, 관상 만화도 그렸습니다.”


이야기는 『꼴』 을 그리던 시기부터 시작했다. 언젠가 출판사에서 관상 만화를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고 허영만은 자녀들에게 관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아내가 ‘관상은 미신이야. 그리지 마’라는 거예요. 아내는 교회를 다니거든요. 옆에 있던 아들도 ‘아버지! 이제 그런 만화까지 그리지 않아도 되잖아요’ 합니다. 그래서 하겠다는 말은 못 하고 박영석과 함께 히말라야를 갔어요. 해발 7,000m 베이스캠프에서 뒤척거리고 있는 게 과연 생긴 대로 운명이 결정된다는 게 맞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영만은 박영석 대장에게 위성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바로 출판사에 전화해 관상 만화를 그리겠다고 했다. 관상은 전혀 몰랐기에 일단 서울로 돌아가 출판사가 섭외한 관상 전문가 신기원을 만났다.


“만나는 첫날 저보다 너덧 살 많은 신 선생님(신기원)이 한글 한 자 없는 『마의상법』을 펴 놓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공부해야 만화를 그릴 수 있나 물어봤더니 빨라도 3년은 걸릴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지요. ‘아니 내가 3년씩이나 공부해서 이걸 그려야 한단 말이야?’”


우물쭈물하는 걸 본 신기원은 오금을 박듯 ‘공부를 하든 안하든 3년은 흘러간다’고 말했다. 그 말에 바로 하겠다고 하고 『꼴』 이 나오기까지는 정말로 3년이 걸렸다.


“책이 나오자 관상하는 사람들이 속이 다 시원하다고 그러더군요. 말로만 해주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주니 명확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땐 참 뿌듯했어요.”

 

 

SAM_0866.JPG

 

 

허영만의 공부는 이어진다

 

이어 허영만은 주식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로 넘어갔다. 주식을 만화로 그려야겠다는 생각은 최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잡지에 연재하던 때에 주식만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15년은 넘은 듯합니다. 곧 주식문화를 하겠다고 예고하고선 한 달 남기고 포기했었어요. 막상 닥치니까 해야 할 공부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러다가 2015년 갑자기 다시 생각나서 이번에는 전문가를 모시고 실시간으로 투자 상황을 보여줘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죠.”


작품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 시작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문가는 실시간으로 거래 내용을 보여주면 시장 교란 방지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내는 거실을 돌면서 ‘주식은 안 되는데’를 읊조렸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2016년에 삼성증권에서 연간 수익률 대회를 개최하고 발표한다는 소식을 봤어요. 바로 그걸 그려서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죠.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서 투자 후 2주 후에 발표하는 걸로 하고 전문가 5명을 골고루 선정했습니다.”


『허영만의 3천만원』 은 스토리가 없다. 투자한 상황에 따라 메신저 창에서 대화한 형식이 그대로 보인다. 단타를 위주로 하는 자문단은 여러 번 거래가 일어나지만, 가치투자나 로봇 어드바이저 등은 종목을 사 두고 묵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만화를 꾸려나가는데 힘들다는 말도 덧붙였다.


“2월 말에 전문가 2분께 양해를 구하고 4분으로 재정비를 했어요. 원래 5구좌로 하던 걸 4구좌로 줄일 수 없어서 한 구좌는 제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내의 우려대로 발을 담그게 되었어요. 뭘 투자해야 할지 머리가 하얗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가장 잘 아는 분야의 종목을 선정하라고 하더군요. 『식객』을 그렸으니 요식업을 잘 알겠지 싶어 하시는데 잘 몰라요. 아웃도어는 많이 알지만 회사는 잘 모르고요. 현재 한 종목 사두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허영만은 기자 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주식은 불로소득이 아니냐’라고 질문했던 것을 기억하며 주식도 공부하고 노력하는 바에 따라서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500% 수익을 내는 분은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이 넘으면 바로 쓰러진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도 내일을 위해 종목 분석 등을 하느라 밤이 늦어야 잠이 들어요. 장이 없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외식이나 술 한잔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걸 보고 들으니까 더 심란합니다. 공부가 필요해요.”


관객은 허영만이 풀어내는 살아온 이야기, 작품이 탄생하게 된 에피소드 등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질문시간에서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이 입에서 나방을 뿜어 댄 사연과 귀가 잘 안 들리게 된 까닭을 말하기도 했다. 관객의 요청으로 단골로 다니는 백반집을 소개하기도 했다. 작품을 추억 삼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었다.

 

 

 

『허영만의 3천만원 2』 하드커버 노트&머그컵 증정!

3천만원-2권 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치매 예방 위해 ‘어르신 책’ 만들었어요!

$
0
0

1.jpg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위해


어르신들의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어르신 이야기책』을 만든 도서출판 지성사는 지난 3월 19일 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기 위해” 40권의 책을 기획해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단순히 활자 크기를 키우거나 그림을 함께 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의 기억인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내용과 소재에 중점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어르신의 책읽기 권리를 찾아드리기 위해 시작된 이번 기획은 국내에서는 최초의 시도이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 중 10%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 2050년에는 그 수치가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책읽기와 여행을 적극 권장한다. 어르신 돌봄 기관에서 책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와 같은 활동이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원중 지성사 대표는 “열 살 미만의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을 어르신에게 제공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그림책을 읽어드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소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르신 이야기책』 에는 권정생, 김주영, 박완서, 양귀자, 조지훈, 주요섭, 황순원 등 작가 15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산골 아이』 , 『들국화 고갯길』 ,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 『아네모네의 마담』 , 『유황불』등 어르신들이 예전의 경험을 반추할 수 있는 작품들로 선별했다. 유년기와 젊은 시절의 기억, 고향이나 가족과 관련된 일화는 노년에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기억인자를 활성화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가의 견해에 바탕을 둔 것으로, 『어르신 이야기책』 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인지행동센터 책임자인 김상윤 교수의 자문을 받아 작품을 선정했다. 김상윤 교수는 대한치매학회의 명예이사장이기도 하다.

 

 

2.JPG

 


어르신의 책읽기, 치매 유병률 낮출 것


총 40권으로 이루어진 『어르신 이야기책』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독자마다 읽기의 집중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그림책’, ‘짧은글’, ‘중간글’, ‘긴글’로 구분했다. 각각의 책에는 글과 함께 인지 기능을 자극하는 그림이 실려 있고, 그림책에서 긴글로 갈수록 글이 차지하는 분량이 늘어난다.

 

그림을 그린 김영희, 남인희, 임진수 화가는 판화와 수묵 기법 등을 활용해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되살리는 한편, 그림만 보고도 독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김영희, 남인희 화가는 어르신 미술치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임진수 화가는 낙송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어르신 미술치료를 공부하고 있는 김영희 화가는 “어르신들의 인지 작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다”면서 “어르신들의 책읽기가 치매 유병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도서출판 지성사는 “건강한 기억인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소재”, “어르신들의 격에 맞는 글맛”, “이를 시각적으로 자극할 만한 그림”을 담아 『어르신 이야기책』 을 만들었다. 아울러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펼쳐볼 수 있도록 책의 크기를 고려하고, 읽기 쉽도록 적절한 활자 크기와 단락의 구분을 고민했다. 어르신들의 책읽기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함께 만들어나가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면 치매 돌봄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중 지성사 대표는 내년 중에 『어르신 이야기책』 의 2차 작업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성폭행 피해 경험을 제대로 다룬 소설

$
0
0

B87A8741.JPG

 

 

<가디언> 선정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

 

누군가 이렇게 물었다. “성폭행 당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글로 쓰는 게 부끄럽지 않으세요?” 타이완계 미국인 작가 ‘위니 리’의 답은 아래와 같다. “애초에 제 잘못이 아닌 일을 제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죠? 성폭행은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부끄러워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제 신체를 함부로 다루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가해자일 것입니다. 같은 인간을 존중하지 않은 가햬자입니다.”

 

2017년 6월 영국에서 출간된 『다크 챕터』는 위니 리의 첫 자전소설이다. 작가이자 영 화제작자로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위니 리는 2008년 아일랜드 벨파스트 힐즈를 하이킹하던 중 15세 소년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은 위니 리에게 “수치스럽지 않냐?”고 물었지만, 그는 “성폭행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것은 가해자의 잘못, 이 사회의 잘못”이라고 지적했고, 성폭행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The Clear Lines Festival)을 설립,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페미니즘, 성폭력을 주제로 한 토론과 예술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위니 리는 2013년부터 약 5년간 『다크 챕터』 를 썼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점을 교차해 스토리에 흡인력을 높였고, 성폭행의 순간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후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소설을 통해 범죄의 뿌리를 이해하고자 한 위니 리는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르게 만드는 사회적 요인을 인식하지 못하면 미래에도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 소설은 <가디언>이 선정한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의 영예를 얻으며, 한국을 비롯한 5개국에서 번역되었으며, 체크, 독일 등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6일, 위니 리의 방한을 기념해 서울 서소문로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다크 챕터』 의 번역자 송섬별과 자리한 위니 리는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이 고소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 피해자, 생존자, 페미니스트들과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다크 챕터』는 내 이야기이지만 제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B87A8815.JPG

 

 

성폭행 트라우마, 극복 가능하다

 

성폭행 사건을 ‘소설’로 다룬 까닭은 무엇인가?

 

6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글을 쓰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됐다. 2008년 나는 29세였다. 나는 성폭행을 당한 후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친구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성폭행 피해를 입은 후 일할 수 없었고, 성폭행 트라우마에 빠져 나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나는 부양가족이 없기 때문에 내 회복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었지만, 많은 피해자는 그렇지 못하다. 두려움에 고통 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공정하게 평가해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가해자를 비중 있게 다룬 이유는?


왜 이런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해자의 성장 배경, 사회적 요인을 우리가 알지 못하면 성폭력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가해자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겨나고 더 많은 사람의 삶이 범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 사건의 가해자는 아일랜드 유랑민이었다. 그래서 실제 아일랜드 유랑민들을 만나서 그들의 특성을 조사했고 청소년 심리학자를 만나, 어떤 사람이 여성을 혐오하게 되는지, 성폭행을 저지르는지를 살펴봤다.

 

실제 가해자는 4년 만에 출소했다고.


법정에서는 8년형을 선고받았지만 4년 만에 출소했다.

 

하버드대학에서 민속학과 신화학을 전공하고, 런던골드스미스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이러한 이력이 성폭행을 고발하는데 영향을 미쳤는지.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믿어준 게 사실이다. 여러 나라를 살펴보면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성폭행을 당하면 이슈가 되지 않는다.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건 지금 세상에서는 SNS를 통한 고발, 공유, 연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말할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중요하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 미디어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성폭력에 대한 공개적 담론과 소셜미디어의 역할 및 영향을 연구 중이다.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The Clear Lines Festival) 공동설립자이자 아트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2017년에 영국에서 행사를 개최해서 큰 호응을 받았다.

 

한국의 ‘미투’ 열풍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피해자들에게 “왜 과거의 일은 지금 이야기하냐?”는 말을 하지 않길 바란다. 당시에는 그것이 성폭력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여성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피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년이 지나고 깨닫는 경우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 사건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누구도 내가 겪은 일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외로움이었다. 수많은 피해자가 우리 현실에 존재한다. 우리가 함께 성폭력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면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다. 성폭행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건 가해자의 잘못, 이 사회의 잘못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믿지 않거나 탓해도 당신은 진실을 안다. 금방 회복하긴 어렵지만 훗날 언젠가 당신의 삶은 나아진다. 나도 해냈고 다른 피해자들도 해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입시 학습 트렌드, 이렇게 달라졌다

$
0
0

1.png

 

 

자기주도학습에 최적화된 학습서

 

한 미래학자는 “언젠가 전 세계 대학과 학교의 경계가 사라지고, 안방에서 전 세계 곳곳의 강의를 수강하며 혼자 공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점점 그렇게 시대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새 교육과정 적용, 입시제도가 변함에 따라 정시보다 수시전형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기주도학습은 어느새 메가 트렌드가 되었다. 학생들의 학원수강 양상도 종합반 위주에서 자신의 취약 과목만 골라 수강하는 단과반 위주로 변화하였으며 대학별 입시 제도의 다양성으로 인해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방식을 찾아 개별적으로 학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기반으로 EBS로 혼공하기(혼자 공부하기)가 가성비 좋은 학습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EBS 교재는 우선 자기주도학습에 최적화된 학습서라는 점에서 타 출판사 교재와 구분된다. 교재를 구입하면 교재를 통한 기본학습뿐만 아니라 무료 강의와 학습자료를 통해 보충 학습과 심화학습까지 가능하다. 교재 한 권만으로 학습이 완성되니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갖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중등교재의 경우 전 문항에 코드를 삽입, 코드검색을 통해 해당 문항의 해설강의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자신이 모르는 부분만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고교 교재의 경우 전 문항 이미지 검색을 통한 해설강의 바로가기도 지원해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들의 학습편의성을 놀랍도록 향상시켰다. EBS는 학습편의성을 향상시켜 고교생 뿐만아니라, 초,중학생 때부터 자기주도학습의 습관이 몸에 베일 수 있도록 가이드한다.

 

EBS 교재는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한다. 조판, 인쇄 등의 품질도 학생들이 학습하기에 가장 편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최정예 감리 요원이 생산과정 전체를 관리한다. 그리고 철저한 다중 검토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교재 별로 많게는 수십 명의 전문가가 내용 검토를 수차례 진행해 무오류, 무결점 교재 발간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재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착한 교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매년 약 20만 명에게 74만권(63억 원, 2017년 기준)규모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역 교재 발간 사업에 참여하는 등 EBS 교재는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2.png

 

 

만족도 높은 해설 강의

 

EBS 해설 강의는 특히 친절한 설명, 풍부한 시각자료를 제공해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구매자의 대다수가 동영상 강의까지 성실하게 이용하고 있다. 실제 EBS 초등, 중학 사이트에는 학생들이 기록한 강의 만족도가 각각 90.4점, 88.8점에 달한다.(2017년 만족도 조사결과) 모바일 이용에 대한 만족도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또한 학습 사이트에는 선생님과 학부모를 위한 콘텐츠와 소통공간까지 있어 이용 편의와 만족도를 향상 시켜나가고 있다.

 

집필진은 교육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직 교사 중 집필 경력을 보유한 분들 위주로 구성되며, 교과서 집필 및 전국단위 시험 출제 경력을 갖춘 분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참고서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위원도 여러 명 포함되어 있다. 소위 교육업계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과 능력을 갖춘 집필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EBS는 수능연계로 인해 고교 교재가 가장 유명하다. 대표적인 수능연계 교재가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이다. 수능 비연계 교재로는 <수능의 7대 함정>과 <올림포스>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대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초, 중학 분야에서도 EBS 교재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 1~6학년 국/수/사/과 교재가 학기별로 발간되는 EBS 초등 기본서 만점왕』 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깔끔한 구성과 엄선한 문항으로 엄마들 입소문을 통해 돌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다. 대부분 학습 개념이 명확하고 쉽게 정리된 북1 개념책을 통해 방학기간에 예습을 진행하고 문항 위주로 구성된 북2 실전책으로는 학기 중의 복습과 문제풀이 실전 연습을 겸할 수 있다. 만점왕』 은 특히 전과목 교재가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세트물을 구입하면 추가 비용 없이 특별 학습 부록인 ‘만점왕 알파북’까지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알파북’은 간단한 계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계산편’과, 속담, 사자성어를 학습할 수 있는 ‘어휘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파북’은 말 그대로 만점을 받기 위한 플러스 알파이므로, 본 교재보다 훨씬 더 가볍고 재미있게 훑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계산력과 어휘력은 대입까지 이어지는 진짜 실력을 쌓기 위한 밑거름이므로 가볍게, 하지만 꾸준히 학습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알파북’은 매일 혹은 매주 공부할 분량을 소량으로 정해서 지속적으로 접하면 효과가 좋다.

 

최근 자유학기제, 학교 시험 축소 등 환경 변화가 커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중학생이 많은데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 습관 형성에 가장 공을 들여야 한다. 학교가 다르고 교과서가 달라도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학습 내용을 스스로 학습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EBS 전통의 중학 브랜드 『TV 중학』이 자기주도학습용 기본서 『EBS 중학 뉴런』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EBS 중학 뉴런』 은 올 초 1월에 발간된 신간으로, 발간되자마자 온라인 서점 베스트 교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뉴런 수학 교재에는 앞서 설명한 문항 코드가 삽입되었는데 내가 원하는 문제의 해설만 볼 수 있다보니 인기가 많아 서비스 이용률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TV 중학』은 순차적으로 <EBS 중학 뉴런>으로 흡수될 예정이며, 올해 1학년은 『EBS 중학 뉴런』 , 2, 3학년은 『TV 중학』으로 학습하면 된다.

 

또한 EBS 교재는 학생들의 니즈와 학습 행태를 분석하여, 2019년도 교재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4월부터 고객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EBS 중학 뉴런 수학 1 (상)편집부 | 한국교육방송공사
올 초 1월에 발간된 신간으로, 발간되자마자 온라인 서점 베스트 교재로, 내가 원하는 문제의 해설만 볼 수 있다보니 인기가 많아 서비스 이용률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국민연금의 미래,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답이 아니다

$
0
0

20180329__됣뀿_メ꼳_■녅_됣뀯_멜꼳_α꼳___DSC2379.jpg

 

 


“경제민주화는 재벌개혁의 정치적 슬로건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자문관, <매일경제> 논설위원 등을 역임하고 1999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장섭 교수의 말이다. 그간 기업과 경제에 관해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제언을 해오며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 『금융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 『김우중과의 대화』  등을 쓰기도 한 신장섭 교수는 지난 3월 29일,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한국이 경제 독재 상태여야만 가능한 말이다. 경제 독재라고 했을 때 재벌을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과연 재벌이 경제 독재자인가? 아무리 재벌이라도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지 않은가. 그것이 한국 사회인데 어떻게 이것을 경제 독재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경제 문제를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파헤치는 근본적인 문제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경제민주화란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적 슬로건이라고 본다.”

 

신간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와 국민연금의 진로』출간을 기념한 이날 간담회에서 신장섭 교수는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로 인한 국내 경제 정책의 오류를 비판하고 국민연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현실적인 제언을 내놓았다.

 

 

 

20180329__됣뀿_メ꼳_■녅_됣뀯_멜꼳_α꼳___DSC2423.jpg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 자산이다


먼저 신장섭 교수는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와 국민연금의 진로』를 출간하게 된 배경에 대해 “2015년부터 미국의 주류 행동주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서 ‘경제민주화’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면서 이념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고 급하게 『경제민주화 일그러진 시대의 화두』라는 책을 썼다. 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경제민주화의 연장선에서 논의가 되는데 이것 또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와 국민연금의 진로』를 펴낸 이유다.”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그 뜻대로 번역하면 ‘집사준칙’(執事準則)이다. 고객을 위해 일을 대행하는 주체가 정말 고객을 위해 제대로 일하도록 하는 규범이다.(중략) 그렇다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고객이 돈을 맡긴 뜻에 맞게 기관투자자들이 그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만드는 준칙이어야 한다.(5-6쪽)

 

집사, 즉 스튜어드가 돈을 맡긴 고객을 위해 성실히 일해야 한다는 개념이 스튜어드십 코드이지만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 이상하다. 돈 맡긴 사람들의 집사가 아니라 자기들이 주식 투자를 한 기업을 관리하는 집사로 환치해서 사용이 되고 있다.”고 신장섭 교수는 비판했다. 책에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을 스튜어드십 코드 집행의 전위대로 만들려 한다.”(11쪽)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 신장섭 교수는 이와 같은 흐름에 어떤 맹점이 있는지 분석했다.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를 통해 기업에 관여도 하고, 압력도 넣으면 기업이 더 건전해진다는 전제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 국민연금은 기업 개혁 수단이 아니다. 국민 노후 자산이다. 실질적인 공기업으로 볼 수 있는 국민연금의 자산은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성장 속도도 가장 빠르다. 2040년이 되면 최대치가 예상이 되는데 2050년이 되면 기금이 급감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기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이후에는 국민연금이 한국 최대의 부실 공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국정 3대 과제’ 안에 넣어야 할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문제가 이토록 시급한데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국내 30대그룹 주요계열사 평균 9%가량의 주식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장섭 교수는 62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민 노후자금을 “어떻게 하면 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고, 국민연금의 힘을 ‘기업개혁’을 하고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데에 사용하겠다는 방침”(11쪽)만을 표명한 정부의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를 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급조된, 대안적 선택에 가까웠다. 미국의 경우 현재는 거의 이야기되지도 않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집중한다. 미국에서도 도입을 했으니 글로벌 스탠다드로써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왜곡이다. 나는 이런 한국의 경우를 ‘정치적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보고 있다. 2015년 금융위원회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처음 얘기했을 때와도 다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 등을 거치면서 굉장히 강한 정치적 색을 띄게 되었다. 대통령의 재벌 개혁 방안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들어간 것이다. 세계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공정경제 실현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곳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연금 사회주의?

 

“기관투자자들이 실제로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투기’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거다. 이들이 가치 상승에 기여하는 것은 거의 없다. 주식을 갖고 있는 기업에게 경영을 잘하라고 압력하고, 실제 기업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아주 적은 비율에 불과하다. 그런데 스튜어드십 코드는 이 부분을 크게 강조한다.”

 

이른바 ‘기관투자자 행동주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 기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압력을 넣어야 궁극적으로 기관투자자에게 돈을 맡긴 고객들이 좋아진다는 이 개념에는 여러 의문점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개입하고 기업의 가치상승을 도와 주식의 상승을 기다리는 “인내심 있”는 기관투자자는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며, 심지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 가치를 왜곡하기까지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외면하고 “오직 스튜어드십 코드에서는 자신들의 주식 투자가 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 즉 집사 의무를 다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 신장섭 교수의 설명이었다.

 

“미국에서 기관투자자 행동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1980년대다. 지난 30년 이상 동안의 결과를 보면 이것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높였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자율규제’라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지금 한국은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활용에 이용하고 있는 것에 의문이 든다. 이것은 나아가면 ‘연금 사회주의’가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서 정부가 원하는 정책 어젠다를 기업에 활용하겠다, 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게 된다.”

 

 

20180329__됣뀿_メ꼳_■녅_됣뀯_멜꼳_α꼳___DSC2401.jpg

 

 

과연 국민연금 운용은 엉망이었나


신장섭 교수는 각 국가의 연금제도가 운용 방식이나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국민연금의 2000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금운용수익률이 6.1%로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하며 ‘국민연금 개혁론’의 빈틈을 파헤쳤다. 신장섭 교수는 국민연금에 대해 “기금 운용 면에서 봤을 때 세계에서 가장 잘 운용된 연금”이라고 말하고 “물론 한국은 중진국으로써 채권수익 비중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수익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표를 던졌고, 이것이 최순실 국정 농단과 연결되어 국가적 비판을 받으면서 한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치적 스튜어드십 코드’가 되었다고 본 것이다.

 

“당시 기준으로 봤을 때 투표 직전까지 삼성물산의 주가가 15~20% 올라가는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됐다. 내국인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까지 합병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주명부확정기(주주총회에 앞서 한 달가량 주주명부에 변동이 없도록 하는 기간)에도 주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말해준다. 이 기간은 합병 찬성이나 반대와 관계없이 유일하게 수익률 기준에서만 매매가 이루어지는 때인데 심지어 합병 반대표를 던졌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식을 팔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체적으로 수익은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반대표를 던진 것이고, 국민연금은 수익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며 찬성표를 던진 것이니까 국민연금이 오히려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신장섭 교수는 “사실 관계에 입각해 현재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직성과 전문성이 다 떨어진”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폐기하고 “기업의 장기가치 상승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부가 제대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장섭 교수는 건설적 기관-기업 관계를 위해 다음의 7가지 제안을 던지며 간담회를 마쳤다.
 
1. 주주제안에 장기적 기업가치 상승 합리화를 의무화하자
2. 장기투자자에게 더 많은 투표권을 주자
3. 관여내용 공시(公示)를 의무화해야 한다
4. 기관투자자 투표의무화는 폐기해야 한다
5. 포괄적 ‘수탁자 규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6. ‘5%룰’은 더 강화해야 한다
7. 투표와 관여는 투자결정 부서에서 함께 관장해야 한다


 

 

왜곡된 스튜어드십 코드와 국민연금의 진로신장섭 저 | 나남
기관투자자 행동주의의 역사와 실패를 고찰하고, 영국과 미국에서 대안적 선택으로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허상을 밝힌 후, 한국에서 변질 도입되고 있는 과정을 추적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Viewing all 1719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script src="https://jsc.adskeeper.com/r/s/rssing.com.1596347.js" async> </script>